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산가족 화상 상봉장 추가 설치… '북한 호응 기대'

한국 정부가 비대면으로 남북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는 화상 상봉장을 추가로 설치한다고 1일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 서울과 수도권에 설치된 화상 상봉장 13곳 외에 추가로 안동, 전주, 강릉 등 7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공사 기간은 2개월 정도로, 오는 9월 추석 명절 이전에 설치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한국 내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비대면 상봉이 성사되더라도 화상 상봉장이 부족해 물리적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시간 지난 21일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남북교류협력이 추진될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이 통일부의 입장이다. 앞으로 남북 간 협력에 있어 그만큼 정책적 공간과 여유가 생겼다고 보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아직 북한과 관련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상황에 대비해 인프라 강화 등 한국이 먼저 할 수 있는 것부터 적극적으로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에 "화상 상봉장 증설은 그 자체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산가족 1세대가 고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산가족 본인의 거주지 인근에서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비대면으로 상봉하는 것이 이동 과정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푸는 것을 우선시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적 사안으로 미국 정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북측의 호응을 기대할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부가 화상 상봉장 증설 계획을 공개한 것이 한국 측 대북 정책에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북한에 대한 메시지라는 의견도 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이러한 정보가 북한에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러한 정책들을 감안해 향후 한국과의 협상 포인트로 잡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에 상응하는 북측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효율성 없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북한이 화답하지 않는다면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나 2018년 8월을 마지막으로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한국에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4만 9154명으로 이중 70대 이상이 86.2%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3342명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