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우려에 인도발 입국 금지 및 처벌...호주 '인종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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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가 인도에 체류 중인 자국민이 입국 금지 명령을 어기고 귀국할 경우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일각에선 해당 조치기 "인종차별적"인 인권 침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달 3일 기준 14일 이내에 인도에 체류한 사람은 누구든 호주에 입국하는 것이 금지되며, 이를 어길 시 벌금 혹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호주 정부는 오는 15일까지 캔버라 공항으로 오는 인도발 항공편을 포함해 모든 주요 감염확산지에서의 항공편 운행을 중단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번 조처가 인종차별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시드니 라디오 2GB에 "1년 전 중국 본토로부터 국경을 닫았을 때도 같은 비난을 받았다"며 "팬데믹 상황에 정치나 이데올로기는 없다. 정치와는 관련이 없는 그저 바이러스일 뿐"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정책이 호주 정부가 자국민의 귀환을 범죄화한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인도에 체류 중인 호주인은 9000여 명이며, 이 중 600명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토요일 발표된 대책들이 지역사회 보호를 위한 의학적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이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10일 연속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 명대를 기록할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2주간 인도발 입국자들의 감염률 증가가 우려를 낳았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엄격한 국경 통제와 의무적인 방역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전략을 추진해왔고, 그 결과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적은 910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4월 전체 해외 입국 코로나19 양성 환자 중 인도발 입국자가 57%를 차지했으며, 이는 3월보다 10%로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사실이 "호주 보건 의료 서비스에 매우 매우 큰 부담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과 법률 단체 등 비평가들은 인도발 입국자들을 처벌하려는 정부가 보건상의 위험부담에 비례하지 않는 극단적인 조처를 했다고 비판했다.
녹색당 미린 파루치 연방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이번 조치는 정말 끔찍하고 인종차별적"이라고 적었다.
저명한 보수언론 평론가 앤드류 볼트는 이번 정책이 "너무 비열하고 비이성적이어서 나도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영국에서 (코로나19를 피해) 도망오는 백인 호주인들에게 똑같은 조처를 할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팀 사우프마사네 전 호주 인종차별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 파동이 한창일 때 다른 나라에서 돌아오는 호주인들에게는 금지와 처벌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정부 정책의 일관성 없는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 신문에 "미국, 영국, 유럽 여느 국가도 감염률이 매우 높고 위험부담이 매우 컸지만, 차별대우가 있지 않았다"며 "세계 어느 지역에서 왔느냐에 따라 다른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인구의 약 2.6%를 차지하는 인도계 호주인들은 갑작스러운 금지에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 중 일부는 자신들이 위험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이유로 범죄자와 "2등 시민" 취급을 받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입국 금지조치가 국제법에 어긋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호주가 서명국으로 있는 시민권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ntemp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은 시민들이 임의로 국가에 입국할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호주 인권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이러한 조치들이 차별적이지 않으며 공중 보건에 대한 위협에 대처하는 유일하고 적절한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역 체계의 문제
인도의 상황은 지난 11월 이후 12차례 이상 감염자 이탈이 발생했던 호주 내 격리 검역 체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호주는 해외 입국자 전원에게 14일간의 의무 격리 규정을 성공적으로 적용해왔다. 이들 대부분은 호텔에 머물렀다.
그러나 정부는 인도발 감염 사례 급증이 전체 입국자의 최대 2% 규모 감염자만을 감당할 수 있는 현 검역 체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최고 의료 단체인 호주 의학협회는 인도인들의 입국 중단을 위한 필요성은 검역 체계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입국 정지를 필요 이상으로 연장하는 대신에, 검역 체계를 개선하고 호주인들을 본국으로 데려오는 데 초점을 맞추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