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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포로 수송' 항공기 추락에 젤렌스키, '러시아가 고의로 생명을 갖고 놀았다'
- 기자, 로라 고지, 폴 커비
- 기자, BBC News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항공기가 추락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포로들의 목숨을 갖고 논다”며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벨고로드 지역의 해당 추락 사고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사를 요구했다.
러시아 측은 포로 교환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65명, 승무원 6명, 호송 요원 3명을 태운 수송기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격추됐으며, 생존자는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 당국은 이전과 달리 해당 지역의 영공 안전을 확보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인(24일) 오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들의 생명, 그 가족들의 감정과 우리 사회의 감정을 갖고 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오는 25일 생일을 앞두고 예정했던 지역 이동을 취소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탑승자 신원에 대해 신뢰할만한 정보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우크라이나 군사정보 당국의 이러한 설명은 해당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암묵적인 인정으로 보인다.
SNS에 공유된 영상에 따르면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쯤 벨고로드에서 북동쪽으로 70km 떨어진 야블로노보 지역 근처를 비행하던 항공기가 폭발과 화염과 함께 추락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뱌체슬라프 글래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해당 항공기가 주택가 인근 들판에 추락했으며,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인 ‘우크라인스카 프라브다’의 인용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참모부는 처음엔 해당 사고기가 러시아의 ‘S-300’ 방공 시스템을 위한 미사일을 수송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쟁 포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탑승자에 관해선 그 어떤 세부 사항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우크라이나 군 정보 당국은 “합의 내용에 따라 우리 군인들의 안전을 보장해줘야 하는”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의 경우 “이미 여러 번 그랬던 이전과 달리 특정 시간대” 벨고로드 영공 안전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 당국은 “이는 러시아가 전쟁 포로들의 생명과 안전을 의도적으로 위협했다는 뜻”이라고도 덧붙였다.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엔 여러 차례 포로 교환이 이뤄졌다.
스티브 로젠버그 BBC 러시아 편집장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한 건 러시아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오히려 침략국으로 보이게 하고자 이번 수송기 공격을 이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포로 교환 계획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측은 붙잡힌 러시아 군인들은 “제시간에 지정된 장소에 안전하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포로 교환은 24일 오후 벨고로드에서 서쪽으로 100km 떨어진 국경 검문소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군 수송기 한 대가 모스크바 북동부 치칼롭스키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벨고로드로 향하던 중이었으며, 우크라이나 공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립시 지역에서 대공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전쟁포로를 담당하는 우크라이나 정부 기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회를 불안정하게 흔들고자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특수 정보전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의회 소속 드미트로 루비네츠 인권위원회 의원은 우크라이나 국민들들에게 “도발에 속지 말라. 자세한 정보는 이후 제공될 것”이라며 정부의 공식적인 소식만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러시아 의회의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국방위원장은 우크라이나 포로 80명이 타고 있던 2번째 비행기도 당시 비행 중이었으나, 이후 해당 비행기는 항로를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카르타폴로프 위원장은 러시아 현지 TV와의 인터뷰에서 “이젠 추가적인 [수감자] 교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달 초엔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포로 교환이 이루어진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중재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포로 248명을, 러시아는 230명을 풀어줬다.
우크라이나의 ‘전쟁포로 처우 조정본부(KSHPPV)’에 따르면 민간인과 군인을 막론하고 여전히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인은 8000명 이상이며, 그 외에도 수만 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한편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에서 약 40km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는 이번 전쟁 발발 이후 공습과 드론으로 사상자 수십 명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엔 공습으로 25명이 숨지고 100명이 부상당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군사 시설만 목표로 삼았다고 주장하며, 도시에 파편이 떨어진 건 러시아의 방공망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가 일으킨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째로 접어드는 지금도 끝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지난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황폐화된 바흐무트 근처의 한 지역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최근 몇 주간 러시아는 더욱더 공습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엔 우크라이나 도시에 미사일이 떨어지며 18명이 숨지고 130명이 부상당했다.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자국군은 탄약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지난 2달간 미사일 600여 발 드론(무인기) 1000여 대를 사용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대부분 드론을 이용해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 주말엔 드론 1대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근처 주요 천연가스 수출 터미널에서 폭발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