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게임: 컴퓨터 게임이 실제 경기에 도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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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컴퓨터 게임은 궁합이 잘 맞는다. 특히 축구는 'PES(위닝일레븐)' 시리즈와 '피파' 시리즈를 통해 성공이 입증됐고, 인기 역시 실제 스포츠에 못지않다.
지난 9월 막을 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됐고, 'PES 2018'이 '스타크래프트 2'와 '리그 오브 레전드' 등 6개 세부종목 중 하나로 선정됐다.
최근 출시되는 축구 게임들은 선수들의 능력치에 따른 드리블 속도나 가속 능력 등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실제 축구 경기와 게임이 '현실성' 외에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을까? 게임 능력은 경기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까?
게임 통해 경기 준비한 선수들
현재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 리그(시리에A)에서 가장 많은 골을 낸 제노아 공격수 크르지초프 피아텍은 최근 인터뷰에서 컴퓨터 게임을 통해 동료 선수들에 대해 미리 공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노아와 처음 계약했을 때 팀 동료들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플레이스테이션(가정용 오락기)를 키고 '피파'에서 그들을 검색해봤다"고 말했다.
게임을 통해 경기를 준비한 선수는 피아텍 뿐이 아니다.
아스날 소속 미드필더 알렉스 이워비는 2016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을 통해 상대 선수들을 알아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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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워비는 어린 시절 컴퓨터 게임을 통해 실제 축구 기술을 습득했다며, 특히 아일랜드 국가대표팀 윙어 아이덴 맥기디의 게임 내 모습에 대해 "특별한 턴 동작이 있었는데, 그것을 보고 정원에 나가 연습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대표팀 출신 골키퍼 마르코 아멜리아도 2008년 AC밀란의 호나우디뉴의 페널티킥을 막은 직후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상대하는 것 같았다. 런업(run-up)이 게임과 똑같았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이런 사례들이 축구 게임 실력과 축구 경기 실력 간의 직접적인 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게임이 스포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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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규칙을 스포츠 훈련에 적용하면?
유럽축구연맹(UEFA)-A 코치 자격증을 보유한 에이미 프라이스는 영국 런던 세인트 매리 대학에서 게임의 규칙과 시스템이 스포츠 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풀럼 FC에서 코치로 활동하는 그는 가디언지에 "모든 비디오 게임은 '문제 해결'을 디자인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비디오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축구 선수들이 주도적으로 선택과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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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꼭 스포츠 게임이 아닌 테트리스 같이 단순한 게임이라도 선수들의 학습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축구 게임이 조금 더 명쾌한 전략적 관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모든 게임이 문제 해결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프라이스가 선수들에게 컴퓨터 게임을 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컴퓨터 게임에 흔히 등장하는 '초능력(superpower)'이나 '임무(mission)', '일시정지(pause)', '저장(save progress)', '레벨업(level up)' 등 각종 규칙을 훈련에 적용한다.
예를 들어 특정 선수에게 일정 시간동안 '오프사이드'반칙이 적용되지 않는 '능력'을 부여하거나, 게임과 같이 경기를 '일시정지'해 전략을 고민해보는 방식 등으로 선수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경기에 대한 인지력을 키운다는 게 프라이스의 주장이다.
프라이스의 연구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축구팀들은 게임 기술을 코칭에 접목하고 있다.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과 AZ 알크마르는 선수 육성을 위해 고전 게임과 매우 유사한 프로그램을 구입했다.
지능형 체육관이라는 뜻의 '인텔리짐(Intelligym)'으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선수들이 작은 점들을 쏘거나 풍선을 터뜨리는 비디오 게임 요소들이 다수 내장돼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반응속도나 의사결정능력, 주의 지속 시간 등을 시험하기 위해 전투기 조종사들을 위해 개발됐다.
PSV 아인트호벤의 체육과학 전문가인 쥬릿 샌더스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인텔리짐은 "게임이 아닌 시험"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해당 '시험'과 경기력에 연관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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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경기력에 미치는 악영향
비디오 게임이 오히려 선수들의 경기력을 악화시킨 사례도 있다.
레이튼 오리엔트는 2013년 경기 당일에 비디오 게임을 전면 금지했다. 선수들이 '피파' 게임을 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당시 레이튼 오리엔트의 존 데이비스 홍보담당관은 인디펜던트지에 "비디오 게임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 실제 경기력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게 감독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레이튼 오리엔트 선수들은 통제된 환경에서 체계적인 방법으로 비디오 게임을 한 것이 아니라 경기 전 버스 등에서 게임을 즐겼기 때문에 결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통제되지 않은 과도한 게임이 스포츠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프랑스 신성'으로 불리는 우스만 뎀벨레가 '게임 중독'에 걸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바르셀로나 구단에 따르면 뎀벨레는 밤새 게임을 하느라 훈련까지 불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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