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최악의 가뭄…'한번도 본 적 없는 모습입니다'

사진 출처, PAUL HARRIS / BBC
- 기자, 스테파니 헤가티
- 기자, BBC News
올해 2023년 아마존 열대 우림은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가뭄으로 강물이 마르면서 보트로 접근할 수 없는 마을이 많아졌고, 산불이 곳곳을 덮쳤으며, 많은 야생 동물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일부 과학자들은 전 세계 최대 숲이라 할 수 있는 아마존 열대 우림이 돌이킬 수 없는 한계 지점으로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우리가 타고 있는 카누 양쪽으로 말라붙어 갈라진 강둑이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을 안내하는 올리베이라 티쿠나는 과연 잘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티쿠나는 아마존의 좁은 물길도 항해할 수 있게 만들어진 금속 카누를 타고 자신이 사는 마을로 우릴 데려가고자 했다.
‘봄 지저스 데 이가포 그란데’는 아마존 숲 한가운데 자리한, 40여 가구가 함께 사는 마을로,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우선 주민들은 씻을 물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들이 수확한 바나나, 카사바, 밤, 아사이베리 등의 작물은 도시로 빨리 운송되지 못해 상해버렸다.
그리고 마을의 우두머리인 티쿠나의 아버지는 고령이거나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 마을 가까이 이동해 지내라고 경고했다. 마을에서 병원까지 너무 멀어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티쿠나는 취재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그러면서 긴 여행길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하지만 우리가 넓은 솔리모에스 강에서 티쿠나의 마을 쪽으로 흐르는 얕은 물길로 들어서자 심지어 티쿠나조차 깜짝 놀란 모습이었다. 어떤 부분은 폭이 채 1m가 안 되는 개울 수준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타고 있던 작은 카누는 결국 강바닥에 박혀버렸다. 우리는 다 함께 배에서 내려 끌어당겨 빼내야만 했다.

사진 출처, PAUL HARRIS / BBC
티쿠나는 “난 올해 49세인데 이런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면서 “이렇게 심각한 가뭄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3시간 동안 바짝 말라버린 물줄기와 씨름한 끝에 우리는 결국 포기하고 돌아갔다.
티쿠나는 “만약 강이 이보다 더 말라버린다면 우리 가족은 마을에 고립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물이 다 말라버리면 마을에 접근하기 위해선 반대편으로 나 있는 호수 바닥을 건너가야 한다. 그러나 그곳은 뱀과 악어들이 도사리는 위험한 지역이다.
아마존에선 원래 10월경 장마가 시작되지만, 올해 11월까지도 여전히 덥고 건조했다.
이는 엘니뇨 현상 때문이다. 엘니뇨로 인한 기후 현상은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엘니뇨로 인해 태평양 해수가 따뜻해지면 아메리카 대륙 위로 따뜻한 공기가 들어온다. 올해 북대서양 해수는 비정상적으로 따뜻했으며, 아마존은 덥고 건조한 공기로 뒤덮였다.

사진 출처, PAUL HARRIS / BBC
‘국립 아마존 연구소’ 소속 식물생태학자이자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 26년간 거주하며 일하고 있는 플라비아 코스타 박사는 “처음으로 가뭄을 경험했을 땐 ‘정말 끔찍하다. 어떻게 열대 우림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을 꺼냈다.
“그러고 나서 해마다 기록을 경신해갔죠. 매년 가뭄은 전보다 더 심각해졌습니다.”
코스타 박사는 올해 가뭄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단언하긴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죽어가는 듯한” 식물을 대거 발견했다고 말했다.
과거 경험을 통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2015년 발생한 소위 ‘고질라 가뭄’으로 인해 아마존 숲의 작은 지역에서만 나무와 식물 25억 그루가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고질라 가뭄’ 조차도 올해 가뭄보다 심각하진 않았다.
코스타 박사는 “평균적인 의미에서 아마존은 탄소 흡수원으로서의 기능을 멈췄다”면서 “그리고 우린 아마존이 여전히 탄소 흡수원으로 기능하길 기대하고 있다. 슬픈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엄청난 생물 다양성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탄소 약 1500억 톤을 흡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이론적인 한계점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즉 열대 우림인 아마존이 말라가고, 갈라지고, 결국 사바나 초원 같은 형태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아마존엔 자체적인 날씨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이 거대한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나무와 식물에서 물이 증발해 비구름을 형성하고, 이 비구름은 나무 위를 이동하며 이 수분을 5~6번 재활용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아마존은 시원하고 물기 있게 유지되며,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을 공급하게 된다.
하지만 숲 대부분이 사라진다면 이러한 메커니즘이 깨질 수 있다. 그리고 한번 깨지기 시작하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2018년 이러한 이론을 처음 제시한 이는 브라질의 기후학자 카를로스 노브레 박사로, 그가 공동 저자로 나선 논문에 따르면 아마존 삼림은 25%가 사라졌으며,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2.5°C 높아질 경우 아마존은 한계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한다.

