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바이든 대북정책, 전략적 인내로 회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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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는 미국의 관료적인 접근으로는 현재의 북미대화 교착 상황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23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온라인 NK포럼에서 "지금은 돌파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현 대북 기조를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도, 트럼프 식의 일괄타결도 아니라고 했지만 현재 상황은 전략적 인내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중에 발신한 대북 메시지에 대한 해석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21일 한미연합훈련 중 한국을 찾은 성 김 대표는 이날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에 적의가 없으며 언제, 어디서든 북한과 만날 것"이라는 미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역시 "현 바이든 정부 역시 선제적 유인책을 제공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바이든 정부의 단계적 접근법이나 트럼프 정부, 오바마 정부의 기조에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당첨 확률이 낮은 복권'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치적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프간 사태로 북핵 후순위로'

아프가니스탄 문제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관심도가 꽤 오랫동안 후 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아프간 문제가 미국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며 "이번 성 김 대표의 방한 역시 현재 상황의 관리 정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여전히 하노이 협상 결렬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미국이 움직일 때까지 버티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시기적으로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는 현 상태로 버틸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북경계선을 가로지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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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북경계선을 가로지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편 북미대화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은 "한국은 북미대화 촉진자인 동시에 비핵화와 평화 체제 연계 협상의 핵심적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괄적, 단계적 이행의 설계자는 한국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남북대화 우선 복원을 위해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인도적 사안인 보건 및 식량 문제 등을 통한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청와대 제공=뉴스1

사진 설명,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북핵 실무협상 진전 보려면 '김정은 권한 위임' 필요'

한편 북핵 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한 위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정엽 연구위원은 "미국과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을 때 북한 체제 특성상 김 위원장이 아닌 그 누구도 무언가를 결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체제 보장'의 경우, 미국은 마주 앉아서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논의한 뒤 계약서를 작성하자는 입장인데, 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우 연구위원은 "북측 카운터파트가 누가 되더라도 실무협상 시 '체제 보장'에 대해 제대로 정의할 수 있는 인물은 없을 것"이라며 "권한이 위임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협상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