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우크라 3자 회담 성과 없이 종료… 전선에선 공습 계속

동영상 설명, 영상: 러시아 공습 이후 키이우·하르키우에서 화재와 사투 벌이는 소방대원들
    • 기자, 디어베일 조던
    • 기자, 패트릭 잭슨

아부다비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간 첫3자 평화회담이 전투 격화 속에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 두 번째 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미국의 한 당국자는 2차 회동이 다음 달 1일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틀간 진행된 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해 연쇄 공습을 벌인 가운데 마무리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자국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우크라이나가 구급차를 공격해 의료진 3명이 숨졌다고 비난했다. 이후 벨고로드 지역의 에너지 기반 시설이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BBC는 해당 주장들을 독자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

이번 아부다비 회담은 2022년 러시아가 이웃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처음 열린 3자 회담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이번 논의의 핵심 초점은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조건을 모색하는 데 있었다"라고 적었다.

그는 "전쟁 종식 과정과 실질적 안보 보장을 위해 미국의 모니터링과 감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이해를 높이 평가한다"라고 밝혔다.

또 모든 당사국이 "각자의 수도에 보고하고 지도자들과 향후 조치를 조율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다음 회담은 다음 주 일요일 (다음 달 1일) 아부다비에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회담 결정이 "좋은 신호"라며 이틀간 협상에서 "많은 작업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는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및 미국과 대화를 이어갈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은 현지시간 23일 밤, 러시아 공습으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르키우의 시장은 31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키이우의 핵심 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어 6000채의 건물이 난방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의 기온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요 목표는 에너지 기반 시설이었다"라고 말했다.

이호르 테레호우 하르키우 시장은 산부인과 병원과 피란민을 위한 숙소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냉소적으로" 지시한 러시아의 "잔혹한" 공격이 "우리 국민뿐 아니라 협상 테이블도 타격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야만적인" 야간 공습이 "푸틴의 자리가 평화의 협상장이 아니라 특별재판소의 피고석임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러시아는 자국이 일부를 통제하고 있는 헤르손 지역의 "민간인에 대한 야만적인 범죄"를 우크라이나가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올레쉬키의 중앙병원 의료진을 태운 구급차가 홀라 프리스탄 마을 입구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구급차가 선명하게 의료용이라 표시된 구급차였다고 설명하며 안에 있던 의료진 3명 모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민간 의료 수송 수단에 대한 공격은 국제인도법에 의해 금지돼 있음을 강조한다"라고 덧붙였다.

24일 저녁, 국경을 맞댄 하르키우 맞은편에 위치한 벨고로드의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가 해당 도시에 대한 "최대 규모의 포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기반 시설이 손상됐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하얀 대통령이 UAE가 주최한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3자 회담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 단체장들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에는 총 8명이 등장한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간 첫 3자 회담은 아랍에미리트(UAE)가 주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이 전 세계 종식을 목표로 하는 기구인 자신의 '평화위원회'에 참여하라는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일부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에 광범위한 영토를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일축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보스에서 "모든 것은 영토 문제에 관한 것"이라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가 이뤄질 경우를 대비한 향후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서명을 위해서는 미국 의회와 우크라이나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부다비 회담이 시작되기 전날,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

4시간에 걸친 회동 이후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보좌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려는 러시아의 진정한 의지를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앵커리지에서 합의된 원칙에 기초해 영토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지속적인 해결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차지하고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합의가 도출됐다.

루한스크와 도네츠크로 구성된 돈바스는 대부분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당 지역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