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국의 초기 대응이 달랐다면...팬데믹의 운명을 결정한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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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제인 맥뮬런
- 기자, BBC News
일년 전 중국 정부는 우한을 봉쇄했다. 이전까지 중국 정부는 상황을 통제하고 있으며, 바이러스는 야생동물 시장에서 발생한 수십 건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 바이러스는 중국 전체로 퍼지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결정적이었던 5일을 되돌아봤다.

12월 한 달 동안 몇몇 사람들이 고열과 폐렴으로 우한의 병원에 입원했다. 첫 번째 사례로 알려진 환자는 12월 1일 병에 걸린 70대 남성이다.
환자 중 상당수는 우한의 야생동물 시장과 연관돼 있었고, 의사들은 이것이 일반적인 폐렴이 아니라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감염된 폐에서 추출한 바이러스 표본은 질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업체로 보내졌고, 예비조사 결과 사스와 유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가 확인됐다.
현지 보건당국에는 바이러스의 존재 사실이 바로 전달됐지만, 이 사실이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보스턴에 위치한 노스이스턴대학 연구진은 당시 2300명에서 4000명 사이의 사람들이 감염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 불과 며칠사이에 확진자가 두 배가량 늘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전문가들이 전염병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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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30일: 바이러스 경보
12월 30일, 오후 4시경에 우한 중앙 병원의 응급처치 과장은 염기서열 분석 결과를 받았다. 그는 위챗을 통해 동료들에게 이 바이러스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결과를 전달했다.
이 메시지는 안과 의사인 리원량에게도 전달됐다. 그는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확산 위험성을 알린 내부고발자다. 그는 이를 자신의 의대 동창 수백 명에게 알리며 "이 정보를 밖으로 유포하지 말 것"과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예방 조처를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킬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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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말 부터 2003년까지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가 중국 남부 전역으로 퍼졌을 때, 중국 정부는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다며 발병을 은폐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퍼졌다.
당시 중국 정부의 대응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2002년과 2004년 사이 8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스에 걸렸고, 800명이 사망했다.
의사 리원량이 보낸 문자는 인터넷에서 빠르게 퍼졌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사스가 아닌 사스와 유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하지만 치명률이 높은 전염병이 중국에 돌고 있다는 것을 알린 중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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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우한 보건위원회는 병원에 두 가지 명령을 내렸다. 바이러스 감염 사례를 보건 위원회에 직접 보고할 것과 당국의 허가 없이 그 어떤 사실도 공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불과 12분 만에 이 사실이 인터넷에 유출됐다.
의료역학자이자 전 세계 감염병 발생보고 플랫폼인 프로메드(ProMed)의 부편집장 마조리 폴락의 노력이 없었다면, 전 세계가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알기까지 며칠이 더 걸렸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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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한 의사는 폴락에게 사스와 같은 바이러스가 등장했다는 내용의 글이 웨이보에서 돌고 있다며 조사가 더 필요할지 물었다.
2003년 '프로메드'는 사스 사태를 처음 세상에 알린 바 있다. 폴락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연락을 받았을 때 사스 사태가 생각났다며 "데자뷔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프로메드 네트워크에 해당 사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그의 글은 8만 명에게 전송됐다.

2019년 12월 31일: 도움의 손길
중국의 상황이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하자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가오푸 박사는 전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도움이 필요하냐는 연락을 받았다.
중국은 사스 사태 이후 감염병 관리 체계를 개편했다. 2019년 가오푸는 중국의 대대적인 감시 체계가 전염병의 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가오푸 소장에게 연락한 두 과학자는 그가 경각심을 느끼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고 말한다.
뉴욕에 본부를 둔 전염병 연구 단체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의 피터 다작 박사는 BBC에 당시 "그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며 "전문가 파견 등 뭐든 돕겠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오푸 소장은 다작 박사에게 신년 인사만 건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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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대학의 전염병학자인 이언 립킨도 가오푸 소장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는 새해 첫날 저녁을 먹고 있을 때 가오푸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가오는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해줬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고 했죠. 하지만 전염력이 매우 낮다고 말했어요. 중국에서 매우 많은 사람들이 감염됐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죠."
립킨은 "가오가 거짓말을 하려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는 그저 틀린 것""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오푸가 유전자 염기 서열 관련 데이터를 미리 공개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망설이기에는 너무 중요한 사안입니다. 일단 공개를 해야 했습니다."
가오푸 소장은 BBC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그는 중국 관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전자 염기 서열 데이터는 가능한 한 빨리 공개한 것이며, 공개적으로 사람 간 전염이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우한보건위원회는 27건의 바이러스성 폐렴 사례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람 간 전염의 뚜렷한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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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 시점을 기준으로 12일 후에 유전자 염기 서열 관련 데이터를 공개했다.
중국 정부는 BBC의 인터뷰 요청을 여러 번 거절했다. 대신,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와의 싸움에서 투명하게 책임을 다해 발 빠르게 대응했다는 보도자료를 전달했다.

