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열정을 되찾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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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데이비드 롭슨
- 기자, BBC Worklife
필자는 부모님의 오래된 타자기를 처음 빌려서 써봤던 6살 때부터 늘 작가가 되고 싶었다. (당시 부모님은 내게 가족용 컴퓨터까진 허락하시지 않으셨다) 하얀 종이에 내 생각이 구체화하는 모습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활동하는 지금, 어린 시절 꿈을 이뤘다는 점에서 얼마나 운이 좋은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언제나 그대로라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특히나 축축하고 칙칙한 런던의 1월에 기분마저 처지고 마감일이 끊임없이 다가오는 상황에선 피로감이 몰려오곤 한다.
이럴 때면 끝이 없는 러닝머신을 달리는 기분이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진다.
그런데 필자 혼자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주어진 일 이상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조용한 퇴직’이 최근 유행하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이들이 한때 사랑했던 일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고 있다.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능력이 닿는 한 모든 노력을 쏟아붓던 때도 있었지만, 매일 반복되는 힘든 일과 속에서 점점 열정이 식어가는 것이다.
피로, 번아웃, 회복탄력성 등을 전문으로 하는 영국의 라이프 코치이자 책 ‘자기 계발 수업’ 저자인 안나 샤프너는 “코칭 경험상 이러한 열정 상실은 큰 문제다. 그리고 점점 이 문제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열정 상실을 커리어 전환의 계기로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식의 큰 변화가 언제나 가능한 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연스럽게 ‘함양 전략’을 적용해 열정과 동기를 재점화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함양 전략’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살펴본다
중요한 건 사고방식
먼저 미 텍사스 대학의 패트리사 첸 심리학 교수의 연구를 살펴보자. 앞서 첸 교수는 이전 연구를 통해 열정에 대한 2가지 다른 사고방식 및 이에 따른 영향을 연구한 바 있다. 소위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만 열정이 발생하는 ‘적합 이론가’는 아래와 같은 생각에 동의할 것이다:
- 나는 모든 개인에게 맞는 완벽한 직업이 있으며, 맞는 직업을 찾아야 직장에서 행복과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반대로 어떤 일이든 그 일에 몰두하면서 열정이 점점 더 자라는 ‘개발 이론가’라면 아래와 같이 생각할 가능성이 더 크다:
- 나는 열정이란 어떤 직업이든 선택 이후 학습 과정을 통해 자라난다고 믿는다. 맡은 분야에서 일을 더 잘 해낼수록 그 직업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첸 교수는 개인의 사고방식과 업무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상세한 질문지를 구성해 이러한 믿음이 실제로 자기실현적 예언(자기 충족 예언)이 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즉 ‘적합 이론가’ 성향이라면 자신이 정한 구체적인 기준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 행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고, 반대로 ‘개발 이론가’라면 다양한 업무에서 즐거움과 흥미를 찾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믿기에 처음엔 하는 일이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족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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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첸 교수는 새 논문을 통해 ‘개발 이론가’들이 어떻게 열정을 관리하는지 방법을 연구했다. 이들은 열정의 불길을 유지하고 키우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 것일까.
이를 알아내고자 먼저 여러 분야의 학부생 316명을 대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학문에 대한 열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조사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열정의 정도에 변화를 이끈 요인이 무엇인지에 관해 물으면서 각자 자유로운 형식으로 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답변 수백 건을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학생들이 공통으로 지적한, 동기 상승을 이끈 5가지 전략을 찾아냈다. 이는 다음과 같다:
- 개인적인 관련성 인식: 만약 경영학 전공생이라면 지금 배우는 이론적 지식이 훗날 창업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 사회적 관련성 인식: 배우는 학문이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지식이 궁극적으로 타인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자문해볼 수 있다.
- 과목과 친숙해지기: 그 과목에 대해 배워갈수록 자신이 얼마나 즐기는지 깨달을 수 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나가면서 앞으로 더욱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기에 호기심이 자극된다. 게다가 더 발전해나가는 자기 모습, 더 어려운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보상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의욕이 떨어진다고 느낀다면 자기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배움을 찾아 나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실무 경험 습득: 많은 학생들이 인턴십 등 실제 일터에서의 경험이 학업에 대한 열정 증가로 이어진다고 답했다.
