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코로나 사태는 환경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까?

사진 출처, NurPhoto
세상이 몇 달 사이에 달라졌다. 2019년 12월 우한에서 출현하기 전에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천 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이 감염됐다. 감염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방식이 달라졌다.
중국 당국이 엄격한 봉쇄를 시행하자, 우한 거리는 텅 비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여행 규제 조치가 내려졌다.
평소에는 붐비던 술집과 극장이 문을 닫은 런던에서는 사람들에게 집에 머무를 것을 권고했다. 항공편이 취소되고 전 세계적으로 항공 산업은 위축됐다. 여건이 되는 사람들은 재택근무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제어하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산업과 교통망, 기업들이 멈춰서면서, 탄소 배출량이 급감한 것. 작년 이맘 때와 비교하면, 뉴욕의 탄소 배출량은 거의 50% 줄어들었다.
올해 초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5% 감소했다. 사람들이 집에 머물고, 공장들이 문을 닫았으며, 중국의 6대 화력발전소 석탄 사용량이 2019년 4분기 이후 40% 줄었기 때문이다. 생태 환경부에 따르면 중국 337개 도시에서 "공기가 좋은 날"의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4% 늘어났다.
유럽에서는 북부 이탈리아 상공의 이산화질소(NO2) 배출이 줄어드는 것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스페인과 영국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커다란 변화가 빠른 시간 안에 가능했던 것은 코로나19처럼 눈 앞에 닥친 실존적 위협뿐이다. 코로나19 사망자는 26일 기준 20만 명을 넘어섰다. 확진 사례는 전 세계에서 250만 건 이상이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일자리도 감소시켰다. 바이러스 통제 조치로 기업들이 휴업하면서 수백만 명의 생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경제 활동은 정체됐고, 주식 시장은 탄소 배출량과 함께 폭락했다. 이는 수십년 동안 사람들이 열망해온 '탈-이산화탄소 및 지속가능한 경제'와 정반대 방향의 흐름이다.

코로나19 관련 최신 소식들:
-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가 재감염으로부터 보호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뉴욕주지사 앤드류 쿠오모는 개별 약국들이 코로나19 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필수 노동자들부터 시작해서 항체 검사를 4개 병원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뉴욕주는 현재까지 1만6천 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 봉쇄로 인해 영국의 리벤지 포르노 상담센터의 상담 신청이 급증했다
- 벨라루스의 고아원이 장애아 13명과 직원 10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팬데믹을 환경 변화의 방법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선은 탄소 배출량 감소가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하다.
팬데믹이 잦아들면, 탄소와 오염물질 배출이 "다시 튀어 올라" 맑은 하늘이 다시 사라질까? 아니면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변화가 끈질기게 지속될까?
스웨덴 룬드 대학교에서 지속가능성의 과학을 연구하는 킴벌리 니콜라스는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 원인이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탄소 배출의 23%를 차지하는 운송을 예를 들어 보자. 사람들을 집에 머무르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국가에서 불필요한 여행을 줄었고, 탄소 배출이 단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운전과 항공은 운송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의 각각 72%와 11%를 차지한다.
팬데믹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여행이 줄어 탄소 배출량이 줄었지만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 어떻게 될까?

사진 출처, Mark Metcalfe
통근과 같은 일상적인 이동은 팬데믹 이후가 되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정도가 될 것이다. 재택근무 동안 안 했던 통근을 보충하겠다고 하루에 두 번씩 회사를 오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여행은 어떨까?
선택권이 다시 생기면, 고립감에 지친 사람들이 더 많은 여행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니콜라스는 "이에 대한 전망은 양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지금 바깥에 나가지 않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자신의 우선 순위에 집중하는 것을 고맙게 여기고 있을지도 몰라요. 현재의 위기는 이러한 우선 순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줄 수 있는 거죠. 이를 통해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 공동체의 건강과 안녕에 삶의 초점을 둘 수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삶의 초점이 이같이 변화된다면, 배출 감소를 지속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니콜라스의 주장이다.

