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코끼리까지 팔아야 할 지경'

히말라야 산기슭의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 코끼리 등에 올라 탄 관광객 상당수는 야생 동물 구경이 처음이다.

이들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네팔 치트완 국립공원 안을 어슬렁거리는 호랑이, 표범, 외뿔 코뿔소를 볼 수도 있다.

수년간 코끼리 사파리는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이 지역의 주 수입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사업이 불안정해졌고 일부 운영자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코끼리를 팔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신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쓴 수만은 지난 수십 년간 공원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사파리를 운영해 온 호텔 소유주 수십 명 중 하나다.

1980년대 후반, 부유한 네팔인에게 코끼리를 대여해 사업을 시작한 그는 곧 자신의 코끼리 두 마리를 인도에서 사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돈을 벌었다.

수만은 "코끼리 사파리는 이곳 숲에 잘 어울린다"고 했다. "방문객들은 여행을 최대한 활용하고 희귀 야생 동물을 구경할 수 있죠."

코끼리 사업의 비용

성체 코끼리는 소유주에게 매달 1250달러의 수익을 올려준다.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가난한 나라 네팔에선 괜찮은 수입원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덮치면서 수입이 끊겼다.

여행 제한 조치와 관광객 감소로 결국 수만과 같은 많은 사파리 운영자들은 코끼리를 팔아야 했다.

수만은 "코끼리에게 사료와 약을 주는 데만 상당한 돈이 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이러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만은 코끼리 먹이값으로만 매달 1000달러에 가까운 비용을 쓴다. 수입이 줄자 그는 코끼리 한 마리를 인도에 있는 누군가에게 팔기로 했다.

판매로 상당한 수익을 얻었지만, 그 돈은 곧 다른 비용을 지불하는 데 쓰였다.

"장사가 안 돼요. 그 돈은 대출 상환, 직원 급여 및 수리에 썼습니다."

내 친구 코끼리

수만에게 코끼리는 단순한 장사 밑천이 아니다.

수만은 "과일이나 콜리플라워를 먹여주면 코끼리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코끼리는 절 볼 때마다 소리를 내죠."

코끼리 전담 조련사가 있지만 수만은 시간이 날 때마다 코끼리를 찾아가 교감했다.

"그 코끼리는 매우 용감했고 호랑이조차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코끼리는 호랑이의 존재를 감지하면 대개 이상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를 주저하죠. 하지만 그 코끼리는 그럴 때도 조련사의 명령을 따랐고 훈련이 매우 잘 돼 있었습니다."

수만은 자신이 판 코끼리가 결국 부자의 애완동물이 되거나 인도 사원에서 의식을 치르는 데 쓰일 것이라고 했다.

그 코끼리가 팔려 간 후 혼자 남은 다른 코끼리는 눈에 띄게 힘들어했고 회복하는 데 며칠이 걸렸다.

네팔 사파리의 다음 단계

네팔의 관광업 종사자들은 사업이 금방 회복될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네팔 이민국에 따르면 지난해 네팔을 찾은 관광객 수는 2019년 대비 80% 감소했다. 1986년 수치로 회귀한 것이다.

수만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파리 운영자들은 코끼리를 인도에 팔면서 멸종 위기종 거래규제법을 위반했다.

네팔과 인도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상업적 거래를 금지하는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의 국제 무역에 관한 국제 협약'에 가입해있다.

치트완의 한 코끼리 사업 관련 업체 회장은 "코로나 사태 전엔 코끼리 55마리를 소유했지만 지금은 35마리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코끼리 방목지를 할당해 주고, 사파리 운영자에게는 낮은 이자율로 대출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네팔 정부는 개인 소유 코끼리가 산림 보호구역 내에서 풀을 뜯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 관리들은 국경을 넘어 코끼리가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 스리랑카, 태국 등 코끼리가 관광 상품으로 이용되는 국가에서 코끼리 주인들은 더 이상의 재정적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 이상의 코끼리는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사파리 운영자들은 동물보호단체의 압박을 받아왔다.

사파리용 코끼리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라고 요구하는 단체도 있지만, 코끼리 사파리의 전면 금지를 주장하는 단체도 있다.

수만은 "일부 코끼리 조련사들은 코끼리를 제어하려면 폭력을 쓸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면서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수만은 요즘 코끼리 조련사들은 동물을 부드럽게 다루도록 교육받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동물보호단체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슬로 묶지 않고 우리에 두면 코끼리는 도망칠 거예요."

수만은 동물보호 운동의 영향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점점 더 많은 관광객들이 사파리 이용을 거부하고 있다.

치트완 국립공원의 한 최고급 리조트는 이미 코끼리 사파리 대신 걸어서 동물을 추적하는 도보 사파리 상품을 내놨다.

수만은 더 이상 코끼리를 사지 않겠다고 했다.

"향후 네팔의 관광산업은 큰 변화를 겪을 겁니다. 코끼리는 더 이상 사파리에 이용되지 않을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