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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도 총선서 나렌드라 모디 3선 성공 예상..그를 둘러싼 논란은?
올해 선거를 치르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60여 개국에 이른다. 방글라데시, 대만, 파키스탄에선 이미 선거가 끝났으며, 영국과 미국은 연말 선거를 향해 달리고 있다. 한국은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치른다.
인도는 오는 4월 19일부터 총선을 시작한다. 인도 총선은 유권자만 해도 10억 명에 달하는,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민주주의 행사다.
지금껏 거의 10년간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73) 현 총리는 여전히 인도 정치계를 지배하고 있다. 정부 웹사이트, 라디오 방송, TV 방송, 광고판, 기차역 키오스크 등 모디 총리가 없는 곳이 없다. 다른 정치인이 설 자리는 없어 보이는 모습이다.
집권 인도인민당(BJP)의 슈퍼스타이자 가장 막강한 정치 자산인 모디 총리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구 ‘트위터’)에서 가장 팔로워가 많은 세계 지도자 중 하나다.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에서 그의 이토록 막강한 SNS 영향력은 다른 모든 경쟁자들이 부러워하는 요소다.
인도는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모디 총리 개인을 부각하는 이러한 선거 운동은 시끌벅적하고 화려한 미국의 대선 운동을 연상시킨다.
힌두 국수주의를 내세우며 국론이 분열되고 있으나, 지난 2014년과 2019년 BJP당을 압도적 승리로 이끌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모디 총리는 올해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머쥐며 3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소통의 대가’
우선 모디 지지자들은 그를 훌륭한 소통가이자 매력적인 연설가라고 칭송한다. 모디 총리는 연설을 강력한 소통 도구로 사용해 대중들과 연결되고 소통한다.
사실 그의 정치적 반대파들도 이러한 능력만큼은 인정한다. 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INC)’의 샤시 타루어 대표는 “(현 총리가) 소통의 대가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발언으로 당내 분노를 사기도 했다. 타루어 대표는 모디 총리에 대해 “매우 효과적인 연설가로, 인상적인 한마디와 구호를 남기거나 좋은 사진 기회를 포착하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브랜드 전문가인 산토시 데사이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과시 행위와 자기 홍보를 위해 어떤 대형 이벤트를 활용할지 아는 능력이야말로 모디 총리가 보여주는 지배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데사이는 지난해 9월 인도 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예로 들었다. “G20 회원국이라면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는다. 의장국이 됐다는 게 큰 업적은 아니다. 인도 전엔 인도네시아가, 다음엔 브라질이 맡는다”며 말을 꺼냈다.
이렇듯 인도의 총리가 누구든 인도가 개최했을 상황이었지만, 모디 행정부는 G20 개최를 마치 모디 총리의 개인적 업적으로 포장했다는 게 데사이의 설명이다.
“모디 총리는 G2 행사를 대형 이벤트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여러모로 모디 총리는 특정 이벤트의 성질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편 모디 총리의 의사소통 능력은 단순한 말솜씨 그 이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모디 총리는 자신의 무척 남성적인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대중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을 전달하는데, 지지자들의 눈에 그가 인간적인 존재로 비치게 된다.
또한 화려하게 장식한 현대적 의상부터 인도 전통 의상, 그것도 특정 지역 의상에 이르기까지 행사마다 모디 총리가 선택하는 의상은 다양한 사회 계층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시각적 장치로 작용한다.
구자라트주 출신으로 모디 총리의 오랜 정치 세월을 취재해온 다르샨 데사이 기자는 이 모든 게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했다. 모디 총리의 전략적 선견지명이자 세심하게 조율된 계획이라는 것이다.
데사이 기자는 “모디 총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한다”면서 “틀림없이 이미 오래전부터 인도 총리가 되기 위한 여정을 구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인물?
이러한 계획성과 소통 능력 덕에 모디 총리는 다른 이들이라면 몰락했을 수도 있는 각종 논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그중 가장 대형 사건으로는 2022년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를 꼽을 수 있다. 당시 모디 총리는 구자라트주의 총리였다.
