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인도의 릭샤 기사들이 나쁜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는 이유

Sanjay Kumar

사진 출처, Ankit Srinivas

사진 설명, 산제이 쿠마르는 5년째 릭샤 기사로 일하고 있다
    • 기자, 비카스 판디
    • 기자, BBC 뉴스, 델리

인도 동부 출신의 산제이 쿠마르는 5년 전 일을 찾아 델리로 왔다.

하지만 도시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그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릭샤 운전사가 됐다. 돈을 아끼기 위해 노숙도 마다하지 않았다.

노숙도 노숙이지만, 그를 가장 힘들게 한 건 델리의 악명 높은 스모그와 미세먼지였다.

"릭샤를 몰 때 눈은 아프고, 거친 숨을 몰아쉬게 돼요. 몸은 제게 이 위험한 스모그를 탈출하라고 경고하지만,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만 해요. 대부분의 시간을 거리에서 보낼 수밖에 없죠."

"침대는 저에게 사치예요. 제대로 된 밥 한 끼도 자주 못 먹죠. 제가 원하는 최소한의 것은 깨끗한 공기인데, 겨울이 오면 이마저도 누리기 어려워요."

델리의 대기오염은 특히 11월과 12월에 심해진다. 인근 지역의 농부들은 밭을 비우기 위해 불을 붙이고, 시민들은 힌두교 축제인 디왈리를 맞아 폭죽을 터뜨린다.

A rickshaw puller in smog

사진 출처, Ankit Srinivas

Children playing cricket in smog

사진 출처, Ankit Srinivas

사진 설명, 겨울이 되면 일부 지역의 대기 오염은 허용치의 30배에 육박한다

쿠마르 외에도 수천 명의 릭샤 기사가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생계를 위해 나쁜 공기를 마신다.

릭샤를 끌기 위해 숨을 몰아쉬는 이들에게 미세먼지는 특히 치명적이다.

인도 대법원도 최근 이 심각성을 인지했다.

대법원은 "이들은 매우 힘든 육체 노동을 하고 있다. 공기가 안 좋다고 실내에 있길 권장하거나 특정 시간대에 일하라고 피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Jai Chand Jadhav on his rickshaw

사진 출처, Ankit Srinivas

사진 설명, 자이 찬다 자다브는 매일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한다
Close up of a rickshaw

사진 출처, Ankit Srinivas

실제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릭샤 기사들은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다. 일부는 한 문장을 채 마치지 못할 정도로 기침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다른 대안은 없다.

역시 인도 동부 출신의 자이 찬드 자다브는 7년 전 델리에 왔다.

그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을 시작한다. 11시가 되면 점식 식사를 위해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근처의 사원이나 자선단체를 찾아간다.

"하루에 300 루피 (원화 4천700원) 정도 벌어요. 일부는 식료품을 사는 데 쓰고, 나머지는 아내와 두 아이를 위해 저축하죠. 가족에 돈을 버는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일을 꼭 해야 해요."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페달을 밟아야 할 때도 있어요. 이건 그럭저럭 할 만해요. 하지만 스모그는 정말 견디기 어려워요. 50kg이 나가는 추를 심장에 얹은 기분이에요."

최근 디왈리 이후 그는 건강이 악화됐다.

"왜 공기도 안 좋은데 폭죽을 터뜨리는지 모르겠어요. 그들은 집에 돌아가면 되지만, 저 같은 사람들은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해요. 사람들의 생각이 짧은 것 같아요."

A rickshaw puller sleeping

사진 출처, Ankit Srinivas

릭샤 기사 아난드 만달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기자와 만나기 전 18시간을 연속 일했다.

"심장이 타는 것 같고,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어요. 작년에 동료 한 명이 비슷한 증상을 겪었는데 결국 몇달간 일을 쉬어야 했어요. 이런 일을 보면 겁나죠."

Himasuddin

사진 출처, Ankit Srinivas

사진 설명, 히마수딘은 페달을 밟을 때 숨을 쉬기 어렵다고 말한다

20년째 릭샤를 모는 히마수딘은 공기의 질이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말한다.

"릭샤는 공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깨끗한 교통 수단이에요. 하지만 릭샤 기사들이 스모그의 최대 피해자라는 게 역설적이죠."

그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본다.

"임시 휴게소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천천히 죽어가고 있어요. 아무도 우리를 신경 쓰지 않죠."

정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기가 좋지 않은 날에는 실내에 있으라고 당부할 뿐이다.

사진 촬영: 안킷 스리니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