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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내 정원에서 포착한 여우와 고슴도치의 대결
영국에 사는 올라 매덤스는 동작감지 원격 카메라를 활용해 한밤중, 자신의 버킹엄셔 정원 내에서 일어나는 야생동물들의 인상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포착했다.
전업 마케터인 매덤스는 여가시간을 야간 촬영 기술을 연마하는 데 쏟는다.
매덤스는 BBC에 "나는 사람들 앞에 잘 나타나지 않는 희귀 동물들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황야 깊숙한 곳에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놓아두는 원격 카메라 촬영에 매료됐다"며 촬영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방식의 사진 촬영은 동물들의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을 담아낸다"고 말했다.
매덤스는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의 사자, 표범, 코끼리를 포함한 해외 야생동물들의 사진들을 찍어왔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시작되자 그의 사진을 향한 야망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바로 잉글랜드 버킹엄셔 아머샴에 있는 자신의 정원에서 수동 적외선 센서(PIR)와 두 개의 플래시를 이용해 원격 촬영을 하기로 한 것.
매덤스는 원격 촬영 시 "센서가 열에 반응해 동물이 지나갈 때 카메라를 작동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에겐 내 사진의 모델이 돼주는 야생동물들의 복지가 항상 우선이었다. 절대 '완벽한' 사진을 포착하기 위해 야생동물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매덤스는 또 "나는 동물들이 촬영 시 딸깍거리는 소리에 겁을 먹지 않도록 카메라를 방음 폼이 있는 케이스에 넣는다"며 "두 개의 플래시는 최소 출력 레벨로 설정하고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 눈높이보다 훨씬 높게 배치한다"고 말했다.
매덤스는 2년 전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정원에 사는 야생동물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테라스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으로 가는 계단에 작은 생명체를 보고는 바로 쥐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그것이 고슴도치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너무 행복했다. 10세 때 폴란드에서 마지막으로 고슴도치를 본 이후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고슴도치를 보고 영감을 받은 매덤스는 남편과 함께 동물 연구를 시작했고 정원에 고양이 사료와 신선한 물을 놔두기 시작했다.
이후 적외선 추적 카메라를 구입해 영상을 녹화한 결과 두 마리의 고슴도치, 여우, 그리고 많은 길고양이가 매일 밤 정원을 방문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우리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슴도치와 여우도 습관의 동물이라는 것을 배웠다. 특정한 시간에 우리 정원에 나타나 특정한 일과를 따른다"고 말했다.
매덤스의 초기 원격 촬영 시도는 실망스러웠다.
그는 "어떤 밤에는 카메라가 여우의 꼬리나 고슴도치의 뒷모습밖에 포착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 "어떤 밤에는 카메라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며 "최고의 카메라 세팅, 플래시 위치, 동물들의 위치 추측 등을 위해 많은 인내와 연습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마치 엄청난 잠재적 보상이 있지만, 당첨 가능성은 낮은 복권처럼 느껴졌어요."
매덤스의 끈기는 1년간 매일 밤 정원에 카메라를 설치한 끝에 놀라운 사진들로 결실을 맺었다.
그는 "각각의 사진은 색 밸런스와 노출도를 조절하고, 때로는 사진의 주제와 동떨어진 성가신 풀잎을 제거하기 위한 부드러운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때때로 초점을 사진 중앙에 맞히기 위해 부드러운 비네팅 효과(사진의 외곽이나 모서리가 어둡게 나오는 현상)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고슴도치와 여우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여우는 기회주의적 포식자이고 고슴도치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고슴도치는 여우를 발견하면 몸을 웅크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매덤스는 이어 "여우 새끼들은 고슴도치를 물거나 밀치며 강한 호기심을 보이다가도, 곧 가시에 찔려 다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고도 말했다.
"딱 한번 여우가 고슴도치를 공격하는 장면을 녹화했어요. 암여우 한 마리가 고슴도치의 뒷다리를 잡고 공중으로 뒤집어 올렸어요. 그러고는 (암여우가) 자리를 떠났죠."
2018년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영국 내 고슴도치 수는 절반으로 줄었다.
보고서는 영국 시골에서 집약적 농업으로 인해 산울타리와 서식 범위가 사라지면서 야생동물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발표했다.
매덤스는 "울타리에 구멍을 내 소위 '고슴도치 고속도로'를 만들면 고슴도치들이 더 넓은 지역에서 먹이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