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말고 강성... 새로 제기된 북한 핵시설의 의미

사진 출처, SPL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이 없는 가운데 북한에 새로운 '핵시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 비핵화 협상을 위해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5일 북한으로 출발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미국 언론이 복수의 정보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내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 국방정보국(DIA)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나서는 대신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 은폐를 추구하고 있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최근 펴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가 북미가 비핵화에 합의한 6·12 정상회담 이후 수집한 정보로 작성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NBC방송도 지난달 29일 정보당국자들을 인용하며 북한이 최근 몇 달간 여러 곳의 비밀 장소에서 핵무기의 재료인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정보를 종합해 보면 북한은 미국을 숨기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변 말고 강성?

사진 출처, Reuters
이 가운데 국제사회에 잘 알려진 영변 핵시설 외에 '강성'이라는 이름의 비밀 핵시설에 관심이 집중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자료를 인용하며 '강성(Kangsong)'이라는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고, 규모는 영변 시설의 두배라고 보도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지금까지 인정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영변 한 곳이다.
ISIS 보고서는 사실 지난 5월에 미국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이 작성한 자료로 "수년 전 해당 시설 근처에서 일했다고 주장한 탈북자의 증언"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정확한 명칭과 위치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나아가 영변에 있는 것과 같은 형태의 P2 원심분리기가 6천~1만2천 개 있다고 관련국 정부들은 추산하고 있으며, ISIS 역시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를 수년째 가동해온 시설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강성'은 어디일까?
일각에서는 평안남도 남포시 인근의 천리마제철소의 옛 이름이 '강선제강소'였다는 점으로 미뤄 남포시 인근으로 보고 있다. 농축우라늄을 만들기 위한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남포시 인근처럼 산업기반이 있던 지역은 신빙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불신 반영"

사진 출처, Getty Images
북한에 영변 말고도 핵시설이 더 많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한가지 근거는 북한이 수입한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의 양이 기존에 알려진 영변의 2천 개 원심분리기보다 더 많은 원심분리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는 점. 즉, 다른 시설에서 원심분리기가 돌아가고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북한이 워낙 폐쇄된 국가니까 어떤 시설이 있는지 다 알 수 없다"며 "위성으로 추측할 뿐이다. 북한을 일일이 다 뒤질 수 없고, 북한이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제2의 비밀 핵시설' 등의 보도가 나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 내 팽배한 북한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압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에 가서 비핵화 이행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인데 지금 상황에서 (이러한 의혹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며 "과거 6자회담은 북한의 북핵 검증의정서 체결하는 과정에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북한이 조건없는 검증을 거부하며 비핵화 협상이 실패한 가운데, 지속해서 제기되는 핵 은폐 의혹은 협상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역시 보고서에서 "북한이 원심분리시설을 다 공개하고 검증을 받지 않은 한 그 어떤 비핵화 합의도 이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