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을 준비하며 우리가 놓친 것

    • 기자, 탬린 머기
    • 기자, BBC 퓨처

인류는 꾸준히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왔다. 하지만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그들을 막상 만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많은 문화적 시금석에 따르면,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왔을 때 한 가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외계 생명체를 향한 집중 포격이다.

1980년대 영화 'ET'와 수십 년간 지속된 '스타트렉'부터 아이작 아시모프 및 어슐러 르 귄의 책에 이르기까지 공상 과학 소설 작가들은 한 가지 문제를 다뤄왔다. 외계인이 온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우할까?

대중문화에서 외계인은 인간보다 열등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ET에서도 인간 친구의 개입이 없었다면 ET는 실험실에서 해부됐을 것이다. 2009년 영화 '디스트릭트 9'에선 수백만 "프런"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빈민가에 수용된다. 이는 인간의 편견과 잔혹함에 대한 풍자로 읽힌다.

인류는 계속해서 외계 생명체의 증거를 찾고 있지만, 아직 발견된 것은 없다.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발견할 만한 것들은 영화와 TV 프로그램에서 묘사된 인간과 비슷한 형태의 생명체이기보다는 한때 화성에 존재했던 미생물의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리 은하계에 존재하는 외계 문명을 계산하기 위한 공식인 드레이크 방정식에 따르면,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가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은 있다. 비록 은하계의 광대함과 행성 사이의 엄청난 거리를 감안하면, 우리가 서로를 찾고 만나기 위해서는 별들의 위치가 재정돈되어야 할지라도 말이다.

영국 오픈 대학 우주과학과 명예 교수인 존 자네키는 "생명체를 찾거나 만나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성취할 때까지는 항상 희박한 가능성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계 바깥에 있는 행성과 관련된 제 경험이 떠오릅니다. 젊은 연구원으로서 태양계 외부 행성은 우리의 이야기 주제였고 우리는 모두 태양계 외부에 행성이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기술적으로 너무나 어려워서 그 행성을 찾을 방법이 없었죠."

이제 우리는 태양계 바깥에도 행성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중 일부에는 물이 있어, 생명체가 존재하는 잠재적 후보로 점쳐진다.

따라서 탐색이 진행 중이고 가능성이 남아 있기에, 우리는 외계 생명체를 만났을 때 어떻게 반응할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류가 아닌 존재의 권리

작가들은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아주 호의적으로 대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어쩌면 인류가 인간이든 아니든 이 행성의 토착 거주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까지 매우 가혹한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국제 사회는 양도할 수 없는 보편적 권리, 즉 무슨 일이 있어도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는 권리를 2차 세계 대전의 공포를 겪은 이후인 1948년 '세계 인권 선언'으로 법제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권리를 행사할 방법은 제한적이다. 법은 사람들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노예가 되지 않을 자유 등의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 철학자들은 이러한 권리가 실제로는 글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외계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할지는 인류가 지구에서 인간이 아닌 종의 권리를 보장했던 사례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고릴라에서 까마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을 '지각이 있는' 동물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 보호 단체가 이 지각에 근거에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는 합법적 진전을 이루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윤리학자들 중에서는 이미 완전히 낯선 외계 생물의 권리가 우리의 법적, 윤리적 틀에 어떻게 들어맞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여러 국가가 참여해 외계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1977년 유엔 총회에서 에릭 M 게리 그레나다의 총리는 UFO 목격이 우리 행성에 적대적인 외계 생명체의 징후일 수 있다며 UN을 통해 공식 조사 기구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어떤 정책도 채택되지 않았고, 그는 이듬해 쿠데타로 해임되기 전에 영국 외교관들로부터 해당 주제를 안건에서 삭제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정부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99년에 언론인 레슬리 킨이 공개한 프랑스의 UFO 관련 자료에 따르면, 장군들과 제독들은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잠재적으로 외계인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믿었다. 올해 초 미국 의회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UFO와 관련해 무엇을 할지를 공개 논의하기도 했다.