사진 출처, ANDRE COELHO
노브레 박사는 “나는 2018년보다 지금 더 걱정하고 있다”면서 “얼마 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다녀왔는데 온실가스가 협약에서 제시한 목표만큼 감소하리라 보지 않는다. 만약 2.5°C를 넘게 된다면 아마존은 끔찍한 위험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아마존의 17%가 사라진 상태이며,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1~1.2°C도 높은 상태다.
하지만 노브레 박사는 올해 아마존이 자리한 모든 국가에서의 삼림 벌채가 감소했으며, 2030년까지 삼림 벌채를 중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약간의 희망을 느낀다면서, 브라질은 더 빨리 이러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모든 과학자들이 한계점 조건에 도달하면 아마존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는 노브레 박사의 의견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코스타 박사의 연구는 이러한 조건에 도달해도 아마존 숲의 일부, 그중에서도 특히 계곡과 같은 지하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역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조짐은 곳곳에 널려 있다. 일례로 티쿠나의 고향 마을로 향하던 길, 아마존 중심부에 자리한 도시 코아리의 공기는 연기로 가득했다.
숲이 건조한 까닭에 농작물을 심고자 피운 작은 불씨가 통제 불능 상태로 커져 버린 것이다. 보통 이러한 불씨는 이미 소실됐거나 벌채된 아마존 구역을 태우지만, 올해는 훼손되지 않거나 중요한 삼림 구역에서의 화재가 잦았다.
그리고 생태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조짐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지역 인근 호수 2곳에선 돌고래 수백 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사진 출처, LUCAS AMORELLI / SEA SHEPHERD
‘마미라우아 지속가능한 개발 센터’의 미리얌 마몬텔 박사는 “정말 충격적”이었다면서 “(아마존 돌고래들은)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동물들이었다. 그런데 5일 뒤 우리는 70마리의 죽은 돌고래를 마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불과 몇 주 만에 마몬텔 박사 연구팀은 죽은 돌고래 276마리를 발견했다. 마몬텔 박사는 수온을 그 원인으로 지적했다. 호수 수온이 돌고래와 사람의 체온보다도 거의 4도 더 높은, 40.9°C에 달했기 때문이다.
마몬텔 박사는 “돌고래들은 그 정도로 높은 온도의 물에 장시간 몸을 담그고 있는 꼴”이라면서 “이들이 뭘 어찌 할 수 있나. 그곳이 집인데, 갑자기 집이 (뜨거운) 스프가 돼도 도망갈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곳에서 30년을 산 마몬텔 박사는 이렇게 건조한 아마존의 모습은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다. 기후가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 충격적이라고 한다.
“뺨을 맞은 듯한 느낌”이라는 마몬텔 박사는 “처음으로 보게 된 풍경이고, 아마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처음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LUCAS AMORELLI / SEA SHEPHERD
“우리는 이러한 동물들이야말로 우리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가장 먼저 느끼는 보초병과도 같은 존재라고 늘 말합니다. 이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곧 우리에게도 일어날 것입니다.”
티쿠나 또한 올해 상황은 특히 경각심을 일깨운다고 지적했다.
“우리 (인간은) 이번 상황에 많은 책임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티쿠나는 “우리는 어머니 지구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들의 어머니는 도움을 요청하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젠 어머니 지구를 지켜줄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