고드라시에서 힌두교 순례객을 태운 열차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구자라트 전역이 반이슬람주의 운동으로 물들게 된다. 당시 특히 이슬람교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모디 주총리에겐 폭력 사태를 제대로 진압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모디 총리는 잘못한 바가 없다면서 제대로 대처했다고 맞섰으나, 이내 해당 사건으로 인해 인도 전역은 물론 국제 사회 또한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된다. 모디 총리의 명성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이후 그는 인도 최고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모디 총리를 비난하는 이들은 그의 정책 및 발언이 때로 분열을 조장하며, 특히 힌두 중심주의적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인도 내 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의 마음을 얻고 힌두 국수주의 단체의 지지를 공고히 하려고 한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많은 지지자들이 그를 ‘힌두 흐르데이 삼랏(힌두 마음의 황제)’라고 부르며, 힌두교 가치에 대한 모디 총리의 헌신에 깊은 사랑과 존경을 표한다.
현 행정부 재무장관의 남편이기도 한 파라칼라 프라브하카르 작가는 모디 총리를 계기로 BJP당은 세속주의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말한다.
프라브하카르는 저서 ‘새로운 인도의 비뚤어진 대들보’에서 “분열(인도 제국이 힌두교 중심의 인도와 이슬람교 중심의 파키스탄으로 갈라진 사건) 직후보다 오늘날 힌두교 다수주의 이데올로기가 더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 어리둥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디 총리의 정치적) 체제는 성과가 아닌 비힌두적인 것과의 구분을 통해 힌두적 정체성을 주장하며 정치적 정당성과 권력을 얻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디 총리는 자신이 14억 전체 국민의 지도자라는 사실도 상기시키고 있다.
첫 임기 기간이었던 2016년, 모디 총리는 갑작스럽게 고액권 지폐를 퇴출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부정부패와 암시장, 위조 화폐에 맞서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해당 조치로 인해 은행엔 사람들이 몰렸고,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기업과 비공식 경제 부문은 타격을 입었다. 이에 대해 비평가들은 정책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으며, 오히려 평범한 시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고 비난했다. 특히 농촌 지역 주민들과 현금에 의존해 살아가는 산업 부문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이미지를 어떻게 바꿨나?
구자라트 폭력 사태 이후 모디 총리는 미국 비자 발급이 거절됐으나,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난해 6월, 모디 총리는 미국을 국빈 방문하며 백악관에서 환영 만찬을 즐겼다.
모디 총리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포옹과 악수를 나누고, 미 상∙하원 합동의회에선 연설 중 울려 퍼지는 뜨거운 환호와 반향을 만끽했다.
이에 대해 모디 총리의 지지자들은 그가 국제적인 사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글로벌 리더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여긴다. 인도 언론 또한 모디 총리의 이 같은 거창하고 화려한 순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에서 받은 이 같은 대접은 모디 총리에겐 개인적인 승리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자신이 외면받는 인물에서 서구에서도 널리 존경받는 인사가 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하지만 책 ‘모디의 인도 – 힌두 국수주의와 민족 민주주의의 부상’을 집필한 작가이자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인도 연구소’에서 남아시아학을 연구하는 크리스토프 자프렐롯 교수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했다.
자프렐롯 교수는 “모디 총리는 7월 프랑스 방문 당시엔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유럽 의회는 마니푸르[인도에서 치명적인 인종 간 갈등이 일어난 지역]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에 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마니푸르와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이 같은 사건에 대한 인도 정부의 태도를 매우 강한 어조로 비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자프렐롯 교수는 “그리고 모디 총리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서방 세계는 중국과 균형을 맞출 국가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디’라는 브랜드
하지만 인도 내부적으론 개인적인 지지로 보인다. 모디 총리가 당 자체보다도 더 큰 대형 브랜드가 됐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데사이 기자는 “모디를 빼면 BJP당은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그의 정책이 BJP의 정책이다. 모디가 BJP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BJP가 모디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전문가 데사이는 “내각 회의에서도 따로 앉는다. 자신은 리더이고 나머지는 추종자임을 분명히 하는 제스처”라며 모디 총리가 자기 자신을 비범하고 위대한 인물로 차별화하고 있다고 봤다.
“모디 총리는 ‘나는 리더다. 나는 당신들과 다르다. 나는 당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아우라를 주고 있습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조요짓 팔 교수는 모디 총리가 SNS를 통해 어떻게 이러한 이미지를 투사하고 지지자들에게 자신이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는지 자세히 연구했다.
팔 교수는 2009~2015년까지 모디 총리가 게시한 트위터 게시물 6000건을 분석했다.
“모디 총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신을 브랜딩했습니다. 그는 만 키 바트(전국으로 방송되는 월간 라디오 연설)에서 연설도 할 수 있고, 요가도 할 수 있으며, 정치적 연설도 할 수 있고,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겐 선생님이 돼줄 수도 있죠.”
