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시위 아이콘으로 떠오른 '방패 소녀'

진압 경찰 앞에서 명상을 해 '방패 소녀'라는 별칭을 얻은 람카로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진압 경찰 앞에서 명상을 해 '방패 소녀'라는 별칭을 얻은 람카로
    • 기자, Grace Tsoi
    • 기자, BBC 뉴스 홍콩

'송환법 처리'를 두고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방패 소녀'라 불리며 시위의 상징적인 인물이 된 이가 있다. 바로 람카로(26)라는 여성이다.

시위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는 법안이 무기한 연기됐지만 계속 시위를 이어나가겠다고 BBC에 말했다.

어둠이 깔리며 집회 참가자는 점점 줄어가고 있었지만 람 카 로는 홀로 경찰 진압 방패 앞에서 명상을 한 채 앉아있었다.

이를 목격했던 한 사람은 "잔인함에 맞선 용감함이 아름답다"라고 트위터에 썼다.

A protester sits in front of riot police outside Legislative Council in Hong Kong

사진 출처, AFP

홍콩에 사는 아일랜드 기자 애런 맥 니콜라스는 이 모습을 "젊음의 순수함과 권위의 진압 방패"라고 대비해 묘사했다.

'방패소녀' 람카로는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예술가 바디우차오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X 포스트 건너뛰기
X 콘텐츠 보기를 허용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는 X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쿠키나 다른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기사를 보기 전 허용 여부를 묻고 있습니다. 허용을 하기 전에 X의 쿠키 정책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기사를 계속해서 보시려면 ‘허용하고 계속 보기’ 버튼을 누르십시오.

경고: 타사 콘텐츠에는 광고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X 포스트 마침

22일 밤, 그는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집회를 몇 시간 앞두고, 홍콩 정부 기관이 밀집해있는 어드미랄티 지구를 찾았다.

당시 시위대는 수백 명에 불과했지만 진압 장비를 입은 전경은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람카로는 "경찰이 줄지어 선 곳 가까이 서 있는 사람은 정말 아무도 없었다"면서 "경찰이 아니라 다른 시위대가 다칠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긴장이 고조되자 람카로는 명상을 하고 '옴 만트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그는 "그저 긍정적인 느낌을 내보내고 싶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때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들을 향해 모욕적인 언사도 퍼붓기도 했다. 그때 난 동료 참가자들이 내 옆에 앉아서 경찰에게 그렇게 하지 않길 바랐다"

5년 전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 때도 79일 동안 거리에서 목소리를 냈던 그는 시위의 얼굴로 인식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주목받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경찰을 마주 보고 있는 나를 보고 사람들이 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폭력으론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여행을 좋아하는 람카로는 아시아, 중남미,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했다고 한다.

그러다 4년 전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은 네팔을 여행하면서 명상을 배웠다.

그는 자신이 선천적으로 감정적인 사람이지만 명상을 통해 내면의 평온을 유지하는 법을 익혔다고 했다.

12일 오후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을 때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웠다고 했다.

람 카 로 당시 현장에는 없었지만 "경찰이 진압하면서 부상을 당한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미워하는 마음이 좀 일기도 했다"면서 "우리는 그저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라고 말했다.

또, 시위가 경찰관들을 소외해서는 안 되며, 비폭력만이 시위대의 목표를 달성하는 길이라 믿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송환 법안 추진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진 출처, AFP

사진 설명, 송환 법안 추진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계속 싸우겠다'

지난 15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송환 법안 추진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람카로는"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며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이 철회되고, 23일 충돌이 폭동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체포된 시위 참가자들이 석방돼야 한다는 것.

그는 시위 참여자들이 계속해서 싸움을 이어나가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해보라. 나는 명상을 이용했지만 그게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모두가 창의롭고 의미있게 시위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