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시위: '노조 없는 시위'는 성공할 수 있을까?

노동조합이 없는 한국 내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노동조합이 없는 한국 내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일부 매장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면서 트럭 시위를 예고했다.

시위를 예고한 직원들은 행사 때마다 각종 텀블러나 다이어리, 굿즈 등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매장에 몰리면서 업무량은 늘었지만, 별도의 인력 충원은 물론 추가 보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 측은 행사에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몰렸다며 사과하며 직원들의 어려운 점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은 여전히 오는 7일과 8일 서울 강북과 강남으로 나누어 트럭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동조합이 없는 한국 내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비용을 모금해, 시위를 기획했다.

노조가 없는 한국 내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사상 첫 시위는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까?

직원을 배려하지 못한 고객 이벤트

스타벅스 다회용 컵 무료 제공 이벤트에서 제공된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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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난달 28일 실시된 스타벅스 다회용 컵 무료 제공 이벤트인 '리유저블 컵 데이'에서 촉발됐다.

음료를 주문하면 무료로 다회용 컵에 담아주는 행사에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매장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스타벅스 비대면 주문방식인 사이렌오더 애플리케이션에는 7600여 명의 동시 접속자가 몰리면서 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피로를 호소하며 이번 이벤트 굿즈 행사를 비롯한 과도한 마케팅 지양을 요구하고 나섰다.

스타벅스 매장의 점장이라고 밝힌 A 씨는 블라인드 앱을 통해 "'리유저블 컵 데이'에는 대기 음료가 100잔이 넘고 대기 시간이 기본 1시간 이상이었다. 어느 매장은 650잔이었다고 하더라"라며 "스타벅스의 모든 현장 직원들은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고객과 역대 최다 대기 음료 수를 보고 울며 도망치고 싶어도 책임감 하나로 이 악물고 버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매장 규모와 매출에 따라 적정 직원 수가 정해져 있는데 스타벅스에서는 갈수록 부조리한 상황이 생긴다"며 "사원들이 아무리 항의해도 근무 환경이 바뀌지 않고 있어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금에 대해 언급을 한 이들도 있었다.

한 사용자는 “(행사를 위한) 고생을 하고도 스타벅스 정규직 바리스타 월급이 정말 세후 200만원 이하냐"며 "업계 1위 아니냐. 업무 강도, 시간 대비 말이 되는 월급이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소비자 권익 보호와 향상 등을 연구해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스타벅스가 행사에 앞서 업무가 과중될 것을 예상해 구체적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고객 만족을 신경 쓸 때,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직원들의 만족도를 우선으로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스타벅스의 이번 기획은 "고객 만족의 기본 이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고용 및 노동 자문 전문 이욱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역시 "매장별로 영업이 이뤄지는 사업장의 경우에 직원들의 에러 사항 및 고충들을 미리 수렴하고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절차나 방법을 갖추지 않으면 결국 직원들의 집단행동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라며 "일방통행식의 경영이 통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고 분석했다.

노조는 없다...'블라인드' 대체재 될 수 있을까?

이번 시위를 위한 논의는 주로 블라인드 앱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블라인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으로 지난 2013년 출시한 뒤 가입자 수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용자들의 재직 회사 수는 7만 개 이상으로, 국내 재직자 300인 이상 기업체 근로자의 85% 이상이 블라인드를 사용 중이다.

블라인드는 회원들의 정보를 암호화하는 등 '익명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입 시 이름이나 나이, 성별, 전화번호 등 어떠한 개인 정보도 요구하지 않으며, 가입자가 해당 회사 소속인지 확인하기 위해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만 진행한다.

최근 논란이 불거지자 블라인드 내 몇몇 스타벅스 소속 직원은 전례 없는 무노조 트럭 시위를 기획했다.

이들은 트럭 대여비와 현수막 비용 등을 위해 간편송금앱 '토스'로 목표금액 330만원(트럭 계약금 320만원+법적 자문 비용 10만원)을 모금 받았다.

모금액으로 제작될 현수막에는 '스타벅스코리아는 창립 22년 만에 처음으로 목소리 내는 파트너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십시오', '#스타벅스파트너는 일회용소모품이 아닙니다'와 함께 이를 영어로 표기한 ‘#NoMoreTreatPartnersAsExpend’까지 3개 문구가 노출될 예정이다.

스타벅스에 노조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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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News 1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1999년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 본사의 50대50 합작회사로 국내 처음 진출해 지난 9월 24일 자로 신세계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무려 2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이 변호사는 스타벅스 매장의 지리적 요건과 "뭉쳐서 해결할만한 문제"의 수요가 적었던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0%에서 12%로 낮은 편으로 무노조가 특별히 독특한 현상이 아니다"라고 운을 띄운 이 변호사는 "스타벅스 매장은 전국에 산재해 있어 직원들이 한 공간에 모이기 쉽지 않다. 지리적 요건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각 매장 매니저 특성에 따라서 근무 여건이 달라질 가능성도 커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공통 이슈라기보다 산발적인 논쟁거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노조로서 뭉쳐서 해결할만한 문제의 수요가 높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이벤트로 인해 모든 지점의 업무 강도가 높아짐으로써 모든 직원이 관심을 가지는 하나의 주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비친 것으로 보입니다."

노조 없이 시위하게 됐을 때 불이익은 없을까?

이 교수는 "노조 없이는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지 않는 시위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유수 나라와는 달리 한국에는 노조에 부여되는 특권이 있다"며 "교섭 권한도 노조만 있고,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권한도 노조에만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에 가입하면 이러한 사항들이 면책되지만, 아니라면 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시위는 징계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트럭 시위에도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휴먼의 류하경 변호사 역시 "노조가 없으면 직원들이 회사와 1:1로 맞서야 한다. 회사와 노동자가 1:1로 맞섰을 때 호랑이와 개미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또한 5일 논평을 내고 스타벅스 직원들에게 노조를 결성할 것을 권유했다.

민노총은 "노동조합을 결성하면 단체 교섭을 통해 스타벅스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노사가 함께 결정할 수 있다. 즉, 스타벅스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현장을 잘 아는 노동자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조합 결성하면 단체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단체 협약을 체결하여 요구 사항을 실현할 수 있다. 스타벅스 사용자는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있고, 이를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가 되므로 처벌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한국에 노조 결성 등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제도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이 교수는 "노동법이나 제도적 개선을 꾀하기보다는 기업 경영진의 관점에서 문화나 인식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포함해 외국에도 없는 다양한 노동자 보호 제도가 자리하고 있다"며 "오히려 기업 내부 고충 처리 절차, 상하 소통 절차를 부드럽게 변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류 변호사는 "회사의 선심에 기댈 수 없다"라며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해주면 다행이고, 안 해주면 어쩔 수 없다"라며 "구조를 개혁하려면 노동자들이 집단적 단결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법이나 제도는 직접적으로 교대 시간 등에 대해 구체적인 요구를 할 수 없습니다."

"노동자들이 사업장에서 단체 협약을 통해 노동자에게 주어진 헌법상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