런던 정경 대학의 우주 법 전문가인 질 스튜어트는 인류가 평생 외계인을 만날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 역시 우리가 외계인을 만났을 때 무엇을 할지 따져보는 것은 가치 있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인류는 우주를 탐색하며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서로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우리는 환경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다른 종 및 사람들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주기 때문이죠. (외계 생명체를 만난다는) 이러한 미래 지향적인 시나리오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전체 과정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가 놓친 계획

니클라스 헤드먼 UN 우주업무사무소 이사는 인류가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와 만났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정한 국제 협약이나 메커니즘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규정이 결코 만들어질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는 "주요 정부 간 기구"로서 UN이 그러한 메커니즘을 만들기에 적합하지만, 궁극적인 행동과 논의는 "회원국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했다.

헤드먼은 현재 우주와 관련된 모든 국제법은 인류 활동에만 초점을 둔다고 말한다. 최초의 우주 조약은 1967년 영국과 소련, 미국이 우주에 있는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에 대응하고자 UN을 통해 서명한 것이다. 이것은 이후 우주와 관련된 새로운 가능성이나 우려가 나오자 만들어진 모든 우주 법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중 주요 5개 우주 조약은 무기 금지부터 우주 비행 피해 및 파편에 대한 책임 등을 다룬다. 우주에서 인류가 하는 활동 및 이러한 활동이 다른 인류에게 주는 영향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국제 우주 아카데미는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며 수십 년간의 토론을 거친 뒤 2010년 외계 생명체 발견 이후 할 일에 대한 윤곽을 만들었다. 여기에선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의 신호를 탐지했을 때 UN과 UN 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를 통해 국제적 조약을 만들기 위한 협의체 창설을 권장한다.

스튜어트는 정작 필요해질 때까지 국제적으로 수용될 만한 틀이 만들어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법으로 만들기에 앞서 우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시나리오를 원한다. 그러다 보니 만약 외계 생명체를 만난다면, 인권을 정한 기존의 법적 틀을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중요한 점은 외계 생명체가 가진 의도다. 즉 그들이 호의적인지, 아니면 적대적인지다. 스튜어트는 이 때문에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하는지 아니면 수동적으로 그들의 신호를 찾아야 하는지 논쟁이 벌어지고, 이에 대한 우주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비행체가 갑자기 지구 어딘가에 불시착하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한 어떤 행동 지침은 없다. 하지만 스튜어트는 비행체가 불시착한 국가에 대응책에 대한 초기 토론을 주도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는 "대응 책임과 관련된 선례나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도, 만약 UFO가 격추돼 불시착한 것이라면 해당 국가가 불시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왕립학회의 "지구 바깥의 문제"에 대한 논문에서, 마즐란 오트만 전 UN 우주업무사무소 이사는 외계 생명체 또는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가 확인된다면 지구 근처의 물체(예를 들면 소행성)가 가진 위험에 대한 국제적 대응이 하나의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외계 생명체를 만났을 때 집단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가 거의 없기에, 한 가지 단순한 접근법은 인간이 갖고 있는 권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지구로 찾아올 수 있는 모든 종은 높은 수준의 지능과 감각을 가졌을 테니 인간과 유사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생각이다. 이러한 발상을 통해 "인간의 권리"가 "지각을 가진 생명체의 권리"로 진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또한 다양한 유형의 지능과 지각을 가진 존재를 고려해야 한다. 지구에서도 다양한 지능을 가진 생명체를 볼 수 있다.

문어가 한 예다. 문어는 오래전부터 지능을 가진 생명체로 인정받았고, 문어가 의식이 있고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균류학에서도 일부 균류가 학습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등 지능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플리머스 대학에서 의식을 연구하는 객원 교수인 수잔 블랙모어는 "외계 생명체에 관해서, 우리는 '그들이 어떤 종류의 지능을 가졌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왜 그들이 그러한 지능을 가지고 있을까요? 저는 외계 생명체들도 다윈의 진화 과정에 입각해 진화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의 지능을 만드는 유일한 과정이니까요."

외계 생명체의 지각력

2022년에 나온 UFO 다큐멘터리 '접촉의 순간'에는 브라질 바르지냐의 한 추락 현장에서 발견된 신비한 생명체가 육체적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를 통해 다른 행성에서 온 방문자의 권리를 고통이라는 관점에서도 보게 된다.

블랙모어는 "외계 생명체가 고통을 느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에 대한 도덕적 의무를 가져야 하며, 아마도 이를 기반으로 법적인 틀을 구축해야 합니다."

