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지적장애 마약사범 사형 집행 논란

사진 출처, Sarmila Dharmalingam
싱가포르 법원이 말레이시아 출신 마약 밀수범 나겐트란 다르말린감(34)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다르말린감의 여동생이 BBC에 전했다.
다르말린감은 지난 2009년 3 테이블스푼 정도의 양인, 헤로인 43g을 싱가포르로 몰래 들여오려다 체포된 뒤 사형을 선고받아 지난 10년 이상 사형수로 감옥에서 지냈다.
전문적인 의학 검사 결과 다르말린감의 지능지수(IQ)가 69라는 게 알려지면서 해당 사건은 논란에 휩싸였다. 지적장애에 해당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다르말린감이 "행동의 본질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전 발표한 성명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다르말린감은 자신이 하는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감각을 잃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법원은 26일 다르말린감이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라면서 모친이 제기한 마지막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면서 다르말린감이 "지난 11년 동안 항소권과 청구권 등 법이 보장하는 거의 모든 권리를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공판이 끝나자 다르말린감과 가족은 유리창 틈으로 손을 뻗어 꼭 잡은 채 눈물을 터뜨렸다고 한다. 법정에서도 다르말린감의 "마"라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009년 다르말린감은 헤로인 43g 헤로인을 왼쪽 허벅지에 묶은 채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로 건너오다 붙잡혔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법을 제정한 국가로, 헤로인 15g 이상을 소지하다 적발되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다르말린감은 재판에서 처음엔 누군가로부터 마약을 반입하라고 강요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돈이 필요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재판부는 강요받았다는 다르말린감의 초기 진술은 "조작된 것"으로 판단해 결국 교수형을 선고했다.
다르말린감은 2015년 자신이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며 무기징역으로 감형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다르말린감의 변호인단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형 집행은 국제인권법상 금지돼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다르말린감이 지적 장애를 앓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싱가포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선처를 호소하는 운동도 있었지만 모두 작년에 거절당했다.
앞서 싱가포르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법원은 범죄자가 범죄 행위와 관련된 위험과 상계 이익을 저울질한 뒤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SNS상에서는 다르말린감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운동이 전개된 바 있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과 배우 스티븐 프라이 등이 사형에 반대하고 싱가포르에 다르말린감을 살려달라고 청원하는 등 이례적으로 분노와 동정심이 쏟아져 나왔다.
국제 인권법은 정신 질환자에 대한 사형 집행을 금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탄원서에는 수천 명이 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날 사형은 집행됐다. 이에 인권단체 '레프리브'는 다르말린감은 "비극적인 오심(誤審)의 희생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야 포야 레프리브 대표는 "지난 10년의 세월과 마찬가지로 다르말린감은 마지막 며칠 또한 독방 속에서 지독히도 쓸쓸히 지냈다"고 말했다.
"다르말린감을 위해 멈추지 않고 싸웠던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그들의 고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사형제 반대 운동을 펼치는 인권 운동가인 커스틴 한 또한 생전 가장 좋아했던 옷을 입은 다르말린감의 사진을 같은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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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한의 트위터: "다르말린감, 부디 하늘에서는 편히 쉬시길."
싱가포르 정부는 국제법은 사형을 금지하고 있지 않으며, 관련해서 국제적인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싱가포르 법은 만약 재판부가 범죄자가 "책임을 묻지 못할 만큼 심각한 정신 이상 질환을 겪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다며, 다르말린감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