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 자녀들과 함께 지내면서 재택근무를 잘 하려면?

코로나19로 인해 독일 학교와 어린이집이 문을 닫자 어린이들이 집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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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코로나19로 인해 독일 학교와 어린이집이 문을 닫자 어린이들이 집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나는 차가운 에어컨 공기와 시끄러운 동료들로부터 멀리 떨어질 수 있는 재택근무를 좋아한다. 불필요한 회의를 하지 않아도 되기에 업무 성과는 더 좋아진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자’와 ‘엄마’가 되는 것 모두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나는 재택근무를 시작하며 어린 동료들을 만나게 됐다.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는 내 동료이자 두 자식 7살 아나이스와 4살 테오는 아직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업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아이들은 선생님과 영상 통화를 하고 매일 과제를 받는다.

남편 역시 집에 있다. 나는 어느새 내 주된 업무에 점심 식사 제공자, 사무실 관리자, 치료사, 그리고 자녀들의 보조 교사라는 추가 직업까지 얻었다. 매일매일이 월요일처럼 느껴진다.

물론 나 혼자만 자녀들과 재택근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국가 부모들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때로는 재밌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많은 부모들은 새로운 규칙들을 세우고 있다. 변화된 ‘사무실’ 환경에서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동영상 설명, 로버트 켈리: 'BBC 아빠' 켈리 교수가 전하는 재택근무의 어려움

계획, 구조, 창의성과 유연성

전문가들은 훌륭한 근무 환경이 종합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훌륭한 계획, 짜인 틀, 창의성, 유연성을 통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주어진 일을 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의 일정 공유하기

자녀들과 일하는 부모가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근무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가족에게 설명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생산성을 연구하는 토냐 달튼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규칙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또 “가족 구성원 모두 일정을 공유하고 자녀들에게 유독 바쁜 시간대를 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일정 짜기는 필수지만 사무실에서의 일과를 그대로 따라 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상황이 변화됐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뉴욕의 자기 계발 전문 강사 홀랜드 하이아는 “가족 구성원 모두 포함될 수 있도록 부모의 일과 자녀의 학교 일정을 통합해서 일과를 짜는 것이 좋고 이 일과표를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고 설명한다. 이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환경 속에서 다음에 이어질 활동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런던에서 온라인 정리 수납 사업을 창업한 잉그리드 얀센은 남편과 두 자녀의 일정을 주간 계획에 포함했다. 이 덕분에 온 가족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편하다고 말한다.

얀센은 “최근 모든 가족이 아침, 점심, 저녁을 같은 시간에 먹기로 했다”면서 “두 번의 휴식 시간에는 걷기와 자전거 타기로 운동을 하고 집안일 하는 시간 역시 일과에 포함시켰다”고 말한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주거 체계화 사업을 담당하는 로베르타 안드라데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있는 부모의 경우, 자녀들의 학교 일과 시간보다 이른 아침 근무로 시간을 옮기는 것을 고려해보라고 제안한다. 그녀는 자녀를 오전 9시까지 자도록 함으로써 자녀들이 깨어나기 전까지 일에 집중할 시간을 가진다.

안드라데는 자녀들이 일어나기 전에 몇 시간 동안 일을 하면 자녀들이 일어나 학교 과제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오전 휴식 시간을 갖는 게 훨씬 더 쉽다고 말한다.

배우자와 역할 교대하기

학교와 사무실이 모두 문을 닫음에 따라 부모의 업무는 더 많아졌다. 재택근무가 처음인 사람들은 기술적 문제나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많은 부모들이 업무 관련 기사들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자녀의 홈스쿨링을 위한 자료를 찾는다.

하지만 자녀들의 숙제를 봐주면서 일을 하는 것처럼 많은 일을 동시에 하게 되면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부모 둘 다 일을 하고 있다면, 한 명씩 시간을 나눠 자녀들과 있을 수 있도록 공간을 분리하는 게 좋다.

업무 시간에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할당해야 모든 사람이 원망 없이 일을 감당할 수 있 – 클라우디아 글라 디쉬

캘리포니아 켄트 필드의 스킨케어 라인 설립자 클라우디아 글라 디쉬는 “각 사람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할당하면 모든 사람이 원망 없이 각자 일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클라우디아는 두 명의 자녀가 있다.

클라우디아 부부는 한 명씩 돌아가며 자녀를 돌보는 일과표를 짰다. 이를 통해 각자 자녀를 돌보지 않는 시간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이 방법이 두 명 모두가 일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독일 한스 뵈클러 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 몇십 년간, 남녀 간 양육과 가사책임이 상당히 동등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녀들의 일과와 활동을 관리하는 일은 대부분은 여성이 맡고 있다. 심지어 부부 모두 일을 하더라도 집안을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인지적인 노동은 여성에게 더 많이 부과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전일제로 일하는 남녀가 재택근무와 같이 유연한 일정을 가질 때, 집에서 발생하는 추가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여성은 유연성을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오직 일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따라 배우자와 함께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면 업무와 시간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대화하는 것이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다.

전 고등학교 관리자였던 파라 이튼이 뉴욕에서 자녀들의 홈 스쿨링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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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정과 일에서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미국 플로리다 나폴리에서 생산성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엘렌 페이는 하루 종일 자녀와 함께 있어야 한다면 가장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고 일정에 과부하를 주지 말라고 조언한다. 페이는 “우선순위를 정해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고 덜 중요한 일들은 나중에 처리하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자기 계발 전문 강사 홀랜드 하이아 역시 “자녀를 돌볼 때 이메일에 답장하는 것은 오히려 더 주의를 산만하게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움 찾기

주어진 과제를 다루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상황을 최상으로 만들 방법에 집중한다면 생산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많은 연구들은 생산성과 행복 사이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았고 자녀들은 집에 있다. 자녀들과 함께 온라인 요가 수업을 들을 수도 있고 하루에 더 많이 안아주고 공 던지기 놀이를 함께할 수도 있다. 홀랜드 하이아는 “쉬는 시간에 자녀와 함께 놀이 시간을 가질 드문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이 시간 역시 지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스스로와 남을 평가하는 대신 스스로 매일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자. 당신의 상사를 포함해 회사의 각 계층 사람들은 코로나19로 변화한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격리 동안 중력 이론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의 생산성이 당신보다 더 뛰어나다 할지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매일 밤 당신의 괴짜 동료들을 침대에 눕힌다면, 잘한 것이다. 그리고 난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느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