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수동적 공격'을 겪는 사람들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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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보스턴 소재 언어 학습 서비스 '프레플리'에 따르면 직장인의 73%가 직장에서 한두 가지 이상의 수동적 공격을 경험했다
    • 기자, 메건 테이텀
    • 기자, BBC 워크라이프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군가로부터 미묘한 빈정거림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런 일은 이메일에서 벌어지기도 하고 얼굴을 맞댄 상태에서 들이닥치기도 한다. 그런데 은밀하게 이뤄지는 이 행동이 직장 생활을 고통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면? 게다가 이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칭찬을 가장한 미묘한 빈정거림. 의도적인 정보 은폐. 다른 팀원들과의 협력 거부. 캐서린이 미국의 한 미국 출판사 총무 부서에서 일하며 목도한 '수동적 공격' 사례다.

이제는 인생 상담 코치로 일하며 책을 쓰는 캐서린은 "(그땐) 내가 미묘하게 조종당하고 통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좌절감이 어찌나 큰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어요."

그의 말에 따르면, 동료의 발언은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그를 향한 적대감과 분노를 유발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인 캐서린은 당시 사례를 개인의 노트에 적었고, 이를 통해 그런 행동의 부정적 결과를 깨달았다. "(기록하는 것을 통해) 동료의 행동이 비정상적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고 나서 당시 내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고, 상황에 대처하기 시작했죠."

많은 노동자가 일터에서 수동적 공격을 받고 그로 인해 괴로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보스턴 소재 언어 학습 서비스 '프레플리'가 지난 5월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1200명의 미국 응답자 중 20%가 수동적 공격의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친구나 가족보다 직장 동료를 꼽았다. 또한 73%는 직장에서 한두 가지 이상의 수동적 공격을 경험했고, 52%는 주 단위로 이를 경험한다고 답했다.

수동적 공격은 노골적인 공격이나 학대와 달리 미묘해서, 눈치채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는 공격의 피해자는 물론 직장 문화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은밀하게 도사리다가 암암리에 퍼져나가는 이런 행동으로부터 100% 안전한 일터는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한 피해를 막아볼 수는 있다.

'모르쇠와 지연시키기, 말 잘못 전하기'

더블린의 트리니티 경영대학 조직행동학 교수인 블라디슬로프 리프킨은 수동적 공격은 굉장히 다양하다고 말했다.

동료가 말을 하든 말든 대답이나 반응을 보이지 않는 모르쇠 하기, 중요한 일을 일부러 지연시키는 것, 어떤 사건에 대한 말을 잘못 전달해 동료가 실수한 것처럼 만들기 등이 대표적인 수동적 공격이다. 교활한 빈정거림을 통해 다른 사람의 자신감을 훼손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실제로 프레플리 설문에서 많은 미국 노동자가 "당신은 너무 예민해", "당신을 공격하고 싶진 않지만…" 같은 표현을 수동적 공격에 사용되는 언어적 표현이라고 답했다.

창밖을 보는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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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수동적 공격의 예로는 모르쇠 하기, 중요한 업무를 고의로 지연시키기, 동료가 잘못한 것처럼 보이게끔 사실을 잘못 전달하기 등이 있다

리프킨은 이들 유형은 공통적으로 남을 즉시 곤경에 몰아넣어 노골적인 공격 없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미움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소극적 공격은 프로의식이나 예의를 특히 강조하는 일터에서 더 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행동은 사회적 규범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타인에 대한 자신의 반감과 불만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난 안 그랬다. 저 사람이 오해했다'는 식으로 쉽게 자기 행동을 부인할 수 있죠. 가해자 측면에선 노골적인 공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죠."

