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유아인 영상 인터뷰 전문: 대중, 논란, 책임

동영상 설명, BBC 유아인 인터뷰
    • 기자, 이웅비
    • 기자, BBC 코리아

BBC 코리아가 배우 유아인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평소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자주 드러냈다.

그의 발언 및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소신있다' , '경솔하다' 등 다양하고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가장 논란이 된 건 지난해 일명 '애호박' 사건.

이후 그에게 '폭력적',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그는 '그냥 한 말'을 '한남'으로 규정하는 것이 잘못됐다며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그가 생각하는 대중과의 소통은 무엇인지, 지난해 '애호박 사건'으로 촉발된 페미니스트 논란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지, 그리고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BBC 코리아가 물어봤다.

아래는 영상 인터뷰 전문:

1. '대중'

"저는 대중을 제 소비자로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아주 의미있는 호흡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 사회의 어떤 동반자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어느 정도 커리어를 쌓았고, 그야말로 가만히 있으면 아무 문제없이 내 밥그릇이 지켜지는 세상인데, 보다 저를 실험적으로 가져가면서 저를 대중들에게 이 세상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던지면서 그 순간순간 새로운 호흡을 만들고, 보다 더 큰 용기를 얻고 적극성을 띄게 되는 그런 과정을 밟아왔던 것 같아요"

"저 조차도 회의가 들 때가 많아요. '왜 이 피곤을 내가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것인가. 누가 알아주기 때문인 것인가', '몰라주면 어때서. 그냥 이 다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이 훨씬 더 풍요로워지지 않는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하지만 아주 중요한 담론들이 오고 가고, 저의 행위자체가 어떠한 사회적인 담론을 불러왔다고 생각하고, 생각의 환기를 불러왔다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저의 역할은 배우로서 혹은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수행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구체적인 설명들보다는 저는 저마다 다 감상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2. 논란

"사실 문제에 대한 인식은 어느정도 하고 있었어요. 저는 대상이 남성인지 여성인지도 모르고 어떤 재밌는 농담을 걸었던 건데 그게 '때려볼래', '여자를 애호박으로 때린다고?', '유아인 이 폭력적인 인간', '여성비하' 이런 식으로 일이 번져나가는 걸 보면서 일방적으로 어떤 사건을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는 어떤 진영의 사람들에게 저는 굳이 굴복하거나 사과하고 싶진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마찬가지요."

"페미니즘은 매우 중요한 인권운동이고 저는 인권이야말로 정말 이 시대에 우리가 환기해야 될 중요한 부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시대가 그런 부분에 열광하고 또 과열된다고 생각하는데, 인권에 대해서는 사실 과열이라는 게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이 너무 진영논리로 빠지고 폭력적인 운동으로 번져나가고..."

"저 역시도 엄마가 있는 사람이고, 엄마가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에 놓여지고, 차별적인 상황에서 살아가시는 모습을 바라봤었고. 저는 막내아들로서 장남으로서, 저 역시도 당연하지 않은, 차별적인 사랑을 감당하며 살았다고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그래서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아닐 수 있겠어요'라고 말씀드렸던 것 같아요."

"'남성은 여성을 차별하는 존재', '여성은 피해자'의 구도가 아니라 우리는 어쨌든 이 사회에서 공존해야 하고 이 세계에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
사진 설명, "'남성은 여성을 차별하는 존재', '여성은 피해자'의 구도가 아니라 우리는 어쨌든 이 사회에서 공존해야 하고 이 세계에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

"'남성은 여성을 차별하는 존재', '여성은 피해자'의 구도가 아니라 우리는 어쨌든 이 사회에서 공존해야 하고 이 세계에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그 방법이 무엇인지를 이제 조금씩 서로 얘기하고 다양한 여론을 통해서 생각을 조금씩 맞춰가고 있고. 보다 좀 더 평화롭게, 덜 공격적으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많이 떠들었던 것 같아요"

3. 책임

"사실 배우나 연예인이 공인은 아니죠, 유명인이고. 어떤 의무같은 책임은 없기 때문에 스스로 어떤 책임을 가지고 가고, 스스로 어떠한 역할을 이 사회에서 할 것인가 선택하는 게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책임을 요구한다거나 책임이 뒤따르는 일이라면 당연히 참여죠."

"자신의 체험과 성취를 개인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다시 이 사회로 전환시키느냐 전이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미비하게나마 저마다의 인생에 적용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저는 예술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