사진 출처, Stefano Mazzola/Awakening
하지만 다른 방향도 있다. 니콜라스는 "사람들이 장거리 여행을 나중으로 미루고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여행을 정기적으로 하는 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비행은 탄소 발자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이 옛습관으로 돌아가면, 탄소 배출량은 금세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역사적 전염병
팬데믹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에 변화를 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산업화 이전에도 질병의 확산으로 배출량이 줄어든 적이 있다.
독일 뮌헨대 지리학과 율리아 폰그라츠 교수는 과거에 생성된 얼음 조각 속에 들어 있는 미세 거품을 분석하는 식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조사했다. 그리고14세기 유럽 흑사병과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로 인해 남아메리카에 퍼진 천연두와 같은 전염병이 이산화탄소 농도에 미묘한 흔적을 남겼다는 것을 찾아냈다.
전염병으로 인한 높은 사망률과 아메리카에서 벌어진 인종학살이 이 변화의 원인이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인명 손실은 과거에 경작되던 땅을 다시 야생 초목지대로 변화시켜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줄어들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늘날의 팬데믹이 과거와 같은 사망률을 초래할 것이라는 예측은 없다. 아울러 토지 사용을 광범위하게 변화시킬 것 같지도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진 환경적 영향은 2008~2009년 금융 위기 같은 최근의 전 세계적 사건과 더 유사하다. 폰그라츠 교수는 "그럼에도 1년간 전 세계 배출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지금의 탄소 배출량 감소는 운송과 같은 산업 활동이 줄어든 것이 주 원인이다. 산업 공정과 제조, 건설 등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합하면 전 세계에서 인간이 배출하는 양의 18.4%에 달한다. 2008~2009년의 금융 위기는 전체 배출량의 1.3%를 감소시켰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서, 2010년에는 사상 최고치로 반등했다.
폰그라츠 교수는 "코로나19도 같은 식으로 작용하리라 전망하게 해주는 단서들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석유 제품과 철강 제품, 기타 다른 금속 제품에 대한 생산 수요는 다른 것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게 큰 상태로 비축된 거라서, 생산은 빠르게 회복될 겁니다."
탄소 배출량이 복귀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은 '과연 코로나19 팬데믹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이다.
폰그라츠 교수는 "지금은 이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보다 실질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코로나19가 올해 말까지 지속된다면 저임금으로 인해 소비 수요는 계속 낮은 상태에 머무를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회복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생산과 화석 연료 사용은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어요."

사진 출처, Bradley White
OECD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세계 경제는 2020년에도 여전히 성장하리라 전망했다. 하지만 오슬로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의 글렌 피터스와 같은 연구자들은 2020년 전체 세계 배출량은 0.3%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8~2009년 금융 위기보다 덜한 수치다. 그럼에도 경기 부양 노력이 청정 에너지와 같은 분야에 초점을 둔다면, 탄소 배출량 반등은 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습관의 힘
코로나19가 지속가능성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는 보다 간접적인 방식도 있다. 그중 하나는 즉시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지금의 절박한 우려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뇌리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우선 순위가 밀려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대규모 행사가 대부분 연기되면서, 기후 관련 논의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레타 툰베리는 코로나19로 인해 물리적 시위 대신 온라인 상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물론 올해 최대 기후 행사인 COP26은 아직까지 11월 개최를 고수하고 있다. COP26에는 전 세계에서 3만 명의 대표단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COP26 대변인은 UN과 칠레의 현 COP26 의장, 그리고 다른 파트너들과 빈번히 연락하면서, 여전히 글래스고에서 행사를 열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행동의 변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환경 보호를 위한 또 다른 해법이 될 수도 있다.

사진 출처, JOSEPH EID
니콜라스는 "사회과학 연구를 보면, 변화의 순간에 개입이 일어나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스위스 취리히 응용과학대학의 코린 모세르가 이끈 2018년 연구는 운전을 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전기 자전거를 무료로 이용해보자 이후 차를 운전할 수 있게 돼도 운전을 훨씬 덜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2001년 일본 교토대학의 후지이 사토시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고속도로가 폐쇄되어 운전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도로가 다시 개통되었을 때도 이전에 운전을 하던 이들이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은 상태로 남아있던 것이다.
변화의 시기에는 지속적인 습관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코로나19 동안 생겨난 기후에 보탬이 되는 습관들은 어쩌면 더 적은 여행과 음식물 쓰레기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동체 행동
기후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속에서 많은 공동체들이 서로를 보호하고자 취한 조치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중 하나가 이번의 대응 속도와 범위를 보면서, 기후 변화를 시급한 위험으로 다룰 경우 이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이다.
뉴질랜드 뉴사우스웨일스대 기후변화연구센터의 도나 그린 교수는 "국가적 차원이나 국제 차원에서 조치를 취한다면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기후 문제를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을까요? 말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요."
니콜라스와 같은 이들은 공동체의 행동을 통해 장기적으로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그리고 폰그라츠 교수는 격리된 시간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비를 재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생명과 보건 서비스, 직업과 정신 건강에 큰 타격을 입혔다. 하지만 동시에 공동체가 서로를 돌볼 때 만들어 낼 수 있는 변화를 보여줬다. 이것은 기후 변화 대처에 있어서 매우 가치 있는 교훈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