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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두 달만에 두 번 납치된 아기의 사연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한 일용직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가 생후 두 달 사이 두 차례 납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BBC 구자라트어 서비스 기자 바르가바 파릭이 그 내막을 취재했다.
“아들을 더 이상 제 시야에서 벗어나게 하지 않을 거예요.”
인도 구자라트주에 사는 미나 와디의 말이다. 올해 스물다섯 살인 그는 가난한 노동자이자 한 아이의 엄마다. 미나는 두 달 전 자신의 아기에게 벌어진 일로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다. 그의 아기는 두 번 납치당했다.
미나의 고난은 병원에서 출산 후 아기와 함께 돌아온 이튿날 시작됐다. 지난 4월 1일이었다.
그에 따르면 해당 병원의 간호사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집에 찾아와 ‘아기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나는 아들과 함께 여성을 따라나섰다. 여성은 미나에게 ‘아기 사진을 찍는 동안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한 뒤 아기를 안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몇 시간이 지났지만 여성도, 아기도 돌아오지 않았다. 불안해진 미나는 여성을 찾아 나섰다.
“제 울음소리를 듣고 보안요원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어요. 자초지종을 털어놓자 그들이 경찰을 불렀죠.”
인도 여성아동부에 따르면 인도에서 지난 한 해 실종된 어린이는 4만3000명이 넘는다. 구자라트주에서만 매년 3500명 가량이 실종된다.
아동 인권 활동가들은 실제 수치는 더 클 것이라고 본다. 형편이 어려운 부모들이 아이 실종 사실을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나와 남편 카누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추적
이번 수사를 지휘한 경찰 잘라는 “미나가 여성의 이름은 물론,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면서 “여성의 인상착의조차 설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잘라와 수사팀은 병원 주변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영상을 돌려봤다.
그리고 첫 번째 단서가 나타났다. 한 여성이 사리(인도 전통의상) 안에 뭔가를 숨긴 채 대로를 걷고 있었다. 옷 아래 있는 게 아기인지 여부는 식별하기 어려웠다.
인력거꾼 500여 명을 탐문한 뒤 경찰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사건 조각을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영상 속 여성은 인력거를 잡아 타고 이웃 마을로 향했다. 목격자들은 여성이 아기와 함께였다고 했다.
경찰은 이웃 마을 CCTV 영상을 확인한 뒤, 여성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점을 따라가며 도로변 상점 주인들까지 탐문했다. 이윽고 이들은 한 동네의 버려진 농장에 다다랐다.
이곳에선 여성의 옷가지와 신분증이 발견됐다.
경찰은 신분증에 기재된 주소를 찾아갔다. 그리고, 아기와 함께 있는 여성 A씨를 발견했다.
그러나 이 아기는 미나의 아들이 아니었다.
A씨는 남편 B씨가 다른 여성과 자신의 물건들을 훔쳐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도난 당한 물건 중엔 자신의 신분증도 있었다고 했다. 아기는 자신의 두 번째 결혼에서 얻은 아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B씨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여성이 준 주소에서 아기와 함께 머물고 있는 B씨와 또 다른 여성 C씨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데리고 있던 아기는 유전자 감식 결과 미나의 아들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체포됐지만 현재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C씨는 미나의 아기를 납치한 사실, 그리고 A씨의 옷가지와 신분증을 이용해 수사에 혼선을 주려 했다는 사실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기 역시 자신의 아들인 줄 알았다고 했다.
C씨가 털어놓은 사연은 이랬다. 사산을 하게 됐는데, 이후 혼자 집에 돌아가면 B씨가 자신을 떠날 게 두려웠다는 것이었다.
잘라는 이런 일이 드물지 않다고 했다.
한 인도 전직 경찰관은 “딸 대신 아들을 원하는 부모들 중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며 “뭐가 됐든 아들만 얻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가난한 부모들의 아기를 훔치곤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시도
아들을 되찾은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6월 9일, 아기가 집에 돌아온 지 두 달쯤 된 시점이었다. 아기는 또 사라졌다.
미나는 나무 아래 아기를 재워둔 뒤, 고물을 주우러 나가 있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미나가 돌아왔을 때 아기 요람은 텅 비어 있었다.
미나와 카누는 곧장 경찰서로 달려갔다. 잘라는 미나 부부를 또 보게 돼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CCTV가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아기가 사라진 이튿날 한 남성이 아기를 태운 채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이 추적 끝에 이 남성을 찾아냈지만, 남성은 그날 자전거에 타고 있던 게 자신이 아니라 인근 라자스탄주에 사는 자신의 친구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라자스탄주에서 한 공사꾼의 집을 급습했다. 그리고, 아기가 발견됐다.
집주인 부부는 체포됐다. 이들은 납치 사실을 인정했다. 직접 아기를 낳고 싶지 않아 범행을 벌였다고 했다.
경찰은 “남성은 미나의 남편 카누와 공사판에서 함께 일하던 사이”라며 “출산 소식을 듣고 납치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나흘 뒤 미나는 다시 아기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경찰은 아기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미나의 집을 방문하고 있다. 미나는 경찰들이 아기 선물도 들고 오고, 아기와 함께 놀아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찰들이 우리 부부보다 아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잘라도 아기에 대한 애정을 부인하지 않았다. “아기를 우리 눈 밖에 둘 순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