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사냥: 31년만에 '상업용' 고래잡이 재개하는 일본

혹등고래

사진 출처, Barcroft Media

일본이 국제적 비난을 뒤로하고 상업 목적 '포경(고래잡이)'을 재개한다.

1986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상업 포경이 금지됐지만, 일본은 고래잡이를 실제로 중단한 적이 없다.

그 동안 과학적 연구라는 목적으로 매해 수백 마리의 고래를 잡아 온 일본은 6월 30일부로 국제포경위원회(IWC)를 탈퇴하고 7월 1일부터 상업 포경선을 내보낸다고 밝혔다.

고래잡이, 금지된 이유는?

고래는 19세기 말~20세기 초 포획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다.

포획 방법이 발달하고 공장형 선박들로 인해 고래 수가 급감하자, 고래 사냥을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1986년 IWC 회원국은 고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상업 포경에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이런 방침을 환영했지만, 일본, 노르웨이,아이슬란드처럼 대표적인 포경국들은 이를 일시적 유예 방침일 뿐이라 여겼다.

포경 금지는 그사이 반영구적 규제로 사실화됐다.

다만, 토착민의 생계유지나, 과학 연구 목적의 포경은 허용했다.

일본 고래잡이를 반대하는 시위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일본 고래잡이를 반대하는 시위

일본은 과학 연구의 목적으로 1987년 이후 매년 200~1200마리의 고래를 잡았다.

지속가능한 개체수를 확립하기 위해 생태 모니터링을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실제는 식용을 위한 고래 사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 목적으로 잡힌 고래들은 대부분 식탁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포경 재개하는 이유

2018년 일본은 IWC 회의에서 멸종 위기와 상관없는 고래 어종을 중심으로 고래잡이를 허용하자고 주장했지만 부결됐다. 그러다 2019년 7월을 기점으로 IWC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일본 수산청은 7월부터 포경 허가증을 발급한다며 고래잡이 어부, 날씨, 기타 조건에 따라 시작일이 정해진다고 BBC에 밝혔다.

일본에서 포경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약 300명 정도다. 5척의 일본 포경 선박이 7월에 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연구 목적'이라며 매해 고래 수백마리를 잡았다

사진 출처,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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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산청 모로누키 히데키는 BBC에 "포경은 일본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 동안 '과학적 연구 조사' 목적의 포경이 이뤄졌던 남극해는 조업 해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른 포경국들처럼 일본은 고래를 사냥하고 먹는 부분이 문화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일본 내 해안 지역은 실제로 수세기 고래를 사냥하긴 했지만 고래 소비는 다른 음식이 부족했던 2차 세계대전 이후 증가했다.

1940년대 후반~1960년대 중반까지 고래 고기는 일본에서 주요 식재료였다. 하지만 그 이후는 틈새 시장 물품이 됐다.

호주 국립대 도날드 로스웰 국제법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해안선 기준 12해리 이내라면 일본은 무엇이든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안으로부터 200해리 (322km)를 의미하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비롯해 공해 영역은 유엔 해양법 협약의 영향을 받는다.

해당 협약 제65조는 "환경 보존, 관리, 연구 목적에 따라 그와 걸맞은 국제기관"과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840년대 고래 사냥을 묘사한 삽화

사진 출처, Getty Images/De Agostini Picture Library

사진 설명, 1840년대 고래 사냥을 묘사한 삽화

하지만 일본이 IWC에서 탈퇴하면서 앞으로 관련 협약을 제대로 이행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본을 법정에 세울 나라가 있을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더구나, 일본은 수년동안 IWC 내에서 협력하려고 노력했지만, 결실을 내지 못했다고 항변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내 관련 판결이나 금지령이 있다고 해도, 강제할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일본 포경 재개, 환경에 어떤 영향 미칠까?

일본 정부는 밍크, 브라이드, 보리 고래 등 3종에 대해 포획을 허용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적색목록에 따르면 밍크와 브라이드의 고래는 멸종위기종에 속해있지 않다.

보리 고래는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지만 개체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수치로만 보면 일본의 상업 포경의 영향이 크지 않으리라는 예측도 있다.

포경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고래고기가 돼지나 소고기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고 주장한다.

그린피스(Greenpeace)나, 씨 셰퍼드(Sea Shepherd)와 같은 환경보호단체들은 일본의 포경 재개를 비판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샘 앤슬리 그린피스 재팬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일본은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거 사냥 방식인 작살잡이는 고래가 긴 시간 고통스럽게 죽어야 했다. 그러나 현대 포경은 고래를 즉사시키는 방식을 표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경 지지론자들은 전세계적 포경 반대 정서는 육류 생산과 소비와 비교해보면 위선적이라고 주장한다.

고래고기 초밥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고래고기 초밥

한편, 일본 포경 논란은 시간을 두고 점차 잦아들거란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내 고래고기 수요가 계속해서 감소해 왔고 관련 산업 역시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상업 목적 포경은 힘을 잃은 것이란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