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 5년, 무엇이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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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이맘때,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미투' 해시태그를 못 본 사람은 정말 드물 것이다. 트위터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전 세계 여성이 성폭력·성희롱 경험을 털어놓는 대화의 물결로 이어졌다.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에서 젠더 연구를 지도하고 페미니스트 미디어 연구를 강의하는 카렌 보일 교수는 "미투 해시태그는 성폭력·성희롱 관련으로 처음 등장한 것도 아니고, 처음 입소문을 탄 것도 아니었지만, 세계 곳곳의 국가적·지역적 맥락에 따라 이미 논의되던 사안이 전 세계적 가시성을 띠도록 만들었다"라고 설명한다.
미투 운동으로 많은 사람이 전 세계 사회·직장에서 여성이 처한 상황을 폭넓게 논의했고, 여성들은 성희롱·성폭력을 공론화할 용기를 얻었다.
미투 운동의 시작
미투 운동의 역사는 인권 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학대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미투"를 외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1년이 지난 2017년, 미국의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성희롱·성폭행 경험 여성이 목소리를 내도록 트위터를 통해 촉구하면서 미투 운동은 SNS에서 새 발판을 얻었고 이후 이어질 세계적 물결의 마중물이 됐다. 밀라노는 할리우드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에 목소리를 낸 초반 고발자 중 한 명이다.
밀라노가 처음으로 트윗을 올린 10월 15일(현지 시간), "미투"는 SNS에서 20만 번 이상 사용됐고 다음 날까지 50만 번 이상 리트윗됐다. 미투 해시태그는 85개국 이상에서 다양한 언어로 퍼져나갔다.
시발점은 미국이라도, 그 영향은 전 세계로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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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교수는 입소문을 탄 해시태그와 미투 운동 자체를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입소문"이 "현상"이 된 것은 운동 단체의 수십 년에 걸친 온·오프라인 활동을 비롯해 여러 요인이 조합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투 운동을 해시태그와 같은 짧은 확산, 공개적 담론, 훨씬 뿌리 깊은 역사를 갖고 화제가 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운동으로 나눠서 생각하는 편"이라며, "주류 언론이 다루는 미투와 더 폭넓게 다뤄지는 미투에 관심을 가질 때는 주의해야 한다. 유색인종 여성이 수십 년 동안 온·오프라인에서 노력한 사실은 묻혀버리고 갑자기 백인 연예인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미투의 세계적 영향
페미니스트 단체 '싱크올가(Think Olga)'를 창설한 줄리아나 드 파리아는 2015년 '내가 처음 당한 성희롱'이라는 의미를 담아 해시태그(#MeuPrimeiroAssedio) 운동을 시작했다.
브라질 여성들은 며칠 만에 수천 개의 트윗으로 자신이 당한 성희롱 경험을 상세히 공유했다. 이 해시태그는 곧 스페인어로 번역돼(#MiPrimerAcoso)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 확산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영국·인도 등 많은 나라에서 공론화가 이뤄지면서 전 세계에서 유사한 움직임이 확인됐다.
현재 인도에서는 볼리우드 감독 사지드 칸을 인기 리얼리티 쇼 '빅보스(Bigg Boss)'에서 하차시키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여성 직원 8명과 기자 1명에 대한 4년 전 성희롱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감독은 혐의를 부인했고 경찰도 감독을 송치하지 않았다.
이미 기득권 남성에게 유리한 업계에서 성범죄를 조장하는 것과 다름없는 결정에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비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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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중국에서도 미투 운동이 힘을 얻었다, 셴쯔(본명: 저우샤오쉬안)도 많은 여성과 함께 성희롱 당한 경험을 공유했다.
3000자에 달하는 폭로문에 따르면, 2014년 중국 국영방송 CCTV의 유명 진행자 주줜을 인터뷰하려 분장실을 방문했을 때 주줜이 자신을 추행했다는 것이다.
셴쯔의 사건은 지난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고, 올해 8월에는 항소 또한 기각됐다. 많은 주목이 모인 사건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지만, 셴쯔는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19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린 여성 폭력 규탄 집회에서는 '내가 다음 차례인가(#AmInext)', '남자는 쓰레기(#MenAreTrash)'라는 해시태그가 그대로 구호가 됐다. 이 집회는 19세 학생 유이니 머위티아나가 케이프타운의 우체국에서 강간 및 살해당한 사건으로 촉발됐다.
이 사건은 남아공에서 자행되는 여성 대상 고강도 폭력을 둘러싸고 대규모 시위에 불을 붙였다.
남아공 정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국가적 위기로 선포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되는 '페미사이드' 사건은 남아공에서 세계 평균보다 5배 많이 발생한다.

지난 5월 네팔에서는 전직 모델이 틱톡 영상을 올려 16세 당시 강간 피해를 주장했다. 이후 수백 명의 국민이 법제 개혁과 강간 용어의 정의 확대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주장 당사자는 한 미인대회 주최자가 약을 먹이고 강간한 뒤 자신을 협박했다고 주장했지만, 네팔 법에 따르면 강간 사건의 신고 시효는 범행 후 1년이다. 대중의 압력이 거세지자 한 남성이 체포됐지만, 인신매매법 관련 조항이 적용됐다.

이란의 경우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사 아미니가 이란 도덕경찰에 구금 후 살해된 사건에 항의하며 국가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마사 아미니는 엄격한 히잡 착용 규정의 미준수 혐의로 체포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아미니는 경찰차 안에서 구타당했고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란 경찰은 아미니의 "심장마비"가 문제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란 운동가들은 이란 전역에서 현재 진행형인 전례 없는 시위와 미투 운동을 비교한다.
이란의 여배우이자 인권 운동가인 골시프테 파라한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남녀평등을 원하고 미투 운동(#MeToo)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마사아미니 운동(#MahsaAmini)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가? 이는 종교·이념·히잡에 대한 운동이 아니라 여성과 그 신체를 둘러싼 표현의 자유를 위한 운동이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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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그 너머
미투 운동 5년. 진행 양상을 관찰한 이들은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해 보다 공개적인 논의가 가능해졌고 나아가 현지 상황에 맞는 해시태그, 시위, 기념비적 사건이 촉발됐다는 점을 성공적 결과로 꼽는다.
보일 교수는 "미투 해시태그가 성희롱·성폭력의 공개적 담론에 정말 중요한 영향을 미쳤고, 수천 명의 사람들(주로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게 됐으며, 다른 사람이 그 목소리를 듣고 믿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고 설명한다.
교수는 대중과 전 세계에 여성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인지" 확산의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그 기저의 사회적 문제를 조명했다고 설명한다.
"안타깝게도 거의 초반부터 (상황을 고발한) 개인과 공론화 행위에 대한 반발이 나타났습니다."
모든 고백이 널리 알려지고 신뢰를 얻은 것도 아니다.
특히 공인에 대한 의혹 제기에 반발이 이어졌는데, 보일은 현실의 불편한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투 운동은 가해자 개인의 행동뿐 아니라 특정 산업과 사회 전반의 가치관을 드러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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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의 다음 모습은?
보일 교수는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중요한 담론 공간과 추진력이 확보됐지만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교수는 "언젠가 성희롱·성폭력 없는 세상이 온다면 미투 운동이 필요 없어지는 순간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미투 운동이 진정한 혁신이 되려면 직장·학교·운동경기장 등 어디에서나 지속적·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그 노력은 이미 수십 년 전에 시작됐지만 이제 출발점에 섰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