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e viewing a text-only version of this website that uses less data. View the main version of the website including all images and videos.
'가격은 같은데, 질 낮아졌다면?' 스킴플레이션의 덫
- 기자, 알렉시스 벵베니스트
- 기자, BBC 워크라이프
인플레이션 속에서 기업들이 서비스와 품질을 삭감하고 있다. '스킴플레이션'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상품 진열대에 진열된 제품은 점점 더 작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는 동일한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라는 현상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제품을 줄이는 것 외에도, 가격은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서비스 품질과 사용성을 줄이기도 한다.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이라는 현상이다. 스킴플레이션은 중요한 변화인데도, 소비자 눈에 잘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 교육 담당관인 스콧 A 울라는 “스킴플레이션의 정의는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인색하게'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업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서비스나 재료에 대한 지출을 줄인다. 이렇게 줄어든 부분의 영향은 가격을 높이지 않더라도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지난 2021년 소비자들이 ‘같은 티켓 가격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줄였다’며 디즈니를 비판하고 나선 일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복귀 과정에서 디즈니는 주차장을 오가는 트램 서비스를 재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방문객들이 테마파크 입장이나 퇴장을 위해 약 1마일을 걸어야 했다. 화가 난 방문객들은 크게 반발했고, 디즈니는 천천히 서비스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스킴플레이션은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하게 된다. 매장에서 소비자의 구매 활동을 보조하는 직원의 수를 줄이는 식의 노동력 변화, 서비스 등급을 없애는 것으로 대표되는 서비스 제공 품질 저하, 제조 과정에서 고품질 재료를 저품질 재료로 교체하는 식 등이다.
이러한 현상은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대부분은 이를 빠르게 파악하지 못한다.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게 까다롭기 때문이다. 미국 퍼듀대학 농업경제학과 교수인 조셉 V 발라그타스는 “품질은 소비자가 관찰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울라도 동의했다. “이것은 소비자가 단순히 그램당 또는 리터당 가격처럼 단위당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슈링크플레이션보다 더 어려운 문제입니다.”
한번 생각해보자. 동네 카페에서 유기농 재료 사용을 중단했다는 사실을 파악해내는 것과 라벨을 읽고 손에 든 음료가 더 작아진 것을 확인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쉽겠는가.
발라그타스는 식료품점에서 이제는 소비자가 점원 대신 구매한 물건을 포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셀프 계산대 수가 늘고 고객의 계산을 도와주는 직원의 수는 줄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변화를 서비스 품질 저하로 해석하고 있다.
마트 식료품 코너에도 스킴플레이션이 만연해 있다. 식품 제조업체는 제품 크기와 수량을 줄이는 것과 더불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품 품질에도 스킴플레이션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격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값비싼 고급 재료를 값싸고 품질이 낮은 재료로 바꾸거나, 심지어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발라그타스는 예를 들어 어떤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품에 들어가는 값비싼 유지방 일부를 줄이고 “물과 기타 우유 성분, 감미료 등”의 다른 성분으로 대체했다고 했다.
느려진 듯한 레스토랑의 서비스 또한 스킴플레이션과 관련이 있다. 인력 부족과 서비스 업계 번아웃이 만연하면서 레스토랑의 직원 수가 줄었고, 이는 레스토랑 서비스의 지연과 고객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다른 접객 산업에선 호텔들이 객실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되, 요청이 있을 때만 객실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발라그타스는 물가 상승 속에서 이러한 전략이 확산하고 있지만, 특히 식품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발라그타스에 따르면,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반발에 대응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어느 정도 반발을 예상했고 그 이점이 비용보다 크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스킴플레이션 경제에서 소비자는 특히 수완이 풍부하고 지식이 많아야만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발라그타스와 울라는 모두 비교 쇼핑을 통해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줄인 곳을 찾아낼 것을 권했다.
하지만 더 나은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희망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발라그타스는 더 높은 기준이 필수적이고 다른 기업들이 이를 따라가는 산업에서는 경쟁이 “품질에 좌우되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된다고 말했다. 간단히 말해, 어떤 기업은 눈에 띄기 위해 경쟁사보다 더 높은 품질을 제공하는 전략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비자가 양보해야 할 수도 있다. 더 높은 품질을 가진 선택지엔 더 높은 가격이 매겨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사라지지 않는 한, 타격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