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트럼프, 코로나 대비 전시체제 돌입 선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전시 대통령"이라 칭하며, 미국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완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관련 물자 공급을 늘리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DPA는 한국 6·25전쟁 지원을 위해 처음 만들어진 법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 필요 의약용품을 더 빨리 생산해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의 주도로 마련된 긴급 예산법안에 서명했다. 코로나19 무료 검사, 병가 및 유급휴가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국과 캐나다 간 국경도 폐쇄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국경을 닫기로 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점점 빠르게 늘고 있다. 18일 기준 확진자는 9345명, 사망자는 150명으로 늘었다.

미국 의회에서도 처음으로 확진자 두 명이 나왔다. 마리오 디아즈-발라트 플로리다주 하원의원과 벤 맥애덤스 유타주 하원 의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쟁이다'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전시체제에 돌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것은 전쟁이다"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난 전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난에 이번 주부터 매일 긴급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모두 같이 희생해야 한다. 이 사태를 함께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보이지 않는 적을 이길 겁니다. 우리가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이길 수도 있습니다. 완벽한 승리가 될 것입니다."

국방물자생산법 발동

트럼프 대통령은 1950년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법은 국가안보를 목적으로 주요 물품의 생산을 촉진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민간 사업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 이후 트위터에 국방물자생산법은 "미래에 올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말을 빌려 "사상 최악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실업률이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군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가 대폭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해군 병원선 2척을 각각 동부의 뉴욕 항구와 서부 해안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긴급 예산법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상원에서 90대 8로 가결한 긴급 예산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유급으로 처리되는 병가와 가족 휴가, 코로나19 무료 검사, 실업보험 강화, 취약계층 식품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유급 휴가 조항만 해도 약 1050억달러(약 129조원)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지원을 위해 1조3000억달러(약 1634조원)에 달하는 경기부양안을 추가로 처리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한 상황이다.

이 부양책에는 국민에게 2000달러의 현금을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1000달러씩 지급하는 방안이 담겼다.

트럼프 정부가 전방위적인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또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다우지수는 2만을 돌파하면서 상승해왔다. 그가 자랑삼아온 이 상승 곡선이 코로나19 사태로 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미국-캐나다 국경 폐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는 당분간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닫기로 상호 합의했다"라고 올렸다.

이는 필수적이지 않은 이동을 대상으로 한 국경 폐쇄다.

미국과 캐나다 모두 광범위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선언했지만, 양국 간 입국은 허용해왔다.

아직 공식 문서를 통한 세부사항은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정상은 양국 간 무역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수출의 75%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16일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는 "매일 20만 명이 양국 국경을 넘는다. 이 이동에 미국인과 캐나다인 모두의 생계가 걸려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트뤼도 총리도 양국의 공급체계를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트럭 운전기사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폐쇄 시점과 종료 시점은 거론되지 않았다.

미 전역에서는 어떤 대책이 있었나?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시장 잭 영은 범죄조직 구성원들에게 병원은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필요하다며 서로를 향해 총질을 그만하라고 호소했다.

그는 "무차별 총격으로 발생하는 환자 수를 줄여야 한다"면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병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당신의 엄마가, 할머니가, 또 다른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주십시오."

한편 미국은 의료용 마스크 재고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간호사들에게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때, 집에서 스카프나 두건 등으로 만든 마스크를 착용해도 괜찮다"라고 권고했다.

CDC는 이는 물론 "최후의 수단"이라면서, 집에서 만든 마스크가 의료진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줄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코로나19 여파로 불법 이민자 체포를 당분간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