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의대 입시 스캔들: 부정행위 의혹과 공정성 논란으로 얼룩진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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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우망 포드다르 & 사라다 V
- 기자, BBC 힌디어 & 타밀어 서비스
- Reporting from, 델리 & 첸나이
최근 인도에선 새 회기를 맞아 의회에서 선서하는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을 향해 수많은 야당 의원이 “NEET” 및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을 외쳤다.
프라단 장관이 이끄는 교육부가 주관하는 주요 국가 고시 중 하나인 ‘의과대학 입학 자격시험(NEET-UG)’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다.
인도에선 매년 의사가 되길 원하는 학생 수십만 명이 NEET-UG에 응시하는데, 이 점수에 따라 의과대학 입학 여부가 결정된다.
사실 도입 초기부터 격렬한 반대와 항의에 직면한 NEET이지만, 특히 올해 불거진 대형 스캔들로 인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한 수천 명이 나오며, 고득점자들조차 좋은 의대에 입학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그 이후로 시험 진행 방식에 대한 여러 문제가 제기됐으며, 시험지 유출, 대규모 부정행위 등의 의혹이 불거지며 수많은 학생이 낙담했다.
북부 하야나주 출신의 코말(18) 또한 이들 중 하나다. 고등학교 졸업 후 NEET를 준비한 코말은 일반적으로 보면 “괜찮은” 점수를 얻었다. 그럼에도 의대에 합격하지 못할까 걱정돼 차선책으로 이학사 학부 과정에 등록했다고 한다.
코말은 “내년에 다시 NEET에 응시할 것이지만, 이러한 논란이 또 반복될까 무섭다”고 토로했다.

현재 시위대는 재시험을 요구하고 있으며, 타밀나두 및 웨스트벵갈주 등의 두 주에선 NEET 폐지 및 주에서 자체적으로 시험을 진행하던 기존 시스템 복구를 요구한다.
가장 큰 시위가 벌어진 타밀나두주의 의원들은 NEET가 도시 지역의 부유한 학생들에게 유리해 빈곤한 농촌 지역에서 일하고자 하는 의사 수가 줄어들게 돼 주의 보건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인도국민회의(INC)’당 소속 라훌 간디 국회의장을 비롯한 야권이 NEET 재논의를 요구하며 계속 항의하는 가운데 이 문제는 쉽게 잠잠해지지 않을 전망이다.
도입 초기부터 불거진 논란
NEET 도입 이전에도 전인도의과대학(AIIMS)과 같은 최상위 국립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선 국가 단위의 시험을 치러야만 했다. 그러나 여러 주에서 자체적인 시험도 진행했으며, 일부는 졸업 시험 결과를 반영하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 2010년, K 수자타 라오 당시 연방 보건부 장관은 NEET 시행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라오 전 장관은 기초 과목에서 취약성을 드러낸 인도 학생들의 교육 역량을 표준화하고, 학생들이 준비해야 하는 시험의 수를 줄이고, 사립 대학에서 부과하는 추가 비용을 없애겠다는 3가지 목표를 내세우며 전국적인 의대 입학 시험인 NEET의 도입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당시 수많은 주에서 대학 입시의 자율성을 앗아가는 조치라며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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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인도 대법원 또한 이러한 주장에 동의했다. (당시 이미 제1회 NEET가 치러진 상태였다)
대법원은 도시와 농촌 간 교육 격차가 있는데 단 1번의 시험으로 결정되는 NEET는 “공평한 경쟁의 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의학 분야엔 “학문적으로 탁월한” 이들도 필요하지만, 인도엔 외진 곳에서도 봉사할 준비가 된 “맨발의 의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3년 뒤, 대법원의 헌법재판부는 이러한 판결을 취소했다. 4페이지밖에 되지 않은 법원 의견서엔 그 어떠한 실질적인 취소 이유도 나와 있지 않았다. 다만 2013년 당시 재판부가 “일부 구속력 있는 선례”를 따르지 않았으며, 판결 전 재판관들 간 “논의가 없었다”고만 언급했다.
이에 지난 2016년부터 인도 내 모든 의대 입학시험을 대체해 NEET가 매년 실시되고 있다.
타밀나두주에서의 반대
2017년, 타밀나두주에선 한 학생의 극단적인 선택이 시민들의 분노를 촉발해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어느 일용직 노동자의 17살 난 딸이 당시 고교 졸업 시험에서 98%라는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일반적으로라면 좋은 의대에 입학할 수 있는 성적이었으나, NEET 점수가 발목을 잡았다. 이 여학생은 NEET가 빈곤한 농촌 지역의 학생들에게 불리하다며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대법원은 의대 입학은 NEET 점수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타밀나두주는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의과대학이 모인 곳으로, 도입 초기부터 NEET에 반대 목소리가 높다.
이에 타밀나두주의 여당인 DMK당은 NEET에 꾸준히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NEET를 실시한 이후 자신들의 주에서만 학생 26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한다.
그러던 2021년, NEET가 타밀나두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고위급 위원회는 해당 시험 폐지를 권고했다. NEET가 영어로 가르치는 사립 학교에 다니고, 따로 입시 과외도 받을 수 있는 등 도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학생들에게 유리해 불공평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면서 NEET가 타밀나두주의 의료 시스템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정부 병원 및 농촌 지역에 의사가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스리안(23)은 사교육을 받을 여력이 없어 고통받는 학생 중 하나다. 사스리안은 지난 2019년부터 무려 5차례나 NEET에 응시했는데, 고교 점수가 좋음에도 한 번도 합격하지 못했다.
사스리안은 “독학으로 준비하지만, 합격할 수 없다”면서 이젠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고향 마을에서 우체부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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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모든 시험을 대체한 단 하나의 시험
라오 전 보건장관은 원칙적으로만 보면 전국적으로 단 한 번만 치르는 시험이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 격차로 인해 “농촌 지역 학생들은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이에 따라 인도의 농촌 의료 시설과 보건소 등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시험을 통과한 엘리트 학교 출신 학생들은 해외로 나가거나 사립 병원에서 일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산간 지역에서 일하는 데는 관심이 없겠죠.”
따라서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고교 졸업 시험 결과를 의대 입학의 기준으로 삼자는 타밀나두주의 의견이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타밀나두주는) NEET 도입 이전에도 이미 전국에서 가장 좋은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NEET도 장점이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인도 수련의 위원회’의 아비랄 마투르 위원장은 “NEET 도입으로 인해 학생들은 여러 국가 시험 준비로부터 해방됐다. 그렇기에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 의사 전선 협회’의 락샤 미탈 회장 또한 “하나의 시험이야말로 더 나은 대안이라면서 한 번만 치르기에 학생들이 여러 시험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여러 주를 돌아다니며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NEET의 시행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엔 동의했다.
미탈 회장은 “NEET 시험은 좀 더 잘 조직돼야 하며, 정부는 시험지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