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중국으로 범죄인 인도 반대' 외치며 거리 나온 시위 인파

시민들이 노란 우산을 들고 2014년 우산 시위를 재연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시민들이 노란 우산을 들고 2014년 우산 시위를 재연했다

홍콩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 법은 홍콩 거주 범죄 용의자들을 중국, 대만 등에서 재판을 받도록 허용하는 안이다.

지난해 한 홍콩인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피했으나 홍콩과 대만 간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용의자 송환을 하지 못했다.

이에 홍콩 당국은 살인 용의자를 대만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7월 이전에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시위자들은 홍콩 민주화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들고 시위에 참석했다. 이들은 법 개정으로 중국 본토까지 인도인 범죄가 확대되면 중국이 홍콩에 더 많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법규가 악용될 수 있다고 개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시위에 약 2만2000명이 참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반면, 주최 측은 참가자가 13만 명 정도라고 밝혔다.

어떤 방식으로 추산하든 이 시위는 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 이후 최대 규모 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시민들이 "퇴진하라, 캐리 람"을 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행정장관으로 정부수반인 캐리 람은 친중 지도자다.

시위대는 행정 수반인 캐리람이 홍콩을 '배신했다'고 외치고 있다

사진 출처, Huw Evans picture agency

사진 설명, 시위대는 행정 수반인 캐리람이 홍콩을 '배신했다'고 외치고 있다

홍콩은 중국 본토와는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 원칙에 따라 별개의 법 체계를 지니고 있다.

원래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은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고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유치한다'는 조건으로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그러나 올해 초 홍콩 정부는 사건에 따라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나 대만, 마카오로 인도하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사형 선고나 고문을 받거나 반체제 운동 등 정치적 혐의를 받을 위험이 있는 용의자는 중국 본토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럼에도 시위대 일부는 캐리 람이 홍콩을 '배신했다'고 비난하며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시위대는 중국 본토의 열악한 인권 상황과 불투명한 법 체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이었던 크리스 패튼 역시 홍콩 관영방송 RTHK에 출연해 "(법 개정안은) 홍콩의 가치, 안정성, 안보를 향한 공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