직장에서 수동적 공격의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유형이나 역할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리프킨은 성격적으로 수동적 공격을 쓸 가능성이 높은 특징은 있다고 했다. 그 한 예가 경쟁에서 남을 앞서기 위해 교활한 수단도 불사하는 마키아벨리즘이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 남들과 불화를 최소화하는 사람도 수동적 공격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경영대학에서 조직행동 및 리더십을 가르치는 샌칼프 차투베디는 일터 분위기도 노동자들의 수동적 공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따. 예를 들어 경영진이 직원의 이야기를 완전히 무시하거나 듣는 척만 하면, 일종의 좌절감을 느끼고 은밀한 저항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과에 대한 압박감이 크거나 업무 역할 및 의사 결정 구조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노동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수동적 공격은 피해자와 직장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준다.

이전에 포르투갈 기업에서 고객 서비스 업무를 했던 마리아는 상사의 수동적 공격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그는 "여러 측면에서 자신감을 잃다 보니 완전히 사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농담을 가장한 상사의 악의적인 평가가 선을 넘었던 것.

마리아를 비롯한 그의 동료들은 외모와 성적 취향, 사생활에 대한 비아냥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해피 아워, 팀 회의, 점심 식사 등… 어디서든 그는 사람들을 자극했어요."

차투베디는 수동적 공격을 반복적으로 당하는 직원들이 번아웃과 스트레스, 동기와 직업 만족도 하락 등의 결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행동은 보통 한 직원에서 다른 직원으로 확산할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담고 있어요. 회사 차원으로 볼 때, 이런 수동적 공격은 생산성과 동료 간의 관계, 직장 문화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증거 수집부터

직원과 회사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수동적 공격은 대처가 꽤나 까다롭다. 타인에 대한 교활한 표현을 하고 나서 '난 그런 말 안 했다'고 부인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농담으로 치부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력서 기술 서비스 톱씨브이의 경력개발 전문가인 아만다 오거스틴은 "수동적 공격은 본질적으로 미묘하고 간접적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대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동적 공격은 가해 행위를 하고도 그 뒤에 숨은 악의를 부정하거나 자신을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로 주장하면서, 상황을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기가 매우 쉽죠."

수동적 공격은 어느 직장에나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쉽게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직원이나 동료의 이러한 행동이 주는 악영향을 줄여줄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어거스틴은 수동적 공격을 행하는 동료 중에는 종종 동료를 적대시해서 그들로부터 특정한 반응을 이끌어내려 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응하는) 최선책은 감정을 조절하고 동료가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하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겁니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상대가 원하는 반응을 해주지 않으면, 수동적 공격을 끊어내는 데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죠."

고민하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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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수동적 공격은 미묘해서 대처하기 어렵고, 그래서 계속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사의 누군가에게 상황을 알려야 할 수도 있다.

노동자 입장에선 당사자와 담판을 벌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수동적 공격의 가해자들은 보통 미묘하게 남을 조종하는 것에 있어서는 수준급인 사람들이다. 그래서 때로는 가해자와 직접 담판을 벌이는 게 올바른 해법이 아닐 수 있다. 대신 관리자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참여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리프킨은 가해자의 철저하게 부인하는 경우에 대처하기 위해 "받은 공격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동적 공격의 구체적인 사례를 작성하고, 그로 인해 자신과 팀원들이 받은 영향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이 불편함을 겪거나 고통을 겪는 상황에 처하기 전에 일터를 수동적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건 회사의 임무다. 차투베디는 고용주가 리더들을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장이나 부서장들이 수동적 공격을 탐지하고 이에 대처할 기술을 갖추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관리자 교육을 제공하는 곳이 별로 없다 보니, 피해 사례를 포착하지도 못하고 사례가 보고돼도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동적 공격 가해자에 대한 대처는 전적으로 피해자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가 (직접 담판에 나서) 불편한 대립을 할 것인지 아니면, 괴로운 일터 환경을 감내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캐서린의 경우, 의사소통 방식을 보다 단호하고 직접적인 형태로 바꾼 게 도움이 됐다. 하지만 마리아에겐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직장을 그만뒀고, 당시 경험으로 인한 후유증도 겪었다. 하지만 그녀는 최근 정신 건강을 위해 잠시 내려놓았던 직장을 다시 찾으려 하고 있다. "다시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게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