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6000만 년 전 가장 오래된 '포식 동물' 화석 발견

사진 출처, Simon Harris/Rhian Kendall/BGS/UKRI
- 기자, 조나단 아모스
- 기자, BBC 과학 전문기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 학술지에 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과학자들이 발견한 가장 오래된 포식 동물 화석에 관한 연구가 실렸다.
영국 중남부 레스터셔의 찬우드 숲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5억6000만 년 된 이 생물은 오늘날 해파리 등이 속한 동물계 자포동물문의 선조일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영국의 유명 생물학자이자 방송인인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을 기리는 의미에서 '오로라루미나 애튼버러이(Auroralumina attenboroughii)'라고 명명했다.
이름 앞부분의 '오로라루미나'는 라틴어로 '새벽 등'을 뜻하는 단어에서 따왔다.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을 통해 이번 발견을 보고한 옥스퍼드 대학의 프랭키 던 박사는 "촉수가 마치 불꽃같이 보여 올림픽 성화를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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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동물계의 포식에 관한 기존의 증거보다 약 2000만 년 앞선 것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골격을 지닌 생명체의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스듬히 기울어진 긴 실트암 조각에서 20cm 높이의 오로라루미나의 윤곽이 화석으로 남아있었다. 주변엔 다른 화석들도 함께 발견됐다.
이 생물체들은 고대 화산의 물속에 잠긴 옆면을 따라 흘러내린 퇴적물 및 화산재에 덮여 질식해 화석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화석군은 지난 2007년 연구진이 고압 호스로 찬우드 숲의 암벽면을 닦아내는 과정에서 처음 발견했다.
그 후 15년간의 연구 끝에 화석군 및 그 안에서의 오로라루미나 위치를 이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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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화석이 발견된 레스터셔는 국제적으로 에디아카라기(6억3500만 년 전~5억3800만 년 전)에 관한 연구자료로 유명한 곳이다.
에디아카라기는 고생대 캄브리아기가 바로 전 지질 시대다.
그 이후인 캄브리아기(5억3800만 년 전~4억8830만 년 전)는 지구 생명체의 수와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로, 많은 현생 동물군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 이때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오로라루미나의 발견은 자포동물문에 속한 생물이 캄브리아기 이전인 에디아카라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 지질 조사국(BGS)에서 고생물학을 이끄는 필 윌비 박사는 "이것은 현생 생물과 비슷한 모습의 생물이 캄브리아기 이전에도 살았다는 확실한 증거"라면서 "캄브리아기의 생물 대폭발의 도화선이 상당히 길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Simon Harris/Rhian Kendall/BGS/UKRI
한편 '자포동물문'이라는 이름이 그리 친숙하지 않아도 이에 속한 산호, 해파리, 말미잘 등의 동물은 들어봤을 것이다. 독침 세포(자포)를 이용해 먹이를 사냥한다는 특징을 꼽을 수 있다.
던 박사가 분석한 특징을 통해 오로라루미나를 자포동물문의 아문인 해파리아문과 연관 지을 수 있다.
해파리아문에 속한 생물체는 복잡한 생애 주기로 여러 성장 단계를 거친다.
먼저 알은 미세한 폴립(성체로 성장하기 전 수중 구조물 등에 부착해 살아가는 유생)으로 발달해 해저에 고정된 채 살아간다.
이후 모습이 변해 자유롭게 떠다니며 번식이 가능한 단계로 성장한다.
이 단계에서 따가운 촉수를 지닌 우산 모양의 몸을 갖게 되면 우리가 하는 해파리 성체 모습이 완성된다.
따라서 오로라루미나는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단계의 해파리아문과 가장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던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흥미로운 점은 오로라루미나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이 '고블릿 잔처럼 생긴' 두 부분은 아랫부분이 서로 붙어 있다. 그렇다면 여기 밑바닥에선 우리가 볼 수 없는 해저 아래까지 뻗어가는 뼈대가 계속 이어졌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화석은 불완전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 중 이렇게 두 갈래로 나뉜 것도 오로라루미나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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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찬우드 숲은 전 세계 고생물학자들이 찾는 곳으로, '차니아 마소니(Charnia masoni)' 화석으로 유명해졌다.
차니아 마소니 화석은 50년대 당시 학생이었던 로저 메이슨과 티나 네거스가 처음 발견했으며,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진 선캄브리아대 화석이기도 하다.
에디아카라기의 주요 화석이 발견돼 그 이름까지 따온 호주 남부 에디아카라 언덕에서도 이후 차니아 마소니가 발견됐다.
차니아 마소니는 양치식물과 비슷한 이상한 형태이지만, 과학자들은 어떤 종류의 동물이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실트암 화석군에서도 오로라루미나에서 불과 40cm 떨어진 곳에서 차니아 마소니가 발견됐다.
한편 레스터셔는 영국 중부지역에서 자란 데이비드 애튼버러 경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애튼버러 경은 "레스터셔에서의 학창 시절 난 열정적인 화석 사냥꾼이었다"고 회상했다.
"오로라루미나를 품고있던 암석들은 당시에도 매우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구상에 생명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요. 그래서 그 암석에서 화석을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몇 년 후 제 모교에 재학 중이던 한 남학생(로저 메이슨)이 화석(차니아 마소니)을 발견하면서 기존 전문가들의 의견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그 덕에 그 소년은 자신의 이름을 딴 화석이 생기는 영광을 누렸죠. 이제 저도 그 소년처럼 제 이름을 딴 화석이 생긴 셈이고 정말 기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