2020년 1월 1일: 국제사회의 불만
국제법은 새로운 전염병의 발생이 확인될 경우 세계보건기구(WHO)에 24시간 이내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월 1일 WHO는 여전히 중국 발병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다.
전날 프로메드의 게시물을 본 WHO 관계자들은 중국 국가보건위원회에 연락을 취했다.
조지타운대학 국가보건법과 글로벌보건법 WHO 협력센터 소장인 로렌스 고스틴 교수는 당시 중국은 보고가 가능한 상황이었다며 "명확히 신고하지 않은 것은 국제보건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WHO 역학조사국의 마리아 반 케르호브 박사는 1월 1일 밤 긴급 소집된 회의에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일 것이라는 추측이 이미 있었죠.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지 안 한 지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얼마나 진행이 됐고 어디서 진행되고 있는지가 중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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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틀 후 WHO에 답했다. 하지만 중국은 모호한 얘기만 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44건의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고 말이다.
중국 정부는 WHO와 1월 3일부터 열린 자세로 정기적으로 소통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AP통신이 접수한 WHO 내부 회의 녹취록은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을 보여준다.
녹취 파일에서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 팀장은 "사람 간 전염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말로는 부족하다"며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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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는 법적으로 중국이 제공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WHO 내부에서는 사람 간 접촉이 발생하고 있다고 예측했지만, WHO를 이를 3주 후에 확인할 수 있었다.
AP의 다케 강 기자는 WHO는 "이런 고민을 공식적으로 공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전 세계는 중국 당국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게 된거죠. 모든 것이 잘 통제되고 있다는 모습 말입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었어요."

2020년 1월 2일: 의사들의 의견 묵살
이러한 가운데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며칠마다 두 배씩 늘었고, 우한 내 병원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방송은 의사들을 침묵시켰다. 중국 정부는 의사들을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며 여론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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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은 정황이 없다고 주장한다. 몇몇 의사를 조사한 것은 맞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지 말 것을 권고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을 세상에 처음으로 알리려 했던 의사 중 하나다. 공안 당국은 그에게 '거짓 정보' 확산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코로나19로 2월 7일 사망했다.
그와 같은 병원에서 일한 동료는 BBC에 "1월 초에 열이 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통제 불능이었다. 의료진은 당황하기 시작했지만, 병원은 우리에게 그 누구와도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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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과학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같은 주장은 18일 동안 계속됐다.

2020년 1월 3일: 비밀 메모
중국 전역의 실험실에서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끝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 중국의 유명 바이러스학자인 장융전 교수는 3일 이 작업을 시작했다.
이틀 후 장 교수 연구진은 당시까지 정체가 알려지지 않았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확인작업을 끝냈다. 연구진은 사스와 비슷한 이 바이러스는 사람 간의 감염이 가능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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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5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이를 보고하면서, 공공장소에 대한 적절한 예방통제조치를 취하도록 조언했다.
장 교수의 연구실 동료인 에드워드 홈스 교수는 "그날 장 교수는 전 세계에 이 사실을 최대한 빨리 알리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람들이 이게 어떤 바이러스인지를 알아야 진단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공유할 수 없었다. 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는 국가의 모든 의료 기관에 이 질병에 관한 정보를 발설하지 말라는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AP의 강 기자는 "이 금지령이 과학자들이 연구실에서 발견한 정보를 공유할 수 없도록 막았다"며 "대신 바깥사람들에 이 상황에 대해 알리기 위해 말이 새어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 내 실험실 그 어떤 곳도 공개적으로 염기서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이때까지 우한에서 생긴 의문의 폐렴은 사람 간 감염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당국이 대중들에게 바이러스에 대해 경고하는 분명한 조처를 하지 않자 홈스 교수에게 11일 염기서열 자료를 공개하고, 공개플랫폼(virological.org) 및 공개자료저장소(GenBank)에 올려 달라고 부탁했다.
바로 다음 날 장 교수 연구팀의 실험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문을 닫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13일, 중국은 드디어 유전자 염기서열을 공개했다. 그제야 WHO는 우한의 집단 폐렴의 원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보건 당국은 20일 중국 정부는 이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파된다고 밝혔다.
건강법 전문가인 로렌스 고스틴은 새로운 질병이 발병하기 시작할 때는 항상 혼란스럽다고 말한다.
그는 "처음부터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국제사회가 사람 간 전파 사실을 알았을 때, 이미 바이러스는 광범위하게 퍼진 후였다"고 말했다.
"우리는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던 거죠."
싱가포르에 있는 듀크누스 의대의 박쥐 바이러스학자 왕 린파는 "1월 20일 이전을 보면, 중국 정부는 훨씬 더 잘할 수 있었다"며 "나머지 국가들은 매우 경계심을 갖고 훨씬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