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아이들은 매일 밤 죽는 것이냐며 울었어요'

    • 기자, 하이웰 그리피스
    • 기자, BBC News

매일 밤 어린 두 아들은 오늘 밤에 죽는 것이냐며 울었다. 그러나 이제 밤마다 울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전쟁을 피해 영국 웨일스로 온 카테리나 할렌다(32)는 옳은 결정이었음을 느낀다.

전쟁으로 갈기갈기 찢긴 나라를 떠난다는 건 쉽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할렌다는 남편 올레를 두고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남편은 할렌다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설득했다.

그렇게 웨일스로 몸을 피한 할렌다와 아이들은 이제 안전하지만, 여전히 할렌다는 우크라이나에 공습이 발생할 때마다 울리는 휴대전화 알림을 확인한다.

남편이 무사한지 언제나 걱정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서 교편을 잡던 할렌다와 두 아들 올렉산더(9), 아르템(4)처럼 남겨둔 가족을 걱정하며 우크라이나를 떠나온 난민은 500만 명 이상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부터 영국으로 피난을 온 우크라이나 난민들가 달리, 할렌다 가족은 영국인의 집에 머물지 않는다.

'가족 같은' 독특한 난민 센터

대신 이들은 고향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웨일스에 마련된 독특한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 센터에 살고 있다. 할렌다 가족 등 우크라이나인 60여 가구에 머물 곳과 식량을 지원하는 센터로, 난민들은 교육과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이곳 센터에 대해 할렌다는 "대가족 같다. 서로를 돌봐준다"고 말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땐 깜짝 놀랐습니다. 새로운 곳이었지만 아이들은 이제 정말 행복해합니다. 다른 아이들과 매일 뛰놀고 학교도 갑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제 아이들은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웨일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웨일스 청소년 지원 단체 '에르드 고바이스 카미루'가 운영하는 이곳 센터에는 할렌다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난민 222명이 머물고 있으며,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고향을 떠나 이제 안전한 환경에서 뛰놀고 공부한다.

'남편이 아이들을 위해서 떠나라고 했어요'

이 아이들의 부모와 조부모들은 전쟁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이들은 여전히 고향 우크라이나에 남겨둔 가족과 집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이 더 빨리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할렌다는 "처음엔 전쟁이 나고도 첫 100일간 떠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남편이 아이들을 봐서라도 떠나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왜냐하면 안전하지 않았거든요. 우리 가족은 주로 지하실에 머물렀습니다. 공습경보가 매일 울렸습니다. 경보가 울릴 때면 밤이라도 아이들을 깨워야만 했어요."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저는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 떠나기로 했습니다."

한편 2주 전 웨일스 난민 지원 센터에 도착한 할렌다는 이곳에서 올레나 안드슈크(36)를 처음 알게 됐다.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이 둘은 엄마라는 공통분모로 친구가 됐으며,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남은 남편들을 걱정하며 서로를 위해주고 있다.

'우리가 떠나던 날 밤 근처에서 폭탄이 터졌어요'

안드슈크의 남편 파블로 또한 아내와 두 아이의 안전을 위해 수도 키이우의 집을 떠나라고 설득했다.

"키이우의 집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게 안드슈크의 설명이다. 안드슈크는 우크라이나에서 웹사이트 콘텐츠 작가로 일했다.

"우리가 떠나던 바로 그날 밤, 집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서 터지는 폭발음에 한밤중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고향, 남편,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나는 일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안드슈크는 웨일스의 이 센터를 "정말 좋아한다"면서 이곳을 처음 만났지만 같은 경험을 공유한 친구들이 많은 "휴가용 리조트"에 비유했다.

하지만 고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끔찍한 기억은 여전히 잊히지 않는 듯했다.

할렌다 또한 "여전히 휴대전화에서 앱을 지우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에 공습경보가 울릴 때면 알림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꽤 자주 알림을 받는다"고 말했다. 할렌다와 남편 올레는 우크라이나 서부 테르노필 출신으로, 올레는 테르노필에서 자원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그래서 남편에게 언제 전화해 안부를 물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다시 학교로

보통 '에르드 고바이스 카미루' 단체는 웨일스 학교를 지원하지만, 이곳 우크라이나 아이들은 지난 두 달간 웨일스 내 교외 지역에 마련된 이 센터에서 단순히 안전하게 뛰어놀 자유에 감사하며 즐기고 있었다.

