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함 과시하는 중국 SNS 트렌드의 위험성

중국의 젊은 여성들이 SNS에서 유니클로의 유아용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리고 있다

사진 출처, Xiaohongshu

사진 설명, 중국의 젊은 여성들이 SNS에서 유니클로의 유아용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리고 있다

중국 SNS에서는 최근 여성들이 유니클로 매장을 찾아 유아용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게 유행이다.

최근 중국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로 일컬어지는 샤오훙수와 웨이보 같은 SNS 플랫폼에 젊은 여성이 유니클로의 피팅룸에서 유아용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들이 쏟아지고 있다. 웨이보에서만 ‘유니클로 유아용 옷을 입은 어른들’ 해쉬태그가 6억8000만 뷰 이상을 기록했다.

유니클로 차이나는 이러한 유행에 대한 BBC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이러한 유행은 온라인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티셔츠가 망가지는 일 뿐만 아니라 날씬해 보이는 것에 대한 불건전한 집착을 보여주는 중국 SNS 트렌드의 최신판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유행했던 비슷한 것으로는 여성들이 팔을 등 뒤로 돌려 배꼽을 만지는 걸 보여주는 ‘배꼽 챌린지’나 쇄골 사이에 동전을 올려놓는 ‘쇄골 챌린지’ 등이 있다.

또한 폭 21센티미터의 A4 용지로 허리를 가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A4 허리 챌린지’도 있다.

‘BM 스타일’

중국의 SNS에서 이렇게 과도하게 날씬함을 과시하는 챌린지는 자주 유행한다. 유니클로 트렌드는 소위 ‘BM 스타일’의 일환으로, BM 스타일이란 크롭탑과 스키니진, 숏 스커트를 주로 착용하는 10대들의 패션 스타일을 이른다.

BM 스타일이란 이름은 이탈리아의 의류 브랜드 브랜디 멜빌에서 나왔다. 이 브랜드는 대부분 한 사이즈만 나오는데 보통 다른 브랜드의 엑스트라 스몰 사이즈와 비슷하다.

이 스타일은 작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한 젊은 중국 여성이 브랜디 멜빌의 크롭탑과 드레스를 입은 사진을 올리면서 ‘BM스타일을 입을 수 있는지 시험해봐’라는 해쉬태그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웨이보에 BM 스타일 패션 사진을 자주 올리는 22세 사용자는 BBC 중국어 서비스에 “더 섹시하고 예뻐 보이고… 다리가 더 길어보이기 때문에” 이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중국 SNS에서는 작년부터 'BM 스타일' 사진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사진 출처, Xiaohongshu

사진 설명, 중국 SNS에서는 작년부터 'BM 스타일' 사진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유행의 증가로 인해 여성들에게 비정상적으로 말라야 한다는 압박이 생긴다는 우려도 생겼다.

신장별 ‘BM 걸’이 되기 위한 몸무게의 표가 온라인에서 유행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표에서 키 160센티미터의 여성은 몸무게가 43킬로그램이어야 한다.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에서 제공하는 체질량지수 계산법에 따르면 이 표에서 이상적으로 제시하는 키와 몸무게의 사람은 저체중이며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웨이보에서 ‘여성이 어떻게 신체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해야 하는가’ 해쉬태그는 7000만 뷰를 기록했다.

한 사용자는 “BM 스타일이 무서운 것은 모두가 그게 건강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그런 외모를 추구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는 거다. 어떤 사람들은 건강을 해치면서도 이를 추구한다”고 썼다.

홍콩중문대학교에서 정신건강과 신체 이미지를 연구하는 허진보는 중국 청소년에 대한 자신의 최근 연구 결과 10대 청소년이 SNS에 투입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자신의 신체에 불만을 갖는다고 말했다.

신체 이미지에 대한 문제를 겪는 나라가 비단 중국만은 아니나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신체 긍정 운동이 뿌리내리지 못한 중국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말한다.

글로벌 뷰티 스탠더드에 대한 2019년 입소스 온라인 설문에 따르면 27개국 중 중국에서 체중과 몸매가 여성의 미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또한 가장 마른 체형을 여성의 ‘이상적’인 몸매라고 택하는 비중은 두 번째로 높았다.

‘50kg 넘으면 여자가 아니다’

싱가포르의 난양이공대학교 심리학과 커한 교수는 중국의 매체가 ‘매우 마른 여성’들을 선호하고 사람들도 극도로 마른 여성 연예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커 교수는 “중국에는 ‘100근(약 50킬로그램)이 넘으면 여자가 아니다’란 말이 있다”며 “몸무게가 더 나가는 여성은 게으른 것으로 여겨진다… 몇몇 여성은 이를 너무 신봉한 나머지 몸무게가 자신들의 결혼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여성을 대상화하는 가부장적 시각을 갖고 있어 “날씬하고 아름답다는 것은 물건으로서 ‘좋은 가치’를 가졌음을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문화적으로 상대방의 체중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게 용인되는 편이다. 허진보 박사는 “중국인 대다수는 체중으로 상대를 모욕하는 것이 사람의 웰빙에 어떠한 피해를 입히는지 아직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커 교수는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신체 긍정 운동에도 영향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중국의 란제리 브랜드 네이와이가 신체 긍정 광고 캠페인을 시작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달 초 중국의 인기 여배우 장멍이 자신이 한 시상식에 너무나 과한 코르셋을 하고 드레스를 입었다가 갈비뼈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아야 했다고 웨이보에 쓴 일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배우 장멍은 웨이보에 자신이 문제의 드레스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출처, Weibo

사진 설명, 배우 장멍은 웨이보에 자신이 문제의 드레스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당시 사건으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외모는 우리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스스로가 날씬하지 않다고 불평하는 대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우리 자신에게 더 자신감을 갖는 게 더 좋다!”

많은 SNS 사용자들이 장멍을 응원했다.

한 사용자는 “많은 여성들이 신체에 대한 불안감 문제를 갖고 있지만 건강이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생겼든 간에 우리는 모두 아름답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