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패션: '웰빙 의류'가 필요한 이유

옷을 고르는 여성

사진 출처, lechatnoir/Getty Images

사진 설명, '웰빙 의류' 운동이란 옷을 적게 사서 오래 입고 의류 노동자들의 복지를 지원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 기자, 서맨사 샤프 & 모니크 레타말 & 테일러 브리지스
    • 기자, 더 컨버세이션

일부 국가에선 옷 소비량이 과거보다 늘고 있지만, 이는 지속 가능하지 못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웰빙 의류"가 도움이 될까?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다면, 2050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분을 2도 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세계 탄소 예산 잔여량의 4분의 1이 패션 산업에 투입될 것이다. 게다가 2030년이면 섬유 생산에 동원되는 토지 규모가 35% 더 확대될 수 있다.

믿어지지 않을 수 있겠지만, 개연성은 충분한 이야기다. 지난 15년간 의류 생산은 2배 증가했다. 반면 사람들이 옷을 소비하는 시간은 약 40% 줄었다. 유럽연합(EU) 국가의 경우 옷값이 저렴해지면서 사람들이 훨씬 적은 돈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양의 옷을 사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웰빙 의류' 운동을 제안했다. 지속적으로 팽창하는 패스트 패션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을 모두 생각하는 새로운 패션을 소비하자는 아이디어다.

웰빙 의류 운동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새 옷 구입을 75%까지 줄이는 것과 오래 입을 수 있게끔 만들어진 옷을 사는 것, 수명이 다할 때까지 옷을 재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옷을 만드는 이들의 낮은 소득 수준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물론, 의류 산업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함으로써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 지원 방안까지 포함된다.

지속 가능성은 업계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패션이 빨라지고 있다. 패스트 패션도 '울트라-패스트' 패션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새 옷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 패스트 패션 기업 'H&M'과 '자라'가 출시한 새로운 스타일을 합산하면 약 1만1000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울트라-패스트 패션 브랜드인 '쉬인'은 31만4877종의 스타일을 출시했다. 충격적인 규모다. 쉬인은 현재 호주에서 가장 인기있는 쇼핑 앱이다. 이러한 경향은 누구나 예상하듯 엄청난 의류 폐기물도 만들어내고 있다. (H&M과 자라는 이에 대해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쉬인은 입장을 묻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쓰레기산

사진 출처, StoryPlus/Getty Images

사진 설명, 패스트 패션은 엄청난 양의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패션 산업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가 여전히 환경보다 경제적 기회 및 성장을 우선한다는 점이다.

패션 업계가 섬유와 옷감을 보다 지속 가능한 것으로 바꾸고 윤리적인 선택지를 제시하려는 노력 등은 칭찬받을 만하다. 다만 불행히도 기업은 자원이 빠르게 소비되고 폐기물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패션 업계에 만연해 있는 노동권 남용이다.

지난 5년여 동안 아동 노동과 차별, 강제 노동 등의 문제는 전 세계 패션 업계에서 더욱 심각해졌다. 미얀마와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주요 의류 제조국은 현대판 노예제라 할 만큼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1. 자원 사용 및 소비 제한

패션 산업의 자원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산업계와 소비자, 정부가 함께 진지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사회에서 인간으로 살아가기에 충분한 의류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다.

이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새 옷 구매를 줄이고 옷이 어떻게 생산됐는지 따져보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중고 의류를 사거나 대여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도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

2. 슬로우 패션 운동 확대

최근 슬로우 패션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옷의 수량보다는 품질에 중점을 두고, 일시적인 트렌드보다 고전적인 스타일을 선호해 옷을 구매하자는 캠페인이다.

이와 함께 기존에 산 옷의 수명을 늘리는 것도 이러한 활동에 포함된다. 이를 위해선 바느질과 수선 등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술을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옷을 수선하는 남성

사진 출처, Richard Drury/Getty Images

사진 설명, 바느질과 수선,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술들을 다시 활용하면, 옷을 더 오래 입을 수 있다

3. 새로운 교환 시스템

웰빙 의류 운동은 기존의 패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협동적 소비 모델과 협동 조합, 비영리 사회적 기업, 비콥(B-Corp) 인증 기업 등 새로운 거래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협동적 소비 모델은 옷을 공유하고 빌려주는 것 등을 말한다. 사회적 기업이나 비콥 인증 기업은 노동자가 생활할 수 있는 임금을 보장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없애는 등 이윤 창출 이상의 목표를 갖는 기업을 뜻한다.

돈 안 드는 방법도 있다. 친구와 옷을 교환하거나 빌려 입기, 수선 카페 및 바느질 동아리에서 옷 고쳐 입기 등이다.

4. 다양한 의복 문화

마지막으로, 소비자로서 의복 문화의 다양성을 함양해야 한다. 환경을 핵심 가치로 두는 지역 토속 패션 관련 지식을 쌓는 등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아울러 사람들끼리 옷을 교환해 옷에 담긴 문화적 가치를 인식하고 옷과의 정서적 연결고리를 되찾으며 옷을 더 오래 사용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지속적인 성장 모델에서 지속 가능한 접근으로 패션 산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성장 중심 패션 산업이 관점을 바꾸려면 정책 입안자와 산업계가 광범위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또한 패션 업계가 우리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이는 너무 어려운 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에겐 패션의 미래를 고민하고 사람과 지구를 모두 생각한 의류를 추구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것이다. 우리의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 탄소 예산을 더 이상 버려지는 옷에 낭비되게끔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사 원문은 '더 컨버세이션'에 공개됐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CL)에 따라 다시 게재됐습니다.

*서맨사 샤프과 모니크 레타말은 시드니 공과대학 지속가능한 미래 연구소의 연구 이사이고, 테일러 브리지스는 시드니 공과대학 연구책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