할렌다는 "아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3개월간 학교에 가지 못했다.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아이들은 매일 학교에 갈 수 있고, 안전하다는 사실에 행복해합니다."

안드슈크 또한 막내 레오나드(4)가 또래와 많이 어울려 본 경험이 없어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고 동의했다. 공습경보가 크게 울려대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밖으로 나가 놀게 하기엔 "너무 두려웠다"는 것이다.

안드슈크는 "어린 막내에게는 큰 문제였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이제 이곳 센터에 와서 아이들은 사회적 교류도 하고 또래와 교류도 할 수 있다. 오랫동안 할 수 없었던 다양한 활동을 즐기며 행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이들은 아버지와 조부모를 그리워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살아야 했던 삶보다는 현재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미래를 그리는 난민들

아이들이 이곳에서 영어와 웨일스어로 된 수업과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동안, 부모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 다양한 복지 혜택을 누리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미래를 계획한다.

이곳 센터의 난민 가족들은 전문가의 현장 원스톱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원 종류도 다양해 이곳에 오든 모든 난민은 건강 검진을 받는다.

이러한 지원과 혜택에 대해 노년의 마르타 부락(64)은 기쁘다고 했다.

교사로 일하다 은퇴했다는 부락은 "이런 건강검진 혜택에 너무 기뻤다. 손자가 우크라이나에서는 알아낼 수 없었던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덕분에 손자는 3개월간 약물치료를 받게 됐습니다. 제겐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딸 크리스티나가 현지 대학에서 제공하는 영어 집중 수업을 받는 동안, 부락은 센터에 머물면서 영국에 남아있기 위한 여러 도움과 조언을 받고 있다고 했다. 센터에 살게 된 지는 5주차에 접어들었다.

부락은 "영국에 남아있는데 필요한 모든 법적 조처를 하고 있다. 이곳 센터에 영원히 살고 싶다"면서 "그러나 언젠가는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부락은 "마음의 절반은 웨일스에, 절반은 아직도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다"고 했다.

"아들과 며느리, 사위가 아직 우크라이나에 남아있습니다. 손자들은 매일 아버지가 그립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너무 울어 남아있는 가족과 제대로 통화할 수 없었지만, 이곳에서 우리는 안전합니다. 그게 가장 중요하죠."

"어제 친구의 외아들이 살해당했단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제 30살이 된 잘생기고 긍정적인 멋진 청년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젊은이들이 죽어 나가는 게 슬픕니다. 이런 슬픈 소식이 멈춰야만 합니다.

난민들은 한 번도 고향 우크라이나를 잊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국기를 창문에 내 걸며 이들을 응원하는 웨일스 주민들의 마음 덕에 희망을 얻고 있었다.

센터 주차장에는 우크라이나 번호판을 단 차량 몇 대를 볼 수 있었다. 한 가족은 웨일스에 도착하기까지 최전방을 피하고자 러시아를 통과해 운전했다고 했다.

한편 지금까지 웨일스 주민들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인도주의적 성금에 수백만 파운드를 모금했으며, 난민 2500명 이상이 웨일스 주민의 집에 머물고 있다.

또한 웨일스 정부는 웨일스로 올 수 있도록 거의 3000명에 달하는 난민을 직접 지원했다. 이들 중 대부분이 아직 웨일스에 도착하지 못한 상태지만, 현재 '웰컴 센터'에 머무는 난민이 많아지면서 지원 프로그램은 잠시 중단된 상태다.

마크 드레이크포드 웨일스 자치정부 수반은 웨일스가 "안전한 곳"이 되고 싶다면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이들의 삶을 다시 꾸려나갈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돕기 위해선 현재 센터에 임시로 머물고 있는 난민들이 영구적으로 머물 만한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면서, 이를 지원하는 것이 "앞으로 몇 주간 도전"이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드레이크포드 수반은 난민 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난민들의 무사 도착에 초점을 맞췄지만, 기존에 1000명 정도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4000명이 웨일스에 오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난민들이 이곳 센터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그래야 임시로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이 장기적인 가능성을 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