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드러난 디지털 불평등… 이를 위해 싸우는 여성들

나이로비 여성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모든 국가에서 남녀 간 기술에 대한 접근이 동등한 건 아니다
    • 기자, 제임스 피츠제럴드
    • 기자, BBC Minute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로 사람들은 지난 1년 동안 온라인을 통한 더 많은 학습과 일, 사교 활동을 했지만 많은 국가에서의 여성들은 그렇지 못했다.

유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여성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가능성이 남성들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ITU에 따르면 이른바 디지털 성별 격차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이곳에선 남성의 37%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지만, 여성은 오직 20% 정도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13년 이후 아프리카에선 실제 이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레지나 호누

사진 출처, Regina Honu

사진 설명, 레지나 호누는 기술 학교에 등록하는 여성들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가나에 위치한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기술 학교인 '소론코 아카데미'의 설립자 레지나 호누는 "디지털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뒤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우리가 사람들에게 (기술 학교) 가입을 권유하면, 100명에서 200명의 여성들이 등록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2000명이 넘는 여성들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사람들에게 디지털 기술이 없으면 뒤처질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했습니다."

레지나는 가나의 많은 소녀들이 학교에 갈 때까지 컴퓨터를 만지지 않거나 남성 가족들에 의해 인터넷 접속이 제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기술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과 연계하기란 어렵다. 컴퓨터나 고급 스마트폰이 없거나 데이터 비용이 문제가 되는 학생들은 영상통화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레지나는 대신 간단한 기능만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냈다.

그는 "우리는 왓츠앱과 텔레그램을 사용했다"며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런 방법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레지나는 봉쇄조치가 풀려 학생들이 직접 센터를 찾을 수 있게 돼 기뻤다.

젠더 중립

디지털 기술의 부족은 여성들의 건강관리, 교육과 일, 그리고 재정적인 독립성을 박탈할 수 있다.

세계은행의 디지털 개발 책임자인 부테이나 게르마지는 "특정 지역의 디지털 성별 격차가 왜 다른 곳보다 더 큰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적, 문화적, 재정적 요소들이 모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더 넓은 성차별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여성이 토지를 소유할 평등한 권리가 없다거나 고용시장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갖지 못하는 지역에선, 디지털 접근 차원이 더해지면 이러한 격차가 분명히 더 심해질 것입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젠더 중립적이지는 않았다"며 일부 여성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니르말라 쿠마리

사진 출처, Nirmala Kumari

사진 설명, 2018년 처음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한 니르말라 쿠마리는 현재 다른 여성들을 돕고 있다

모바일 산업 기구인 GSM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스마트폰을 소유할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여성들이 적어도 한 개의 스마트폰을 사용해 인터넷 접속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GSMA는 이러한 현상은 남아시아의 긍정적인 변화에 의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지역에는 여전히 남녀 간 격차가 있다.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들보다 모바일 인터넷에 접속할 가능성이 36%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니르말라 쿠마리가 처음으로 간단한 휴대전화를 사용한 시기는 2018년쯤이다.

현재 쿠마리는 기술 회사 그램 바니(Gram Vaani)가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에서 일한 덕분에 인도의 다른 여성들을 돕는 숙련된 사용자가 됐다.

일반적으로 인도 동부 비하르 주에선 가정에 휴대전화가 한 개 있을 경우, 남성들이 그 휴대전화에 대한 우선권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의 경우, 심지어 휴대전화 충전 방법조차 알지 못하는 여성도 있다.

그러나 니르말라는 인도의 치명적인 두 번째 코로나19에 앞서 진행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이런 상황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봉쇄기간에 온 가족이 한 곳에 머물렀기 때문에, 집에서 모바일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여성들은 모바일 사용 권한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의 모바일 바니 프로젝트는 오디오에 기반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여성들에게 음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전화를 걸어 출산 조언과 같은 정보를 듣거나, 심지어 자신의 말을 녹음해 대화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이 서비스는 정보를 제공하고 모바일 사용에 대한 여성들의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고안됐다.

코로나19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플랫폼을 훨씬 더 유용하게 만들었지만, 니르말라에겐 이전보다 홍보하기가 더 까다로워졌다. 그는 마을 공동체 내에서 활동하는 영향력 있는 여성들에게 의존하는 원격 근무 방식으로 전환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에게 다른 여성들이 (자신들의 오디오 플랫폼) '맴프(Mamp)'를 듣도록 요청해달라고 말했다"며 "중요한 정보가 있고,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묘책은 효과가 있었고, 우리는 매우 영감을 주는 이야기 몇 개를 얻었습니다."

증가하는 학대

잔나트 파잘

사진 출처, Jannat Fazal

사진 설명, 잔나트 파잘은 파키스탄에서 사이버 괴롭힘 전화 상담 서비스를 관리하고 있다

유엔은 코로나 봉쇄 기간의 성차별 폭력을 "섀도 팬데믹(shadow pandemic)"으로 규정했다.

파키스탄에서 사이버 괴롭힘 전화 상담 서비스를 관리하는 잔나트 파잘은 "오프라인 세계에서 차별이 있다면,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국가 디지털 권리 재단이 이끄는 이 회사는 남아시아에 최초로 설립됐다.

파키스탄의 봉쇄조치 이후, 라호르에 기반을 둔 전화 상담은 500% 증가했다. 대표적인 불만사항으로는 여성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괴롭힘이나 사칭을 당하거나,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가 공유돼 협박을 당한 것 등이다.

온라인 공간

파키스탄과 같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이러한 여성 피해자들은 그들의 가족을 '불명예스럽게 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 여성들은 이로 인해 죽을 수도 있다.

잔나트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법률적 도움이나 디지털 보안에 대한 조언, 심리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절정에 달했을 무렵, 그의 팀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24시간 지원을 제공해야 했다.

잔나트는 "남성들은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온라인 공간을 탐색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여자들은 어떤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끊임없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여성들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사용해 자신감을 더 높이고 디지털 공간에서의 취약성을 줄일 수 있는 디지털 사용능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게르마지는 선진국을 포함한 각국의 국회의원들이 이제 디지털 격차 문제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 문제에 더 신경을 써주길 희망한다.

"코로나19가 디지털 의제에 미친 영향은 전례가 없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