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브리저튼'

사진 출처, LIAM DANIEL/NETFLIX

사진 설명,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브리저튼'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넷플릭스는 19일 자사 서비스 가입자가 지난 1분기 동안 20만 명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에는 글로벌 유료 가입자 손실이 2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소식은 넷플릭스가 최근 러시아에서 철수하고,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주요 시장에서 서비스 가격을 인상한 이후 나왔다.

넷플릭스는 더 큰 손실이 예상된다며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하고 계정공유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가입자 급증이 상황을 "모호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또한 분기별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 증가세가 상당히 둔화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보급률, 경쟁 심화에 따라 수익 증가세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마지막으로 감소한 것은 2011년 10월이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2억2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서비스 철수 영향

넷플릭스는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러시아 내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이에 따른 가입자 손실이 7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월 이용료 인상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60만 명의 가입자를 잃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상황이 "예견된 것"이라며, 가입 취소에도 수익이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넷플릭스의 1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8% 증가한 약 78억달러(9조6700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약 16억 달러(1조9795억원)로 6.4% 감소했다.

이번 분기 손실은 일본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가입자 증가로 일부 상쇄됐다.

넷플릭스는 이에 국제 시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3000만 가구, 전 세계적으로 1억이 넘는 가구가 다른 유료 회원의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산하며 이들을 수익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광고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넷플릭스를 지켜본 사람들은 내가 광고의 복잡성에 반대해왔으며, 구독의 단순성을 열렬히 지지하는 팬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구독의 팬이기는 하지만, 소비자 선택의 더 큰 팬"이라며 변화를 시사했다.

헤이스팅스는 또 경쟁사 디즈니와 HBO의 사례를 봤을 때 광고 지원 서비스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가하는 사용료가 가계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Kantar)에 따르면 영국에서 올해 1분기 150만명 이상이 스트리밍 구독을 해지했으며, 38%가 "돈을 아끼고 싶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넷플릭스는 또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아마존, 애플, 디즈니와 같은 전통 미디어 회사들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사업에 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피피 포사이트(PP Foresight)'의 파올로 페스카토레 분석가는 가입자 손실이 회사로서 "현실을 자각"하게 해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넷플릭스와 다른 서비스들이 봉쇄 기간 이용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나, 봉쇄가 풀리면서 변화하는 습관들에 따라 구매를 재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미 지역 시장 크기에 비해 서비스가 너무 많아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0% 넘게 급락해 300억달러 이상의 시장 평가액 손실을 봤다.

비슷한 서비스를 영위하는 월트디즈니(디즈니플러스), 아마존(아마존프라임) 등 주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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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box by James Clayton, North America technology reporter

제임스 클레이튼, BBC 북미 기술 특파원

넷플릭스는 타 기술 기업과 마찬가지로 팬데믹의 수혜를 입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리밍 회사로 몰려들었고, 잘못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제 몇 가지 요소들이 합쳐져 넷플릭스는 약 10년 만에 가장 어려운 운영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첫째는 수년간 불평해온 계정 공유를 막을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디즈니플러스와 애플 TV 등과의 경쟁 증가 또한 넷플릭스가 구독료를 인상한 시점에서 스트리밍 시장을 극도로 경쟁적으로 만들었다.

넷플릭스는 또 러시아 철수 결정이 글로벌 성장을 둔화시켰다고 했는데, 이는 엄밀히 따지자면 사실이기는 하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다음 분기에도 가입자들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며, 이는 문제가 러시아 철수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지금 많은 이들을 괴롭히는 생활비 부족 사태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장밋빛으로 보였던 넷플릭스의 미래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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