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대표 방한... 북한 비핵화 협상 다시 본궤도 오를까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7월 31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태국에 도착해 숙소인 방콕의 한 호텔에서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7월 31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태국에 도착해 숙소인 방콕의 한 호텔에서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미국의 대북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을 찾으면서 진전이 더딘 북한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열릴까 주목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20일부터 22일까지의 이번 방한 기간 중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 그리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날 예정이다.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있던 북미 간 협상은 지난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회동'으로 돌파구를 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8월초 한미 양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시작하자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강한 반발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기 전부터 북한은 이를 강력히 비난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놓았다.

북한의 반응은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한미훈련이 시작된 이후 북한은 총 세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의지를 보인 데 대해서도 북한은 "삶은 소대가리도 양천대소할 노릇" 등의 강도 높은 비난으로 일관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문재인 정부임에도 북한은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에게 어떤 의미일까?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죠... 우리(북한)는 그렇게 외국과 함께 군사 훈련을 한 적이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강승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말했다.

북한의 원색적인 비난은 현재까지 비핵화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데 따르는 초조함도 반영한다고 다른 전문가는 분석한다.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을 비롯해서 자기들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말했다.

"이를테면 남북 철도, 도로 (연결사업)도 실사까지는 했지만 아무것도 진행된 게 없잖아요. 제재에 걸리나까...."

"대화를 하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하는데 9·19 군사합의 이행도 작년 12월 말까지만 되고 그 이후에는 올해 이무것도 이루어진 게 없잖아요."

북미 협상에 다시 물꼬가 트일 수 있을까?

북한이 협상 재개를 거부한 빌미가 됐던 한미연합훈련이 끝나고 비건 특별대표도 한국을 찾으면서 다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사훈련이 끝났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북미수교의 물꼬를 트려고 그런 시그널을 보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강승규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그게 잘 이루어질지는 좀 더 두고봐야겠고요."

윤지원 교수도 앞으로 북미 협상이 얼마나 진전을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관건은... 경제 제재의 수위를 어디까지 해주느냐(낮춰주느냐)에 따라서 북한은 계속 협상할 것이고... 그게 안되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을 거 같아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북한이 제안한 건 이미 나와있잖아요. (이번에도) 미국에게 그대로 제안할 거에요. 거기를 어디까지 미국이 받아주느냐..."

한편 비건 특별대표가 북미 협상에서 빠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주러시아 대사로 비건 특별대표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비건 특별대표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과의 협상이 더딘 것 때문에 그가 러시아 대사직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