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국경 인근 자강도에 ICBM 미사일 기지 운용,' 미 싱크탱크 분석

기지 출입구 및 검문소, 2022년 1월 21일

사진 출처, Maxar Technologies / CSIS

사진 설명, 기지 출입구 및 검문소, 2022년 1월 21일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미사일 기지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CSIS가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북한 자강도 화평군 회중리에 위치한 이 미사일 기지는 여의도 면적(2.9㎢)의 두 배가 넘는 6㎢로, 비무장지대 북쪽 383km에 자리하고 있으며, 중국 국경과는 불과 25km 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이 기지에 ICBM 장비를 갖춘 연대급 부대를 수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부대가 배치됐다는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단기간에 ICBM 배치가 어려울 경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배치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관측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IRBM인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최대 사거리는 5000km로, 평양에서 3500km 떨어진 미국 괌 타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회중리 미사일 기지가 이르면 1990년대 후반 공사를 시작했으며, 가장 최근에 완공된 북한 전략군 기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 북한 영저리 미사일 기지 보고서에서 회중리의 존재를 추정한 적은 있지만 ICBM 운용 기지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회중리와 영저리 기지 간 거리는 15km다.

이와 관련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지는 몇 개의 구획으로 나뉘어 있다"며 "스커드, 노동과 같은 대남용 단거리 미사일 기지는 MDL 군사분계선에서 가까운 지역에, 중장거리 미사일의 경우 북부 지역, 즉 접경지역 인근 외진 산악지대에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강도를 비롯한 북부 산악 지역에서 사거리 최대 5000km의 IRBM을 발사할 경우 미국령 괌은 물론 알래스카까지 타격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1990년대 기지 공사를 시작했다는 보고서 분석에 대해서는 "IRBM과 ICBM은 김정은 정권 이후 개발이 시작됐다"며 "핵실험도 하기 전에 미리 ICBM 기지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기술력을 볼 때 IRBM, ICBM 지하기지를 만드는 데 채 몇 년 걸리지 않는 만큼 해당 기지는 이동식 발사대로 운용하다가 좀 더 공격력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최근 수 년간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회중리, 영저리 미사일 기지 위치도 2021년 10월 29일

사진 출처, Copernicus Sentinel Data, 2022 / CSIS

사진 설명, 회중리, 영저리 미사일 기지 위치도 2021년 10월 29일

미사일 지하 기지의 한계

북한은 ICBM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지하 미사일 기지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하에서 발사 준비를 하면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주로 트럭에 싣고 이동하는 이동식 발사대(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 또는 움직이는 기차에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왔다. 기습발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이동식 발사대에 중거리 미사일까지 장착이 가능할 뿐, ICBM 발사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ICBM 무게가 차량 포함 100톤 정도"라며 "100톤짜리 미사일을 버틸 수 있는 도로는 한국에도 몇 없는데 도로와 철도 상태가 안 좋은 북한에서 갈 길이 뻔히 정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ICBM는 TEL이 아닌 MEL(Mobile Erector Launcher) 즉, 차량을 이용해 고정식 발사대를 발사 지점으로 이동시킨 뒤 차량이 떠난 뒤 발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액체 연료를 실은 미사일이 이동하면서 흔들릴 경우 폭발할 수 있는 만큼 매우 느리게 이동하는 것이 현실이고, 또 발사 지점에서 미사일을 세워놓고 연료를 주입하면 반나절 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한미 정보당국이 알아챌 가능성이 커진다.

조 연구위원은 "이런 점 때문에 북한이 지하 기지를 만들어놓고 발사 준비를 하려는 것"이라며 "물론 지하 기지 역시 위성을 통해 위치가 다 드러난다"고 말했다.

다층화된 미사일 방어망 구축 필요

한편 북한이 지난달 27일 진행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공중 핵폭발 기술 시험일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다층화된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은 "북한이 핵탄두를 지상에서 가까운 공중에서 터뜨리지 않고 50~100km 내에서 폭발시킬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핵탄두가 터지기 전 요격하면 문제가 없지만 요격 전에 핵이 폭발할 수 있는 만큼 다층화된 미사일 방어망으로 이를 사전에 무력화 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 역시 북한의 고도화되는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방어체계를 갖추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높은 고도에서 요격이 가능한 미사일 체계 개발이 진행 중이며 오는 2028년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출신의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지난 6일(현지시간)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볼 때 미사일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직전 공중에서 폭발한 것 같다"며 "북한이 선택한 고도에서 탄두를 폭발시켰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