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조치: 한국의 5.24 조치 해제는 '대북 지렛대' 역할 스스로 포기하는 셈"

강경화 외교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한·아프리카재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 출처, News 1

사진 설명, 강경화 외교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한·아프리카재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화 장관의 '5.24 제재조치 해제 검토' 발언과 관련해 한국은 미국 측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시간 10일 밝혔다.

이는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완화 기류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북한의 비핵화 추가 조치 없이는 제재 완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경화 장관은 10일 국정감사에서 '5.24 제재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논란이 커지자 본격적인 검토 차원은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동영상 설명, 한국 강경화 외교장관이 영국 런던 BBC 본사를 찾았다

5.24 제재조치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취해진 한국정부의 독자 제재이다.

한국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은 지난 2010년 3월 서해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침몰했으며 당시 한국과 미국, 스웨덴, 호주, 영국 등 5개국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북한은 이에 강력 반발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남북 교역 중단과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방북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 모든 지원을 차단해 오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을 제외한 모든 남북 경제협력과 사회문화 교류 전반에 대해서 중단하고 또 제주 해역 통과도 금지시킨 강력한 제재 조치이죠. 그러니까 남북 사이에 독자 제재로, 핵과 관계없이 천안함 사태로 주어진 제재입니다."

고유환 교수는 남북한 경제협력을 바라는 북한에게 이 5.24 조치는 치명적이라며, 장기적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해서는 5.24 제재를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사용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미 간 불신의 소지가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이 볼 때 북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공조가 필요한 시점에 한국이 이러한 공조를 약화시킨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대놓고 공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일단 5.24 제재조치는 미국과 상관이 없어요. 북한이 도발했기 때문에 취한 것인데 해당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재를 해제하려고 한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죠, 미국 입장에서는. 결국 한미간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최 부원장은 한미 공조는 북한과 대화할 때 한국의 가치와 중요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5.24 조치 해제' 발언은 결국 한국 스스로 그 지렛대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국내적으로도 한국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어요. 미국이 한국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한국이 말하면 미국이 듣는구나' 이래야 북한이 한국측 말을 들을텐데, 만약 미국이 한국하고 직접 이야기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고 미국이 직접 나서서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하면 한국이 앞으로 북한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어요."

최강 부원장은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5.24 제재 조치를 해제할 경우 결국 한국이 국제공조에서 취약한 '고리'라는 점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청와대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언에 대해 모든 사안은 한미간 공감과 협의가 있는 가운데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