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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탄소: 영국 법원,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대학 고소한 직원 손 들어줘
영국 법원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대학을 고소한 직원 9명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최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강원도 한 펜션에 투숙했던 고3 학년 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사고가 발생해 주목된다.
영국 헤이버링 대학에서 미용 분야 강의를 하는 이들은 2010~2012년에 브렌트우드 캠퍼스 내 강사실에서 일산화탄소가 새어 나와 어지럼증, 구토, 탈모 등의 증상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대학 측은 이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대학이 안전규정을 위반한 채 굴뚝을 설치해 일산화탄소가 새어 나왔다는 직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10만 파운드 (한화 약 1억 4천만 원)을 보상하라고 했다.
안전 규정 위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굴뚝 파이프와 보일러 연통 설치가 잘못돼 유독가스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학 건물 지하 강사실로 일산화탄소가 새어 들어갔다.
판결을 내린 리차드 로버츠 판사는 "직원들이 두통, 메스꺼움, 구토, 무기력증 등의 증상을 반복적으로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그 어떤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산부도 포함
직원 중 한 명인 켈리 로드웨이(35)는 당시 첫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 그는 유독가스 유출을 알게 된 후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하루는 출근했는데 모두 공황 상태에 빠져 있었다. 다들 병원에 가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아이가 괜찮을지 몰라 울었다. 아이 상태가 제일 걱정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행히 로드웨이의 아이는 이상이 없었다.
'가스 안전 주간'
지난 9월 영국에서는 '가스 안전의 주간'을 맞아 가스 사고 관련 조사를 했다.
북아일랜드의 경우 지난 6년간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50여 명이 사망했다. 이는 자살을 포함한 수치이며, 건물 내 화재 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역시 포함한 수치이다.
일산화탄소(carbon monoxide)는 석탄이나 석유, 목재 등이 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인명피해율 높아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사고 연감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2013년에서 2017년까지 있었던 전체 가스보일러 사고의 74%를 차지했다.
문제는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폭발이나 화재 등 다른 형태의 사고보다 인명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가스사고 연감에 따르면 2013~2017년까지 있었던 가스보일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49명 중 48명(97%)이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물에 빠지는 기분'
영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주드 셀마이어는 2011년 일산화탄소로 사망할 뻔했다. 당시 그는 런던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집에 보일러가 잘못 설치돼 가스가 유출되고 있었다.
새벽 근무였던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났는데 극심한 두통과 어지럼증, 구토 증상을 겪었다. 1층으로 내려가자 하우스메이트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고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직업 때문인지 뭔가 가스로 인한 것임을 직감했다"며 "응급 대원들은 창문과 문을 모두 열고 즉시 밖으로 나가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하우스메이트를 겨우 깨워 밖으로 나갔고 둘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혈액 검사 결과 일산화탄소 농도가 치명적으로 높았고, 수일간 산소치료를 받았다.
"너무 어지럽고, 머리가 굉장히 무겁다. 마치 공황 장애에 빠진 것처럼 가슴에 압박이 느껴진다. 물에 빠지는 기분이다"라고 당시 증상을 묘사했다. "이제 사방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달아놓았다"라고 덧붙였다.
침묵의 살인자 '일산화탄소'
-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의 가스다. 사람이 일산화탄소를 들이마시면 사망하거나 장기적인 손상을 겪을 수 있다
- 일산화탄소 중독의 증상은 감기 혹은 식중독 등의 다른 질병의 증상과 비슷하다
- 일산화탄소 중독의 가장 주요 원인은 잘못 설치된 보일러나 가스레인지다
- 북아일랜드에서는 가스 유출 사고가 잦아지자 2012년 이산화탄소 경보기 설치가 의무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