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여성 혼자 장거리 여행 금지'

사진 출처, Getty Images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여성이 장거리를 이동할 때 남성 친척이 동반해야만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이 담긴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 탈레반은 8월 아프간을 장악한 후 여성 인권을 억압하는 여러 조치를 발표했는데, 이 중 가장 최근에 이뤄진 것이다.
탈레반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여학생 대부분에 휴교령을 내렸으며 대다수의 여성은 일하는 것이 금지됐다.
세계 인권 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번 규제가 여성을 수감자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헤더 바 HRW 여성권리국 부국장은 AFP통신에 "여성의 자유로운 이동 기회를 박탈하는 조치"라며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갈 수도 없게 됐다"고 말했다.
탈레반 정부 권선징악부가 내린 이번 조치는 여성이 72km 이상 이동할 경우 반드시 남자 친척을 동반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탈레반 정부는 차량 운전자가 히잡이나 얼굴 가리개를 착용하지 않은 여성의 승차를 거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치도 발표했다. 다만 가리개의 종류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아프간 여성은 이미 머리 스카프를 착용하고 있다.
정부는 차량 내 음악 청취도 금지했다. 카불에 거주하는 조산사 파티마는 이번 조치에 대해 BBC에 "상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젠 혼자 밖에 나갈 수 없게 됐습니다. 만약에 아이가 아픈데 남편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파티마는 "탈레반이 우리의 행복을 앗아갔다"며 "자유와 행복을 모두 빼앗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프간 여성은 이번 조치로 인해 일부 여성은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남자 친척이 여성을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지켜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파그만 지역에서 가족과 함께 있던 여성 4명이 총으로 위협당해 납치된 뒤 성폭행당한 사건을 언급하며 "(탈레반은) 여성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아프간에서 철군한 뒤 집권한 탈레반은 대다수 여성의 직업활동을 제한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남학생과 남교사에게만 허가했다.
탈레반은 제한 조치가 일시적이며 모든 직장과 교육 환경을 여성과 소녀들에게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레반이 1990년대 아프간을 통치할 당시 여성은 교육과 직장활동이 금지됐다.
지난달 탈레반은 여성의 TV 드라마 출연을 금지하고 여성 기자와 진행자에게 머리 스카프를 착용하라고 강제했다.
아프간을 지원하는 국가들은 탈레반이 여성 인권을 존중해야만 금전적 지원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간은 탈레반 집권 후 국제사회 지원이 끊기면서 심각한 인권 및 경제 문제를 겪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