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피싱: '흑인 흉내'로 욕 먹는 백인 여성들

"성형수술을 받은 적이 없기에 이 입술을 제거할 수 없어요. 당연히 제거해야 할 '가짜 엉덩이 보형물'도 없죠."

영국 버밍엄 대학교에 재학 중인 20살 아가 브르코토스카 지난 한 달간 '블랙 피싱'(blackfishing, 흑인 낚시)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블랙피싱'은 SNS에서 흑인 또는 혼혈인 척하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다.

아가는 '인종을 속였다'는 비판에 당혹스럽다며 원래 피부색이 "창백하지 않다"고 BBC에 말했다. 그렇지만 더 어둡게 보이려 노력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태닝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만둬야 할 필요는 느끼지 못해요. 왜 제게 도움을 주거나 제가 즐기는 일을 그만둬야 하죠?"

아가는 본인을 '알리샤'로 불러 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백인 특혜는 존재하지 않는다" 메세지 전달 의도는 없었으며 그를 향한 비판이 잘못됐다고 전헀다.

알리샤 외에도 외모를 흑인 여성처럼 보이게 하려는 많은 인스타그램 유명인들이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을 곱게 보지 않는 사람들은 사진 속 어두운 피부, 두꺼운 입술, 두꺼운 허벅지와 엉덩이, 그리고 파마와 꼰 머리 스타일 등을 지적했다.

26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스웨덴 출신 엠바 할버그도 알리샤와 마찬가지로 '흑인 흉내'를 낸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의 사진 두 장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후 그는 스스로에 대해 해명해야 했다.

그는 버즈피드에 "저는 제 자신을 스스로 백인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저는 햇빛에 원래 잘 타는 편이에요."

엠마 외에도 이런 비판을 받는 백인 인스타그램 유명인들이 있다.

알리샤는 트위터에서 공유되는 그의 사진 두 장이 충분히 이상하다고 말한다.

"왜 그 사진 두 장이 화제가 된 지 이해해요. 저를 알거나 만나보지 못한 상태에서 저 사진 2장을 본다면 차이가 무시무시하죠."

"제 사진을 제 허락 없이 썼다는 거에 화가 나진 않아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알 것 같고요."

알리샤는 사진 두 장에서 드러나는 외모 차이가 자연스러운 변화였다고 말한다. 열심히 운동하고 스타일에 변화를 준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이 놀라워 하는 반응이 오히려 특정 인종과 외모를 결부하는 '선입견'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제 외모는 그렇게 보이지 않더라도 저는 폴란드 혈통이며 그 사실이 자랑스러워요. 제 외모가 '전형적인' 폴란드인 외모 특징을 갖추지 않은 게 제 잘못인가요?"

머리를 땋는 것과 관련해선, 친구가 미용 회사를 차렸는데 모델 요청을 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깊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 스타일과 문화를 매우 존중했을 뿐이죠. 그게 전부예요."

왜 논란이 된 걸까?

지난달 작가 와나 톰슨이 트위터에 흑인 흉내를 내는 여성들을 비판하는 글을 쓴 후 '흑물고기'는 논란의 화두에 섰다.

일부는 이 문제가 왜 논쟁거리 자체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욕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다라 터몬드는 역사적으로 흑인들은 흑인이라는 것 자체로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려왔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흑인 흉내'를 내는 백인 여성들은 흑인 여성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받기 위해 어떤 노력과 고생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아직도 일부 일터에서 흑인 여성들 본인의 원래 머리 스타일을 드러내지 못해요. 가발을 써야 하죠."

"아프로 머리, 땋은 머리, 잠금 머리를 하는 건 불결하고 '프로페셔널'하지 않다는 시선때문에 머리를 편 채 출근하죠."

그는 '흑물고기' 비판을 받는 여성들이 흑인 여성들을 부당하게 악용한다고 말한다. 흑인 여성들이 인플루언서가 되고 제품 협찬을 받는 기회를 가로챈다고 말한다.

"그들의 기회를 뺏는 행위에요."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에 사는 제이든 검바야 역시 '흑물고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알리샤와 마찬가지도 그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본인은 인종을 속일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 존중과 문화 착취에는 분명한 경계선이 있다"고 전했다.

"일부 흑인 여성에겐 최고의 칭찬이나 존중의 표시로 느껴질 수 있지만 다른 흑인 여성에게는 역사를 이해하지 못한 채 흉내를 내는 것으로 비칠 수 있죠."

"물론 인스타그램에는 그런 의도를 가진 인플루언서도 많다는 걸 알고 있어요"

'흑물고기' 논란에 매번 등장하는 인물은 킴 카다시안이다.

카다시안은 수년 간 흑인 문화를 '착취'해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일명 '카다시안 효과'는 젊은이들의 성형 수술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받는다.

다라는 '블랙피싱' 현상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놀랐다고 한다.

"이제 흑인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며, '흑인성'의 주체를 표방하며 스스로를 숨기지 않죠."

"그렇기에 이런 현상들이 이해됩니다. 일부 백인들은 스스로가 '표본'이 아니라고 느끼며 더욱 인기 많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쫓아가려 하죠."

"물론 성장과정에서 마주친 다양한 사람들을 존중하는 건 좋은 일이에요. 그러나 본인이 다인종이 아닌데 그런 척 흉내를 하면 문제가 되는 거죠."

제이든은 '블랙피싱'을 통해 문화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다른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머리스타일을 따라하거나, 외모를 흉내내지 않아도 문화에 대한 존중이나 지지를 표현할 수 있어요."

알리샤는 사진을 업로드 한 후 "죽어버려" 등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머리를 땋는 스타일" 등을 할 때 더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저는 그들의 생각과 느낌이 무엇인지 배우려고 노력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악의를 가지고 한 행동이 없을 때 제가 바꿀 수 있는 건 많지 않죠."

알리샤는 과연 사진을 바꿀까?

"무얼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제 자신의 모습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