코로나 백신: '백신 맞고 죽으면 나만 손해'...부작용 피해 보상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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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뉴스1

한국 정부가 '백신 패스' 등을 앞세우며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접종자가 10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접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백신으로 인한 이상 반응과 그에 대한 정부의 대책 부족이 꼽히고 있다.

40대 남성 김 씨와 그의 가족은 자발적 백신 미접종자다. 김 씨는 백신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안 맞아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데, 괜히 백신을 접종했다가 갑자기 사망하는 사람들을 보면 불안하다"라면서 "정부도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는 마당에 죽으면 나와 가족들만 손해"라고 설명했다.

40대 여성 한 씨는 화이자 2차 접종 후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한 씨는 접종 후 한동안 "머리와 배, 손목, 허벅지에 송곳으로 찔리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라면서 손목의 경우 "마치 트럭이 밟고 지나가 관절이 으스러지는 고통과 같았다"라고 말했다. 병원을 찾아가 통증의 원인을 묻자 의사는 "화이자를 맞아서 그럴 수 있다"라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한 씨는 이어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라면서 "백신을 맞지 말았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백신을 맞아서 없던 병이 생긴 것 같아 억울한 생각까지 든다"라고 말했다.

'백신 맞고 죽으면 나만 손해'

지난 3월 경기 고양시 한 요양시설에서 입소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은 뒤 갑자기 심장발작과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숨졌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 3월 경기 고양시 한 요양시설에서 입소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은 뒤 갑자기 심장발작과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숨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6만 6386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2858명으로 치명률은 0.78%이다. 1년 전 백신 접종을 하기 전 치명률 1.75%와 비교하면,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치명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는 백신의 이상 반응에 있다.

한국리서치가 18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로 70%가 '접종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질병관리청이 학부모 34만 명과 학생 27만 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학부모가 26.8%, 학생이 24.2%였다.

'부작용 책임진다더니...'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백신 접종 관련 사망에 대해 인과성을 심사한 건수는 총 777건이다. 이 가운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으로 인정된 경우는 단 2건이다. 중증 이상반응 심사 건수 1089건 가운데 백신 접종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는 5건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일 오전 10시 45분 기준으로 "백신 부작용"과 관련된 청원이 150여 건 올라와 있다

사진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캡처

사진 설명,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일 오전 10시 45분 기준으로 "백신 부작용"과 관련된 청원이 150여 건 올라와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백신 부작용과 관련 글이 속속히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부의 인과성 인정에 대한 호소문 청원이다.

최근 '코로나19백신 부작용으로 와이프가 죽었습니다'라는 글에서 청원인은 '어린 아들을 둔 30대 아내가 지난달 20일 화이자 2차 백신 접종 5일 만에 갑자기 숨졌다'라면서 "정부는 백신을 맞으라고 권유만 할 것이 아니라 백신 부작용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해서 원인을 밝혀 국민이 억울함이 없도록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요구했다. 그는 "백신을 맞고 국민이 죽어 나가고 사지 마비가 되는데도 정부가 계속 '백신 때문이 아니다'라고만 할 때가 아니다"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달 26일 올라온 '33살 건장한 제 동생이 모더나 2차 3일 만에 사망했습니다'라는 글에서 청원인도 "부검을 해도 백신으로 인한 사망 관계를 확인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한다"라며 동생이 왜 죽었는지 사인만이라도 알려달라고 정부를 향해 호소했다.

"백신 부작용 피해 정부가 회피"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가 지난 28일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백신 피해구제를 요구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백신 부작용 피해 정부가 회피"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가 지난 28일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백신 피해구제를 요구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백신은 부작용이 일부 있다"라면서 "아주 가벼운 통증으로 그치는 경우부터 시작해서 보다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 우리 한국 정부가 전적으로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부작용에 대해서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않고 개인이 피해를 일방적으로 입게 되는 일이 있지 않을까 이런 염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다.

'부작용 인과성 판단 기준 까다롭다'

그동안 정부가 백신 허가 과정에서 발견되거나 먼저 백신을 접종한 국가에서 확인된 이상반응을 근거로만 인과성 판정을 내리는 등 인과성 기준을 너무 좁게 해석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인과성 판단 기준 중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뜻하는 4-1이 가장 큰 문제다"라고 말하면서 "세계에서 최초로 보고된 사례의 경우는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누가 봐도 인과성이 있는데 자료가 없어서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 4-1"이라면서 의료진들이 보기에는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는 피해자들에게 "긴 세월이 지난 뒤에라도 보상이 된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방역당국은 뒤늦게나마 백신 부작용 인과성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위원회'를 구성해 국내 이상반응 신고 사례를 분석하고 국외, 해외의 이상반응 조사와 연구 현황을 검토해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인과성 평가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