- 멘토 찾기 및 환경 변화: 적극적으로 영감을 주는 교사 혹은 더 재밌게 학습할 수 있게 도와줄 친구를 찾아볼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첸 교수는 ‘개발 이론가’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학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과목에 대한 열정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열정의 증가 정도가 몇 가지 열정 함양 전략을 사용하는지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동기부여하기
이러한 첸 교수의 발견은 인간이 업무에 대한 흥미와 동기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연구한 다른 심리학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그렇다면 개인적 및 사회적 관련성 인식을 통한 열정 증가 등 첸 교수가 설명한 함양 전략 외에 다른 연구에서 소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유용한 기술 중 2가지를 꼽자면 “근접 목표 설정”과 “자기-결과적 조치”를 들 수 있다.
이 2가지 기술은 특히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게 돼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 때 유용하다.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면 눈앞에 어려움은 커 보이는데 또 보상은 저 멀리 있는 느낌이라 열정을 끌어올리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런데 이때 근접 목표, 즉 프로젝트 덩어리를 단시간 내 빨리 완료할 수 있는 한입 크기의 작업 여러 개로 나눠 하나하나 해나간다면 목록에서 지워나갈 때마다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한편 독일 뮌스터 대학의 마이케 트라우트너 박사 후 연구원은 “이는 마치 과제를 다 한 뒤 넷플릭스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처럼, 목표 달성 후 자신에게 약간의 보상을 준다면 특히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바로 “자기-결과적 조치”다.
독일 마르부르크 필리프 대학의 말테 슈바인저 교수와의 최근 연구에서 트라우트너 연구원은 학생 700여 명을 대상으로 동기를 어떻게 다루는지 조사했다.
거듭 말하지만, 사고방식은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
첸 교수의 열정 관련 연구에서처럼 슈바인저 교수와 트라우트너 연구원 또한 어떤 일에 대한 동기는 언제나 일정하며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학생들도 있는 반면, 시간이 지나면서 동기 또한 증가할 수 있다고 믿는 학생들도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후자의 사고방식을 지닌 학생들은 실용적인 전략을 통해 동기를 키울 방법을 찾아가는 반면, 동기가 통제권을 벗어난다고 믿는 학생들은 동기 함양에 덜 능동적인 모습이었다.
행동에 나서기
이미 ‘개발 이론가’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앞서 언급한 전략이 모두 뻔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개발 이론가’는 소수로, 첸 교수가 연구한 학생 중에서도 대부분이 ‘적합 이론가’ 성향에 해당했다.
따라서 ‘개발 이론가’들은 자신은 시간이 지나면서 동기와 열정을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시간을 내 전반적인 목표에 대해 생각하고, 내가 하는 일이 타인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고, 영감을 주는 주변인을 만들거나, 목표를 이룬 자신에게 작은 보상을 주는 등의 방법은 우리 모두가 열정을 재점화하고자 취할 수 있는 간단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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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책임을 떠안을 필요도 없다.
샤프너는 자신의 가치관과 관심사에 더 맞는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상사와 얘기해보라고 제안했다.
샤프너는 이러한 “자발적 직무 설계”에 대해 “좋은 고용주라면 이에 관심을 가지면서 각 직원이 수행하기 가장 적합한 직무를 배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틀에 박힌 삶을 사는 듯한 기분이라면 너무 버거운 직무일 수도 있다. 마치 연인이 내 삶의 모든 즐거움이 돼주리라는 기대를 하면 연인 관계가 불필요하게 부담스러워지듯이 우리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직업과 업무에 비현실적인 기대를 걸 때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샤프너는 직업 외에도 삶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목적의식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취미 활동을 시작하라고 제안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약간 무관심하게 한 발짝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 더 잘, 경쾌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필자 또한 삶에서 적용하고 있는 철학이다. 이 황량한 1월을 살아가며 언론인의 길을 선택한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한편, 시간을 내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마감일이 코앞에 닥치면 종종 하지 않게 되는 일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샤프너의 조언에 따라 필자는 직업 외 좋아하는 다른 모든 활동에도 시간을 할애하고자 지금도 노력한다.
샤프너의 말처럼 “일은 단지 일일 뿐일 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치유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