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전단금지법은 표현의 자유 침해' 서한… 한국 '지속적 소통 강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북전단 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를 열고 온라인으로 연결한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북전단 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를 열고 온라인으로 연결한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은 지난해 12월 한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개 서안을 한국 정부에 보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린 칸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클레멍 불레 평화적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 메리 로러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 등 4명이 지난 19일 한국 측에 이 법에 대한 입장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서한에는 해당 법이 한국 내 표현의 자유 향유와 일부 민간단체, 인권 옹호자들의 합법적인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관련 법이 담긴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내용 자체가 모호해 확대 해석될 수 있으며 한국 내 민간 단체 활동에 대한 과도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 전단 등을 살포할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관련 법은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19조 (표현의 자유)와 22조 (결사의 자유)에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북한이 전단 살포 등에 무력 대응한 전례가 있는 만큼 접경지역 주민 보호를 위해 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는 그간 유엔 등 국제사회에 남북관계 발전법 개정 법률의 입법 취지, 목적, 내용을 지속적으로 설명해왔다"며 이번 서한과 관련해서도 "유엔특별보고관들이 요청한 자료들에 대해서 충실히 그 자료들을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북한인권단체들은 유엔이 서한 발송을 즉각 공개한 것은 훨씬 더 강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 대북전단금지법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나올 수 없는 불합리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BBC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북한 인권법은 물론 한국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죽음도 각오하고 넘어왔는데 처벌 따위는 두렵지 않다는 주장이다.

박상학 대표는 "우리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 3조에 표현의 자유, 출판보도의 자유가 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의 기본권을 빼앗아서 우리 주적인 김정은과 김여정에게 상납해 버렸다. 이것은 반역이고 매국이다. 여기가 평양인가, 서울인가? 이런 악법은 당장 철폐되어야 한다. (그런 법을) 100번 만들면 우리는 1000번 대북전단을 보내는 것으로써 행동하는 것으로써 답변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제 18회 북한자유주간 기간 동안 무조건 대북전단을 보낼 것"이라고 박 대표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이영환 대표는 "만약 한국 정부가 법안대로 활동가들을 처벌할 경우 오히려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 고발을 해서 인권운동가들을 처벌하는 상황이 되면 법 자체가 가지고 있는 어떤 불합리한 부분, 법의 모호성, 잘못 만들어진 법이라는 사법부의 판단이 국제적으로도 논란이 될 것이고, 한국이 과연 법치국가냐 하는 것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처음부터 청와대와 통일부가 북한 김여정의 위협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이 법안을 만들고 또 여당이 이에 동조하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해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환 대표는 그렇다고 한국 정부가 가만히 있을 경우 북한의 거센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며 결국 남북관계가 더 복잡해지는 악수를 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6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한국 내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공개 비난한 직후 대북전단금지법 법률안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