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라디오] '잠 못 이루는 밤' 대신 '잠 잘 곳 없는 도시' 된 미국 시애틀

고층 건물이 늘어서 있는 미국 시애틀의 풍경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고층 건물이 늘어서 있는 미국 시애틀의 풍경

아래는 영국 공영방송 BBC 뉴스의 한국어 라디오, BBC 코리아 방송의 2018년 5월 18일 보도입니다.

[앵커] '1990년대 사랑 영화' 하면, 이 영화 빼놓을 수 없죠.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미국의 대도시 시애틀. 요즘엔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라 정말 '잠 잘 곳 하나 없는' 도시가 됐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일까요. 오규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동영상 설명, 2018년 5월 18일 BBC 코리아 방송 - '잠 잘 곳 없는 도시'된 시애틀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업 회사인 아마존 본사 앞.

수백여 명이 색색의 현수막을 들고, "부자는 세금을 더 내라"고 외치며 도로를 걷고 있습니다.

[인터뷰 / 시위 참가자]

"We have a homelessness state of emergency in Washington since 2015, and big business has plenty of money, choosing not to pay."

("2015년 이래 노숙자 문제는 긴급 상황까지 선포될 정도로 심각해요. 큰 기업들은 돈을 많이 갖고 있지만 도통 내놓으려 하질 않아요.)

"I'm out here because I want to see my homeless brothers and sisters have affordable housing."

("노숙자들도 집을 얻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이 자리에 나왔어요.")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 입구의 모습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

시위에 나온 사람들은 아마존과 같은 큰 기업이 노숙자들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업들이 비싼 돈을 내며 사무실을 빌리는데, 이 때문에 도시 전체 부동산 가격이 올랐고 집을 구하기 어려워 졌다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시애틀 시는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정부에 내는 돈, 즉 세금을 더 내라고 결정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연매출이 2000만 달러가 넘는 기업들은 고용 중인 근로자 한 명당 275달러를 정부에 추가로 내야 합니다.

시애틀 시는 이를 통해 주택과 노숙자들을 위한 보호시설을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 / 미국 시애틀 시 관계자]

"This city of Seattle, while it's booming has become unaffordable and unlivable for the majority of working people, including the middle class."

("도시가 성장함과 동시에, 시애틀은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겐 더 이상 지낼 수 없는 동네가 돼 버렸어요.")

"We need something to be done urgently to adress this housing crisis and that is why we are demanding a tax on big businesses like amazon, fabeook, google, ... to fund publicly-owned affordable housing."

("이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했고, 그래서 우리는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구글 같은 대기업에 세금을 더 물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시애틀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아마존의 드류 허드너 부사장은 "사무실을 다른 도시로 옮기겠다"며 반발했습니다.

또 "세금을 더 내는 것이 부담스러워 새로 인력을 채용하지 못해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시애틀의 이번 실험, 성공할 수 있을까요. 오규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