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시위: '태국은 국민의 것' 명판, 설치 하루 만에 사라져

"국민은, 이 나라가 왕실이 아닌 국민의 것임을 선언한다." 태국 민주화 시위대의 이 같은 선언이 담긴 놋쇠 명판이 설치된 지 하루 만에 사라졌다.

왕실과 군주제를 비판하면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태국에서 이 명패 설치는 대담한 행동이었다.

앞서 태국에서는 왕실 개혁과 수상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례 없는 항의 시위가 몇 주 동안 이어졌다.

경찰은 사라진 명패의 행방을 조사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사들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피야 타와이차이 방콕 경찰 부서장은 명판을 설치한 시위대 기소가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지난 19일 민주화 시위대는 수도 방콕 왕궁 근처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수천 명이 변화를 요구하며 당국에 저항했다.

그 다음 날 주최 측은 인근 사남루앙 광장에 "이 나라는 왕이 아닌 국민의 것"이라고 적혀있는 명패를 설치했다.

주최 측은 2017년 갑자기 사라진 '민주화 혁명 기념판'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념판은 1932년 태국이 절대왕정을 종식하고 입헌군주제를 도입한 계기가 된 무혈 혁명을 기념해 1936년 왕궁 인근 광장 바닥에 설치된 역사적 기념물이다.

학생들이 주도하는 태국 반정부 시위는 지난 7월 시작됐다.

이들은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 퇴진을 요구했다. 쁘라윳 총리가 이끄는 태국 정부는 2019년 선거를 조작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시위는 군주제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면서 더욱 커졌다.

태국에서 왕실을 비판하면 불경죄로 간주돼 15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지난 8월 시위대는 금기를 깨고 군주제에 대한 10개 항으로 이뤄진 개혁 요구안을 낭독하기도 했다.

시위대가 설치한 명판은 태국 민주화 운동의 강력한 상징이 됐다.

소셜 미디어를 보면, 일부 활동가들은 명판이 제거될 것으로 예측했다는 반응이다.

한 태국 누리꾼은 "이미 많은 태국인들의 마음속에 (명판이) 각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