동물뿐만 아니라 외계 생명체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권리가 있다는 주제로 글을 쓴 윤리학자 피터 싱어는 지각력이 핵심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계 생명체가 고통과 쾌락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각이 있고 다른 욕망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우리가 적용해야 하는 기본 윤리 원칙은 그들도 (인간과) 유사한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79년 싱어가 제시한 이 관점은 즐거움이나 고통을 누릴 수 있는 모든 존재는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도덕적 결정에서 자신의 이익을 고려할 자격이 있다는 뜻이다. "즉 외계 생명체의 고통은 지구인의 고통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는 여기에서 어려운 문제는 외계인이 어떤 이해관계를 갖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것은 외계 생명체의 인지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인지 능력은 돌고래 나 인간보다 훨씬 더 높을 수 있죠. 그들의 인지 능력이 우리보다 훨씬 더 높은 경우, 우리는 그들의 이해 관계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 아닌 동물들의 권리 보장을 목표로 하는 미국 단체 '논휴먼 라이트 프로젝트'는 이러한 권리의 출발점을 자율성으로 보고 있다. 이는 미국의 법정에서 가치를 인정한 개념으로 개별 생명체가 무엇을 할지와 어디로 갈지, 어떻게 행동할지를 선택하고 과거 일어났던 일을 기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의식은 권리에 대한 법적 기준이 되기에는 너무 광범위한 범주다. 그것이 실제로 무엇인지에 대한 아무런 합의가 없기 때문이다.

논휴먼 라이트 프로젝트의 변호인인 제이크 데이비스는 "오늘날 적어도 미국에서는 모든 인간이 양도할 수 없는 자유의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모든 인간이 항상 그런 권리를 보장받았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내전을 치러야 했습니다. 신체적 자유와 자신의 신념을 따를 권리가 있는 한 모든 인간이 동등하다는 원칙을 세우기까지 엄청난 투쟁이 있었죠."

"저는 외계 생명체가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적대적이지 않다면, 우리가 그들을 인간이 아닌 생명체처럼 다루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인간이 아닌 생명체에게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왔죠. 저는 그들이 (자율성과 같은) 능력을 보여주는 한 우리의 동료로 보고 그보다 더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로리 마리노 논휴먼 라이트 프로젝트 전 이사에 따르면, 지능과 지각력도 전문가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그녀는 "둘 다 모호한 개념"이라며 "하지만 지능은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이고 지각력은 느끼고 그 느낌을 인식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다른 행성에서 다세포 유기체를 발견했을 때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면, 그들이 지능적이고 지각이 있다고 볼 만하다고 했다. 그들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떤 형태로든 지능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 "우리는 그들이 지각이 있고 고통을 겪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그들을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물론 저는 인류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순진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게 도덕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인간이 외계 문명의 자연 발전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는 스타트렉 같은 공상 과학 작품에서 자주 등장한 바 있다. (가상의 세계이긴 하지만, 스타트렉에선 외계 종이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이 원칙을 깨뜨릴 수는 있다) 비슷한 아이디어가 오늘날 우리 세계에서도 고려되고 있다. NASA의 행성 보호 사무소가 탐사 중인 행성과 지구의 보호를 목표로 삼은 게 한 예다.

만약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올 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그들의 권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우주의 생명 기원과 본질을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비영리 연구단체 '세티 인스티튜트'의 수석 천문학자 세스 쇼스타크는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외계 생명체를 만날 가능성에 대해 낙관한다. 그러나 그는 두 종류의 만남을 구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능성 측면에선 외계 생명체의 방문보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문명이 보낸 신호를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우리가 신호를 받는다면, 우리가 보내는 모든 신호가 도착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충분히 답장을 생각할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계 생명체가 찾아온다면 그 외계 문명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기술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ET에서도 그의 친구들이 ET를 데리러 왔을 때 마음만 먹었다면 아마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구인을 말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쇼스타크는 "만약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온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냉동 피자를 최대한 사서 높은 곳으로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메시지를 전하는 게 아니라 지구에 올 수 있다면, 그들은 우리보다 엄청나게 더 발전했을 것입니다."

이 경우 더 적절한 질문은 '외계에서 온 새로운 군주가 인간에게 권리를 부여할 것인가?'가 될 것이다.

쇼스타크는 "만약 그들이 공격적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네안데르탈인이 미 공군을 만나는 것과 같을 겁니다. 네안데르탈인은 자기들끼리 원하는 모든 정책을 세울 수는 있지만,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