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왜 국경 넘어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우크라이나의 공격 이후 쿠르스크에서 내각 관료들과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기자, 제임스 워터하우스
    • 기자, BBC News
    • Reporting from, 우크라이나 키이우

우크라이나가 최근 국경 넘어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지상전을 전개하자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왜?’라며 의문을 표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지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인력 부족이다. 우크라이나보다 더 많은 병력을 자랑하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포크로우스크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군 수백 명을 러시아 본토로 보내는 건 일부 사람들에겐 쉽게 이해되지 않는 판단일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의아해하는 건 아니다.

전쟁 전문가인 코스티얀틴 마쇼베츠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연이 아니었다”면서 “분명한 계획의 일부임이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군사 분석가인 미하일로 지로코프도 이에 동의했다. 지로코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일부 병력을 이동시켜 재배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 떨어지는 러시아 활공 폭탄의 수가 훨씬 적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폭탄을 실은 러시아 전투기가 지금 다른 곳에 있다는 의미죠.”

이번 지상전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점령하려 한다고 볼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러시아군을 재배치시키려는 목적이었다면 이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국경을 넘는 대규모 공세를 펼쳤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자국산 미사일을 러시아 내부 목표물 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면서 진격 속도는 느려진 듯했다.

이후 3개월간 동부 수미 지역 주민들은 유사한 공격이 벌어지는 건 아닌지 두려워하고 있었다.

서방 세계가 지속해서 확전을 우려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러시아 본토를 노린 이 정도 규모의 작전은 일종의 허가가 내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전반적으로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들은 이번 공격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대통령실 또한 BBC에 “아직은 논평 보류”라고만 답했다.

이전에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노린 적은 몇 번 있었으나, 우크라이나 정규군이 이런 식으로 동원된 건 처음이다.

한편 현재 더 말이 많은 건 국경 넘어 러시아다.

지난 6일자 기준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 상황
사진 설명, 지난 6일 기준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 상황

러시아 군 채널은 우크라이나 군인 수백 명, 다수의 로켓포 및 드론 공격 등에 대해 신속하게 보도했으며, 지역 관료들도 사상자 수와 대피 상황에 대해 빠르게 발표했다. 인근 지역에선 피난민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근 지역에도 비상사태가 내려지긴 마찬가지다.

심지어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 내 수드자 방향으로 병력이 재배치되고 있다고 인정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권력의 최고점에 서 있는 블라디디르 푸틴 대통령의 경우 안보 담당자들과 공개적으로 회의 자리를 열었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 대해 “야만적”이며, “테러와 같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러시아의 반응은 이젠 익숙해진 이번 전쟁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기습당했음을 보여준다.

어제까지만 해도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에 비해 수적으로 우세한 상태에서 꾸준히 진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러시아 측엔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가 생겼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번 우크라이나 공격이야말로 자신들이 전쟁을 계속 해야 하는 증거라며 주장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여전히 이번 침략을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한 선택이라 말한다.

한편 지로코프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선 해답보다 의문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분명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북부 지역에서 대규모 공세를 가하지 못하게 지연시키거나, 혹은 막아내기까지 한다면 이번 본토 공격은 가치가 있을 것이라 볼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저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일으킨 침략자에게 더 많은 압력을 가할수록 평화는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당한 힘을 통한 정당한 평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