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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지진: 그릇과 접시로 잔해를 파헤쳐 생존자를 찾는 사람들
- 기자, 샤드 KC
- 기자, BBC 네팔어 뉴스
- Reporting from, 네팔 자르자콧 치우리 마을
지난 3일(현지시간) 네팔 서부 지역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해 150명 이상이 사망하고 35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지진의 여파로 수천 명이 집을 잃고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한편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카리날리주 자르자콧과 웨스트루쿰 지역에선 이후로도 수십 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희생자 집단 화장
자르자콧 날가드시 바로 밑에 자리한 산악 마을 치우리에선 툴리베리 강물이 평소처럼 흐르고 있었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약 300km 정도 떨어진 지역이다.
강물이 빠르게 스치는 치우리 마을엔 통곡 소리가 가득 채우고 있었다. 여성과 아이를 포함한 희생자 13명의 시신이 강둑에 놓여 있고 그 옆으론 비탄에 빠진 이들이 서 있었다. 일부 여성들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시신 6구는 한 화장장에서, 나머지는 각각 다른 화장장에서 화장했다. 모두 지난 3일 밤 이곳 치우리 마을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이다.
치우리엔 민가 186채가 자리하고 있다. 그중 달릿 지역에 살던 하이어 카미네 가족 중에선 카미, 카미의 아내, 자녀 2명이 사망했다.
카미의 이웃과 친척들은 만약 더 빠르게 대응했다면 카미를 구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주민 하리 바하두르 추나라는 끔찍했던 그 밤을 회상하며 “한밤중 온 마을이 시끄러워지더니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그 누구도 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카미를 발견했을 때 (잔해에 깔려 있던) 그는 아직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청년 하티람 마하르도 카미를 구하고자 나선 이들 중 하나다. 마하르에 따르면 주민들은 그릇과 접시 등 생활용품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파헤쳤다고 한다.
“카미가 ‘나 여기 있어요!’라고 해서 우리 모두 거기로 갔다”는 마하르는 카미가 깔렸던 바로 그 지점을 가리키며 취재진에게 그곳을 밟으며 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카미의 친척이기도 했던 마하르는 그를 잃었던 순간을 회상하며 슬픈 목소리로 “우리는 카미에게 그렇게 작별을 고해야 했다”고 말했다.
마하르처럼 카미도 인도에서 일하는 네팔인으로, 불과 며칠 전 고향으로 돌아온 참이었다. 네팔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인 ‘티하르’ 축제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다시 돌아갈 계획이었다.
카미의 두 딸은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특히 맏딸은 여동생 한 명과 자신을 제외한 온 가족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그만 실신해 구급차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시신을 태운 장작불이 차츰 꺼지기 시작하자 슬픔에 잠긴 마을 사람들은 길 건너 폐허가 된 마을을 향해 언덕길을 걷기 시작했다.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지진 생존자들
추나라는 구호물자가 도착하길 바라고 있다면서 현재 머물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 집을 지을 건축 자재 등 구호물자가 과연 도착할지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자르르콧의 날가드시는 이번 지진으로 가장 피해가 컸던 곳 중 하나다. 날가드시 공무원인 주나 샤히는 이곳의 사망자가 52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젠 생존자들을 어떻게 보호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하르는 “아이들이 바깥에서 잠을 잔다. 텐트가 있다면 도움이 됐을 것”이라면서 추운 날씨 속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할지 걱정된다고 했다.
한편 툴리 베리 강 건너 아트비스콧시에 사는 가네시 말라는 헬기로 구조된 뒤 입원 중이다. 말라는 “딸 둘은 죽었다”면서 “아내와 아들은 부상당했는데 이들이 어디서 치료받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다”며 흐느꼈다.
실제로 지진 직후 이른 아침부터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들은 신원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파담 기리는 “처음엔 ‘케이스 1’, ‘케이스 2’ 등 일련번호로 환자들을 구분하며 치료를 시작했다. 일부 환자는 옷도 없어 병원에서 옷을 줘야만 했다”고 말했다.
기리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선 부상자 30여명이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네팔 대지진의 진앙
한편 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베어콧의 피해 규모는 비교적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교사인 가네시 GC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피해 지역 대부분에서 진흙과 돌로 지은 집들이 무너져 내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러한 집들은 마치 유리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벽 일부가 무너진 집도 있지만, 심하게 금이 간 집도 있다. 다만 콘크리트와 시멘트로 지은 집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C는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가난한 이들이 특히 고통받는다”면서 “이번 지진도 역시 가난한 이들을 덮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