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류경호텔은 정말 '유령호텔'일까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30일 뉴욕 고층 아파트에서 스카이라인을 내려보고 있다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폼페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30일 뉴욕 고층 아파트에서 스카이라인을 내려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미국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뉴욕의 고층 아파트 창밖으로 스카이라인을 내려다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등장하는 장소는 뉴욕 맨해튼 38번가 고층 주거용 아파트인 코린티안 콘도미디엄 37층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 관저다.

한 국무부 관계자는 "폼페오 장관이 북한의 더 밝은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면서 뉴욕의 고층 건물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을 실무 만찬의 장소로 선택한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으로 이뤄진 '맨해튼 스카이라인'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그렇다면 과연 평양의 스카이라인은 어떤 모습일까?

북한 매체와 북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하에 평양 스카이라인이 눈에 띄게 변했다고 말한다.

고층아파트의 상당수는 과학자, 지식인 위해 조성

2015년 평양의 스카이라인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2015년 평양의 스카이라인

평양 스카이라인의 대표 명물은 단연 지하 4층, 지상 101층 규모의 류경호텔이다.

뉴스에서 접하는 평양 풍경에 자주 등장하는 이 호텔은 사실 1987년 착공 후, 30년 정도 비용 문제로 공사가 중단됐었다. 2011년에서야 외벽 유리 공사가 끝났고 2016년에야 차단벽이 철거됐다. 하지만 실제 영업이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한국에서도 100층 높이 이상의 건물이 등장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해 지상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세워지면서다. 그런 면에서 북한에선 1980년대부터 105층짜리 건물 공사가 시작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원장인 이정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와 더불어 김정은 지도하에 조성된 '미래과학자거리'와 '여명거리' 등에 주목한다고 BBC 코리아에 말했다.

'미래과학자거리'는 김책공업종합대학 근처에 조성된 과학자를 위한 대규모 주택단지다. 강변에 줄지어 있는 마천루가 인상적인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 있는 53층짜리 아파트는 오랫동안 북한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였다.

지난해 북한 평양 미래과학자의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 모습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지난해 북한 평양 미래과학자의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 모습

이에 비해 '여명거리'(려명거리로도 표기)는 김일성종합대학 옆에 조성된 지식인을 위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70층, 55층, 50층 정도의 초고층 아파트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교수는 "북한이 일각에서 얘기하듯 비핵화의 일환으로 과학자를 이전시키지는 않을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은하과학자거리', 위성과학자거리', '미래과학자거리' 등을 조성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과학자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5대 거리에는 민간의 돈도 들어가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남북관계 전망 컨퍼런스'에서 이러한 거리 조성에는 "국가의 돈이 절반 들어가고 민간의 돈이 절반 들어갔다"고 말하며 북한의 달라진 모습을 강조했다.

이정철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일각에서는 북한의 고층빌딩이 날림공사로 지어졌다는 점과 류경호텔의 경우 실제로 쓰이지 않아 "유령호텔"이라는 점을 주목하지만 이 건물들은 북한 정권의 "핵-병진 노선"이 실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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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평양을 이렇게 가꾸어 놓았는데 (북한이) 전쟁을 하겠냐"며 "랜드마크냐 유령건물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핵 개발만 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경제적 변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북한의 경제 발전이라는 것이 정말 실체가 있는 것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계에서는 독재자와 마천루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도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의 연구원들이 지난해 발표한 "독재자와 초고층건물: 독재권력 하에서의 현대 흰코끼리"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에서다.

이 논문은 독재국가가 민주주의국가보다 더 많은 마천루를 건설하고 독재국가의 마천루는 민주주의국가의 마천루보다 더 과하고 낭비적으로 지어진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