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종교자유보고서' 공개… '북핵-인권문제 절충 없다'

평양의 개신교 교회 봉수교회에서 한 북한 사람이 성경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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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평양의 개신교 교회 봉수교회에서 한 북한 사람이 성경을 읽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 문제를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고자 한다"며 "북핵과 인권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상호 절충은 없다"고 못박았다.

미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0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북한 내 종교 억압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핵과 인권 문제를 동시에 다루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인권 문제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북한 헌법에 있는 '종교는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 사회적 질서를 해치는 구실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지적했다.

북한이 '표현의 자유 및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엄격히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긴 지난해 7월 유엔사무총장의 보고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또 지난 2019년 말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북한 내 5~7만 명이 수감된 것으로 추산된다는 비정부기구(NGO)의 주장도 소개됐다.

해당 NGO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기독교인이 발각되면 정치범으로 규정돼 수용소로 추방되거나 심지어 그 자리에서 살해된다. 북한 당국이 종교 활동에 관여됐거나 종교 자료를 소지한 사람을 신고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북핵-인권 문제 절충 없다'

대니얼 네이들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국장은 보고서 공개 직후 이뤄진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 문제를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고자 한다"며 "핵과 인권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상호 절충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미국이 두 사안을 연결시키지는 않겠지만 핵 문제는 핵 협상 대로 하면서 북한의 인권 개선은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투 트랙 접근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표된 연례보고서에는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각 나라의 종교 자유에 대한 현황이 담겨 있다.

평양 칠골교회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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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평양 칠골교회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일각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북한 당국에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력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권은경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사무국장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조차 배제되는 북한 내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간 북한 사회를 돌아봤을 때 가장 변하지 않은 것이 바로 종교의 자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 스스로의 생존 의지로 꽤 활발한 시장경제 원리가 적용되고 있고, 아직 미흡하지만 주민들의 사회적, 경제적 권리가 정상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면 종교의 자유만큼은 여전히 철저한 단속과 통제,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최근 북한 내 주민들의 사상과 문화를 통제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만들어지면서 종교 통제가 더욱 심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는 국제적 원칙에 따라 정상화 방향으로 개선하는 길 외에 다른 출구가 없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했으며 북한은 19년째 특별우려국 명단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