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트럼프가 이번 주 체포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 기자, 앤토니 저커
- 기자, BBC News, 워싱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건넨 일로 자신이 이번주 기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플로리다주의 자택에서 지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로 기소된다면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피고인으로 형사 법정에 서게 되는 셈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몇 가지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살펴봤다.
기소 이유는?
2016년 대선을 앞둔 시점, 대니얼스는 자신이 2006년 트럼프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기삿거리를 팔겠다고 언론사에 연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 또한 이 소식을 접하면서 당시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성추문을 막고자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를 지급했다.
물론 이 자체로는 불법이 아니다.
그런데 기록 상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언에게 법률 서비스 비용으로 해당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장부를 위조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사업 장부 위조는 뉴욕에선 경범죄로, 형법에 어긋난다.
또한 검찰은 이러한 행위는 선거법 위반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 대니얼스에게 돈을 지급하는 이유가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불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록을 위조해 범죄를 은폐하는 행위는 중죄로 취급되며, 이렇게 되면 더 심각한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물론 기소를 찬성하는 측에서도 이번 일이 결코 명확한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 전례가 없는 일이며, 무엇보다 과거에도 선거 자금과 개인적인 지출 사이의 선을 넘은 정치인들을 기소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모두 실패로 끝이 났다.
뉴욕 지방의 경제 범죄 전문 검사 출신의 캐서린 크리스찬 또한 “(실제 기소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기소될까?
실제 기소 여부는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장에 달려 있다. 브래그 지검장은 대배심을 꾸려 기소를 추진할 증거가 충분한지 조사 중으로, 현재 기소가 실제로 이뤄질지, 만약 그렇다면 언제 발표될지 아는 유일한 존재다.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배심에 출석할 기회를 제안받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소 결정 여부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변호인단은 자신이 21일에 기소될 것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언론 보도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트럼프 측은 이미 기소가 임박했다는 걸 아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축소하고자 했다.
그러나 대배심 심사 절차가 마무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른 조짐도 있다.
코언과 코언의 법률 고문이었던 로버트 코스텔로는 최근 며칠간 증인으로 출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코언의 증언의 신뢰성을 훼손하고자 20일 코스텔로를 내세웠다.
실제로 기소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브래그 지검장이 정말로 기소 강행을 결정한다면,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그 변호인단에게 소식을 알릴 것이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체포 및 첫 공판 출석을 위해 어떻게 그리고 언제 뉴욕 법정에 출두할 것인지 등에 관한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 지방검찰청에서 먼저 기소 사실을 알릴 수도 있으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발 빠르게 언론과 접촉하고 있는 트럼프 측에서 먼저 밝힐 수도 있다.
공식적인 혐의 등을 담은 문서는 판사가 이를 낭독하기 전까진 대중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 대통령의 기소가 보통 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한다면 어떤 식으로 기소 절차가 이뤄질지는 구체적으로 확실하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뉴욕 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기에, 체포 영장은 발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용기로 뉴욕의 여러 공항 중 하나로 향한 뒤, 승용차를 통해 맨해튼 법원 지하로 이동할 수도 있다.
실제로 체포되면 지문 채취도 이뤄질까?
검찰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협상을 통해 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언론 앞에서 손이 뒤로 결박된 채 호송되는 모습을 보이는 대신 비공개로 법원에 출입할 수 있도록 허가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단 법원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모든 형사 사건의 피고인처럼 지문 채취 및 머그샷 촬영이 이뤄지게 될 것이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고인으로서 헌법상 변호사 선임 권리 및 경찰 진술 거부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미란다” 원칙을 듣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범죄로 기소된 피고인에겐 일시적으로 수갑이 채워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그것만은 피하려고 들 것이다.
또한 전 대통령으로서 입건 과정을 밟는 내내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동행할 전망이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서기 전까지 유치장이나 감방에서 지내게 되며, 공소장은 피고인이 법정에 나와 판사에게 탄원서를 제출하는 순간 대중에 공개된다.
공식적으로 입건되고 담당 판사가 지정되면 구체적인 재판 일정과 피고인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 및 보석 허가 결정 여부 등 다른 세부 사항이 정해지게 된다.
경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벌금이 선고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엔 최고 4년의 징역형까지 바라볼 수 있다. 다만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해도 징역형보단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대선에 출마할 수 있나?
실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 나올 수 있다. 그리고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계속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선 형사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후보자의 대선 출마를 막을 만한 법률상 근거가 없다. 심지어 범죄자 신분으로 감옥에서 대통령으로 집무를 보는 것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제로 체포될 경우 그의 대선 운동은 분명 복잡하게 흘러갈 것이다.
실제로 기소될 경우 일부 공화당 유권자들이 위기에 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할 수도 있으나, 선거 유세 중인 후보자로서 유세 활동에 나서고 토론에 참여하기엔 상당한 지장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될 경우 이미 첨예하게 분열된 미국 정치 시스템 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될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른 진영이 내린 정의의 기준으로 곤란해진 상황으로 보는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심지어 권력의 정점에 있는 인물일지라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상황으로 바라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