“모든 것에 다 마음을 쓰는 사람으로요. 그래서 만약 인도가 발전하고 나아진다면, 이는 그 누구의 공도 아닌 오직 모디 총리의 공이라는 거죠.”
모디 총리와 언론
모디 총리가 자주 듣는 비판 중 하나는 바로 구자라트주 총리 시절부터 지금껏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기자회견은 거의 열지 않는 등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데사이 기자는 “구자라트주 총리 시절엔 1년에 1~2번 기자회견이 있을까 말까 했다”면서 “모디 총리는 언론을 이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오용하며, 필요할 경우 남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까지도 모디 총리는 언론을 아주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뜻이 아닙니다. 언론은 총리에게 순응하고 있죠. 언론은 총리가 원하는 대로 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점점 소외되고 있습니다.”
비평가들은 모디 총리가 집권하면서 인도 내 언론의 자유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한다. 맡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이유로 언론인들을 못살게 굴고, 심지어 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인도의 순위는 최근 몇 년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인도가 180개국 중 161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2016년 인도는 133위를 기록했다.
최근 모디 정부는 SNS를 모니터링하고 가짜 뉴스를 근절한다며 ‘사실 확인부’를 개설했다. 그러나 여러 언론인들은 결국 검열 범위만 넓어질 것이라며 우려한다.
사실 인도에선 언론을 괴롭힌다는 의혹은 새롭지 않다. 야당이 집권하는 주에서도 이러한 비난이 제기된 바 있으며, 과거 인디라 간디 총리 시절에도 이러한 비난이 있었다.
누가 모디 총리에 맞서 경쟁할 수 있나?
모디의 반대 세력은 대체로 연합되지 않고, 분열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INC)과 일부 지역 정당을 포함한 26개 야당이 “집단으로 도전에 임하고자” 뭉쳤다.
이들은 BJP의 “과도한 국수주의”에 대항해 ‘인디아(INDIA)’ 즉, ‘인도 국가 발전 포용 연합’을 결성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인디아 내부에서 세력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한편 정치 전략가인 프라샨트 키쇼르는 모디 총리가 무적인 건 아니지만, 분열되고, 제대로 된 전략이 없는 야당의 모습을 보면 그가 정말 막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키쇼르는 모디 총리의 강점으로 아래 4가지 이유를 들었다.
“힌두주의에 기반한 이데올로기 및 힌두교의 이름 아래 그를 지지하는 대규모 힌두교도들의 표심.”
“신민족주의 또는 초민족주의.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화장실 건설 정책, 농민 지원 정책, 주택 건설 계획 등 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들을(정부 복지에 의존하는 빈민층) 위한 정책.”
“모디 총리의 선거 및 재정적 파워.”
그렇기에 “모디 총리와 BJP를 이기고 싶다면, 이러한 강점 중 2~3가지엔 맞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키쇼르의 주장이다.
모디 총리의 가정 환경
한편 가족 연줄이 정치 및 여러 분야에서의 성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도에서 자수성가한 인물이라는 점 또한 여러 유권자들에겐 엄청난 매력 요소다.
소박한 집안 출신의, 인도 엘리트 정치계의 아웃사이더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은 모디 총리에게 더 공감하려는 경향이 있다.
모디 총리 또한 어린시절 바드나가르 기차역에서 차를 파는 아버지의 일을 돕곤 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언급한다.
모디 총리를 포함해 형제자매는 총 5명이나, 다른 이들에 관해선 잘 알려진 바 없다.
아내는 자쇼다벤 모디로, 18살에 중매 결혼한 사이다. 모디가 기혼자라는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 정계에 입문하기 위해선 해당 정보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구자라트에서 모디 총리와는 따로 살고 있으며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다.
정리하자면, 모디 나렌드라 모디라는 인물은 각기 다른 사람에게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다. 어떤 이에게는 인도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지닌 인물이고, 지지자들에겐 인도를 세계 무대로 이끈 리더다.
반대하는 이들에겐 권위주의적 지도자이자, 반대파들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언론의 자유를 대폭 제한해 인도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인물이다. 아울러 힌두 국수주의 이데올로기와 초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모디 총리는 인도의 다원주의와 세속적인 민주주의 가치에 어긋난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중립적인 입장인 이들에겐 자신을 테크노크라트로 묘사하는, 기업과 개발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정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